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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M과 함께하는 2023 서울재즈페스티벌 복습

이즘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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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5회를 맞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올림픽 공원의 접근성 높은 위치와 팝과 장르 음악을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 축제가 되었다. 팬데믹으로 쌓인 음악 갈증을 맘껏 푸는 시간이었다. (2023.06.23)


어느덧 15회를 맞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올림픽 공원의 접근성 높은 위치와 팝과 장르 음악을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 축제가 되었다. 풍성한 시각적 요소와 활기 넘치는 브랜딩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MZ세대와 맞물려 파급력을 드러냈다. 5월 26일 금요일부터 5월 28일 일요일까지 진행된 공연의 폭우 속에서도 관중들은 아티스트들에게 열띤 환호를 보냈다. 팬데믹으로 쌓인 음악 갈증을 맘껏 푸는 시간이었다.

통통 튀는 팝으로 사랑받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와 'Mas que nada'의 브라질 음악 전설 세르지오 멘데스, '쌀 아저씨'의 애칭을 가진 'The blower's daughter'의 데미안 라이스가 헤드라이너로 섰다. 에이제이알과 시그리드처럼 핫한 뮤지션들에 태양과 악동뮤지션의 대중성을 더했고, <라라랜드>의 음악 감독 저스틴 허위츠과 신동 조이 알렉산더의 참여로 재즈 팬들까지 만족시켰다. 다채로운 뮤지션들 가운데 이즘 에디터들이 꼽은 공연들로 서울재즈페스티벌 2023을 들여다본다.


그레고리 포터 (금요일)

달빛 아래 야외 공연장을 채색하는 이색적인 그루브, 금요일 메이 포레스트(88 잔디마당)의 마무리는 푸근한 인상을 지닌 그레고리 포터 밴드의 웅대한 멜로디가 맡았다. 2017년 그래미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부문을 수상한 <Take Me To The Alley>의 타이틀 'Holding on'과 'Hey Laura' 등의 히트곡이 그의 성대를 지나 한강 둔치를 따라 흘렀고, 관중들은 손뼉을 치고 흥얼거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의 첫날밤을 만끽했다. 덥수룩한 수염에 볼까지 덮는 모자를 어김없이 걸친 포터가 자기 인생을 처연하게 노래하면서도 걸출한 무대 매너로 초저녁의 흥을 충분히 돋운 덕분이다. 어릴적 영향받은 냇 킹 콜, 마빈 게이, 그리고 최근 별세한 티나 터너를 향해 존경을 표한 구간은 상승 기류의 절정이었고, 한 시간 넘는 공연이 지루하지 않도록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오르간, 트럼펫 각 세션도 맛깔난 즉흥 연주로 그를 뒷받침했다. 그레고리 포터의 풍부한 노래들로 페스티벌의 여흥과 재즈의 즉흥적인 낭만까지 듬뿍 챙겼다.



로버트 글래스퍼 (토요일)


재즈와 힙합, 네오소울을 믹스한 2012년 작 <Black Radio>는 로버트 글래스퍼를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의 대표 주자로 올려놓았다. 이 음반의 제55회 그래미 최우수 알앤비 앨범 수상을 두고 크리스 브라운은 "대체 로버트 글래스퍼가 누구야?" 실언했지만 글래스퍼는 'Who The Fuck Is Rober Glasper?' 문구가 적힌 티셔츠 제작으로 받아쳤다. 이 일화처럼 유연한 그의 음악엔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색채의 재즈 힙합과 하드 밥이 두루 녹아있고, 펜더 로즈와 목소리로 펼치는 블랙뮤직의 몽환계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도 잘 어울렸다. 2022년에 발매한 <Black Radio 3> 수록곡 'Black superhero'와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페리먼트로 발매한 'Find you'를 비롯해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와 라디오헤드 'Packt like Sardines in a crushed tin box', 버트 바카락의 명곡 'The look of love'를 본인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데릭 호지(베이스)와 마크 콜렌버그(드럼)의 기교 넘치는 연주도 경악스러웠다.



바우터 하멜 (토요일)


한국인만큼 한국을 잘 아는 밴드가 무대에 설 때의 즐거움. 제3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09로 첫 길을 튼 뒤 단독 콘서트와 각종 행사를 합해 십여 년 동안 무려 스물네 번 한국을 방문했던 하멜이었다. 팬데믹이 아티스트와 한국 팬 사이의 오랜 연례행사를 지체시켰기에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페스티벌은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재회였다. 곁을 떠난 사이 잠시 잊힌 재즈 뮤지션이란 정체성을 각인시키듯 느긋하고 묵직한 'In between'으로 공백을 깨더니 빈티지한 스윙 질감의 'Legendary'가 이어졌고 대표곡 'Breezy'는 즉흥적인 밴드 연주로 색다른 편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달인답게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교체하기도 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Finally getting closer'나 추억의 첫 자작곡 'Nobody's tune', 공명의 신비로움을 활용한 신곡 'The spell' 모두 적절하고 아름다운 쉼표였다. 까다로운 운반 문제로 근 몇 년간 지참하지 않았던 콘트라베이스를 가져올 정도로 하멜과 밴드 전부 애정과 성의를 갖고 찾아온 무대였다. 비록 페스티벌 테마곡 'Rosy day with SJF'가 'Rainy day'로 바뀐 궂은 날씨였지만 비 오는 날의 컴백 또한 무수히 많은 추억 중 소중한 하나가 되지 않을까.



250 (일요일)


일요일의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뽕으로 시작되었다. 무심한 표정으로 공연을 시작한 250의 모습과 레트로한 비디오 아트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그의 전신 영상이 대비되어 흥미를 더했다. 그는 시작부터 '이창'과 송대관의 '네박자'를 섞어 보였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워 보였던 사람들도 이내 트로트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으면서 비트는 점점 휴게소 뽕짝처럼 고조되었고, '내 나이가 어때서'가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은 어김없이 그의 히트곡 '뱅버스'가 장식했다. 40여 분의 질주가 끝나자, 공연장 안의 모두가 그에게 박수와 탄성을 아낌없이 보냈다. 기성세대의 전유물로만 인식되어 온 뽕을 오랫동안 탐구한 그의 장인 정신이 라이브에서도 빛나는 순간이었다.


 

에이제이알 (일요일)


마지막 날의 헤드라이너 데미안 라이스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이들은 세 명의 멧으로 이루어진 형제 밴드 에이제이알이었다. 최근 애플 광고 음악과 다양한 스낵 콘텐츠에서 이들의 음악이 활용되며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만큼 늦은 시간에도 이들을 반기기 위한 인파가 올림픽 체조 경기장을 채웠다. 'Burn the house down'이나 'World's smallest violin' 등으로 끝까지 페스티벌의 자리를 지킨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은 물론 세트리스트의 마지막인 'Bang!'으로 마지막날의 하이라이트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나름의 스토리 라인과 함께 시작한 무대는 이내 사람들의 환호와 떼창을 유도하며 쉽게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했다.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점이라면 태극기를 손수 준비해 온 정성. 노래하는 내내 무대 곳곳을 누비며 그날의 가장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들은 비 오는 날씨에 메인 스테이지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이들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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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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