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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우리는 모두 집중력을 도둑맞았어요.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345회) 『도둑맞은 집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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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그렇게 디자인되어 있고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시키는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SNS 사용률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것이 다 개인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잔혹한 낙관주의라고 하면서 경계하고 있습니다. (2023.06.16)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저 / 김하현 역 | 어크로스



한자(황정은) : 오늘 무슨 책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죠?

단호박 : 오늘은 요한 하리 저자의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이고요. 책을 읽고 다들 얼마나 집중력을 도둑맞았는지 깨달으셨나요? 

한자(황정은) : 깨달았죠.

그냥 : 그런데 이 책 읽는 동안 되게 집중했어요. 저는 근래에 가장 집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단호박 : 그렇죠. 책이 재미도 있고, 우리에게 필요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책에 나오잖아요. 집중할 수 있는 방법들이 몇 가지 소개가 되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몰입을 해야 된다는 거잖아요.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닿을 수 있을 만큼의 중간 목표와 확실한 최종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또 까먹었네요. 

그냥 : 집중력 도둑맞았어요! 어디 갔어요!(웃음)

단호박 : (웃음) 그런 의미에서 우리한테 '집중력 찾기'가 상당한 목표가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한자(황정은) : 수많은 사람들이 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큰 관심사를 제대로 겨냥해서 만든 책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방송 앞두고 이 책에 대한 반응을 몇 개 찾아봤는데 많이들 읽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대단히 재밌게 읽었어요. 근래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집중력 있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고. 지금 인간이 맞닥뜨린 위기가 지구적인 규모인 거잖아요. 개인이라든지 어떤 집단만 맞닥뜨린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위기를 맞닥뜨려서 현상을 파악하고, 그리고 대응법을 알려줄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인 것 같습니다.

단호박 : 이 책의 특이한 점 중에 하나가 '그래서 결국 이 집중력을 가지고 뭘 할 것이냐'라는 마지막 말에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집중력을 되찾아야 한다'라는 주장이 있었죠. 그 이야기도 뒤에서 조금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황정은) :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지난 몇 년 동안에 읽은 책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을 했거든요. 다양한 저자들을 인용을 하잖아요. 지난 수년 동안 각 분야의 학자나 전문가들이 경고를 하고 걱정한 문제들, 그리고 나름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를 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내용들을 대단히 친절하고 재미있게 써머리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죠. 그리고 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그리고 『몰입』의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저작도 나오고, 그리고 네이딘 버크 해리스, 제이슨 히켈 등등의 고민을 이 책의 저자인 요한 하리가 공유를 하고 있고요. 실제로 그 저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구하기도 했더라고요.

단호박 : 이게 저널리스트로서 계속 글쓰기를 훈련해온 사람의 큰 장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요한 하리가 영국 저널리스트이고 <뉴욕타임스>에서도 여러 기고를 했었는데, 전작이 『비명의 추격』이라는 책이 있었고요. 그 책은 마약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있는데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라는 책이 있어요. 우울증을 주제로 다룬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거대한 주제들을 한 권의 책 안에 솜씨 있게 말아 넣는 솜씨가 김밥 장인이라는 느낌이 들고, 저는 일단 '저널리스트로서의 글쓰기가 확실히 훈련된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습니다.

한자(황정은) : 그렇습니다.

단호박 : 책의 내용을 조금 정리를 해보자면, 제목대로 '우리의 집중력이 도둑맞았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열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이런 식으로 숫자를 매겨서 요인을 설명하진 않지만, 요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냥 다양한 요인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을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처음에 나왔던 문제가 멀티태스킹이었죠. 두 분은 멀티태스킹을 좀 하시는 편입니까?

그냥 : 절대 아닙니다. 그쪽으로 좀 진화가 덜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제가 잘못된 게 아니고 우리 뇌는 원래 그렇게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단호박 : 맞습니다.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다들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고 동시에 TV를 보고 있다고 느끼지만 아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TV만 보다가 음악만 듣다가 글을 보거나 하는 식으로 우리의 집중이 분산되고 있다고 하고요. 멀티태스킹을 하면 할수록 집중이 분산돼서 일은 더더욱 안 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첫 장에 나오는데요. 두 번째로는 몰입이라는 것을 점점 더 하기 힘들어진다고 짚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몰입』의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나와서 설명을 하게 되는데, 주위에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제거하면 텅 비게 될 뿐이라고 지적을 합니다. 우리에게 산만한 것들을 제거하고 나서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몰입의 어떤 소재나 주제 혹은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으면 우리를 정신 사납게 하는 것을 아무리 지워봤자 별 의미가 없고 소용도 없다고 이야기를 하게 되고요.

세 번째 나왔던 것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죠, 잠의 부족이 모든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제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설명했을 때도 여러 가지 증거가 나왔었지만 이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고 있어요. 18시간 이상 깨어 있을 때는 거의 술에 취한 것처럼 뇌가 기능을 하지 않는다든가, 도시에서의 소음과 빛 공해로 인해서 사람들이 점점 더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점을 짚고 있습니다. 


단호박 : 다음으로 나온 게 입을 모아서 성토할 수 있는 주제죠. '테크 기업들이 우리를 다 스마트폰의 노예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대목이었는데요. 저는 이 대목에서 저자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짚어줬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테크 기업이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따라서 가다 보니 결국 무한 스크롤링이라든지 사람들을 다 SNS에 몰아넣고 몇 시간이고 보게 만드는 알고리즘을 자연스럽게 개발했다고 하잖아요.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한자(황정은) : 그렇게 안 만들 기술이 있는데도 안 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쪽으로 기술을 만든다는 거잖아요. 저도 그 이야기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무한 스크롤링에 대한 공포심이 있거든요. 저는 요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런데 예전에 운동 선생님 중 한 분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지를 하시는 바람에 제가 계정을 하나 만들어서 팔로잉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냥 그거 하나만 딱 팔로잉을 했어요.

그런데 로그인을 하자마자 화면을 꽉 채우면서 영상들이 쫙 뜨더라고요. 그 선생님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댄스라든지 운동 영상들을 올리니까 추천 영상 알고리즘을 통해서 저한테 그런 영상들이 계속 넘어오는데, 어느 날 밤에 그걸 제가 2시간을 들여다본 거예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고 그냥 봤더라고요. 그런데도 아직 다 보질 않아서 스크롤은 계속 끊임없이 내려가고. 이게 뭔가, 내가 지금 뭘 겪은 건가, 싶었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단호박 : 이 책에도 잔혹한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된다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이 말이 약간 비만이랑 비슷한 이야기이긴 할 텐데, 사회가 그렇게 디자인되어 있고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시키는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비만율이라든지 SNS 사용률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거예요. 개인의 힘만으로 이것을 줄이는 것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체계와 전체적인 인간들을 봤을 때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고요. 그것이 다 개인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잔혹한 낙관주의라고 하면서 경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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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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