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미디어콘텐츠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이윤리, 조소영, 김창경, 이예린, 강유주 저 외 2명 | 북폴리오
누구나 좋아하는 관심사에 대한 것이면 자연스레 말이 많아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오늘의 덕질』은 지금의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 공모전 수상 작품집으로 다양한 덕질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덕질은 언뜻 보면 취미와 비슷해 보이지만 좀 더 고차원적인 몰입과 헤어 나올 수 없는 운명론에 부각하는데, 이 또한 다른 형태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그들은 단순히 사랑하는 것을 넘어 행동하는 자들이니 나는 이것을 용기라고 치부하고 싶다. 예전과는 달리 덕후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라고 할 만큼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는 불쾌감에서 경외감으로 변한 세상이다. 당신이 덕질하는 대상이 있든 아니든 다른 형태의 사랑과 몰입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이수빈)
김신회 저 | 여름사람
살다 보면, 누수를 경험하는 날이 온다? 『아무튼, 여름』으로 여름 작가로 떠오른 에세이스트 김신회가 또 한 번의 여름 이야기를 풀어낸다. 1인 가구로 살아가던 전업 작가인 '나'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유리 멘탈에 불안이 많은 사람. 그러니까 딱 우리를 닮은 사람이다. 집 안에서 발생한 누수는 마치 인생 전체가 물이 새는 것처럼, 내 삶을 축축하게 만든다. 프로 이야기꾼은 '누수'만으로도 울고 웃는 글을 쓸 수 있구나 싶다. 일상의 순간들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 김신회 작가의 필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신작. (김윤주)
줄리 필립스 저 / 박재연, 박선영, 김유경, 김희진 역 | 돌고래
책 제목을 읽고 피식 웃음이 났다.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라니. 순식간에 나의 아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앨리스 닐,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수전 손태그,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이 돌봄과 작업을 병행하며 창작을 이어간 과정을 기록한 전기다. 옮긴이 박선영의 말대로 '모성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재구성한 그룹 전기(525쪽)'. 저자 줄리 필립스는 젠더, 창조성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비평가. 그는 2011년 자녀들이 초등학생이던 시절 이 책의 집필에 착수해 1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를 완성했다. 24시간 양육자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여성 작가들은 고독, 산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창작자로서 홀로 있고 싶은 욕망, 호사를 누리지 못했던 그들은 끝없이 방해 받으면서도 창작물을 발표했다. 저자는 모성에 관한 일화를 기록하며, 이론적 개념을 제안하는데 양육자라면 소름이 끼치도록 공감할 것이다. 시간 빈곤, 서사적 시간, 죄책감, 허락 받아야 한다는 느낌, 항시 대기중(availability), 벙고(바보가 된 것 같은 벙찌는 느낌+숭고의 감정, 양육의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역설적인 감정) 등. (엄지혜)
이윤하 저 / 송경아 역 | 창비
소설의 배경 '천 개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공용어로 한국어를 쓰고 공식 의복은 한복을 입는다. 주인공 '세빈'은 호랑이령 부족으로, 국경에서 분쟁이 일어난 탓에 일찌감치 꿈꿔왔던 우주군에 지원하게 된다. 호랑이령은 가모장 사회이기 때문에 가모장님은 누구보다 강한 권력을 지녔다. 세빈은 가모장장에게 우주군에 들어가 부족을 위해 정보를 캐올 것을 명령받고, 동경해왔던 우주군으로서의 자아와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 구성원의 자아 사이에서 갈등한다. 한국적 서사에 장대한 우주와 10대의 정체성 고민이 더해진 김치피자탕수육 맛집같은 소설. (정의정)
폴린 그로장 저 / 배세진 역 | 민음사
한국의 합계 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78명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야단법석이지만, 막상 당사자인 나와 주변 동료들은 덤덤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데는 각자 복잡한 이유가 있겠지만, 여러모로 기회 비용을 따져 유리한 선택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가부장 자본주의』는 여성이 받는 경제적 불평등의 근거를 역사, 경제, 문화, 사회 제도의 관점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성별에 부여된 사회적 규범이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와 일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같은 직종 내 차별과 임금 격차가 여성과 남성 사이보다 엄마냐 아니냐에 존재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세대에 걸쳐 학습된 문화적 규범은 지금도 성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이는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는 것. 아주 낯선 이야기가 아니라 씁쓸하면서도, 이미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엔 긍정의 씨앗을 남기게 되는 책. (이참슬)
추천기사
관련태그: 채널예스, 예스24, 이주의신간, 신간도서, 호랑이가눈뜰때, 가부장자본주의, 오늘의덕질, 나의누수일지, 나의사랑스러운방해자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14,400원(10% + 5%)
29,700원(10% + 5%)
16,200원(10% + 5%)
13,320원(10% + 5%)
14,4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