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식인 '다산 정약용'의 삶을 정리하다
『다산 정약용 평전』 김삼웅 저자 인터뷰
'다산'에 만학이 들어 있고, 애민 정신과 진정한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2023.03.17)
독립 운동사와 친일 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의 평전을 50여 종 출간한 평전의 대가이다. 그런 그가 젊은 시절부터 생애 마지막에 꼭 다루고 싶은 인물은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왜 정약용을 존경하고, 그의 삶과 사상을 배우고 따르고 싶어 할까? 『다산 정약용 평전』은 어떤 책인지 인터뷰에 담아보았다.
지금까지 50여 종의 평전을 출간하셨습니다. 평전을 주로 쓰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역사의 주역은 '인물'이고 역사는 곧 '인물사'입니다. 인물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지요. 우리 근현대사는 그 어떤 나라와 민족보다 곡절이 많습니다. 따라서 근현대사의 굽이마다 어떤 인물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탐구하고 기록하는 일은 역사의 심층을 이해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장하신 다산 정약용 관련 책이 130종, 논문까지 합치면 200종이 넘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많은 자료를 읽고 한 사람의 삶을 정리하는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비결 같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틈나는 대로 고민하고, 자료를 찾고,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고 메모하고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새로운 의문과 허점이 생기고, 다시 다른 자료를 찾아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우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존경하는 인물에 다산 정약용이 꼭 들어갑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인적 지성'이라 할 수 있는 그만의 독보적인 매력 때문이 아닐까요? 도무지 통하지 않은 분야가 없어요. 그래서 그를 가리키는 말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철학자, 개혁 사상가, 저술가, 서예가, 과학자, 엔지니어, 사회 비평가, 시인, 건축학자, 종교학자, 의학자, 법의학자, 행정가 등 많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분야도 허술하게 다루지 않았어요. 그가 관심을 둔 분야에서는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구해서 전문성을 갖췄어요. 그렇게 그가 남긴 저술은 하나하나 보물과도 같고, 그 가치를 후대 사람들이 알고 존경하게 된 것이지요.
'정의와 공정'이 화두인 지금, 우리는 왜 다산 정약용에 주목해야 할까요? 왜 지금 다산 정약용을 읽어야 할까요?
어느 시대나 '정의와 공정'은 있지요. 그런데 시대에 따라 관점과 차이가 크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당시 지배층이 다산을 귀양보내면서 내건 이유도 '정의와 공정'이었어요. "천주교인 모두를 죽여도 다산을 살려두면 의미가 없다"라고 상소를 올린 사람도 있었지요. 그들은 그걸 '공정'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다산은 나라를 팔아먹게 되는 무능하고 부패한 위정자들을 탓하기보다, 백성들의 편에 서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어렵고 어지러울 때 다산의 삶에 감동과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다산 평전은 이미 여러 종류가 출간되었습니다. 『다산 정약용 평전』이 다른 여러 다산 평전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기존 다산의 평전이나 전기들은 모두 가치 있는 책들입니다. 다만, 이 책에서는 기존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 다산 선생의 인간적 또는 의도적 취약점도 가감 없이 기술했어요. 다산 선생도 완벽한 성인은 아니거든요. 물론, 이런 허점마저 마치 후손들에게 일부러 남겨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긴 합니다. 강진 유배 시절에 취한 소실과 딸 문제, 정조의 '문체반정'에 순종한 처사, '조선인으로서 조선의 시'를 지어야 한다면서도 한글 시를 쓰지 않은 이유, 천주교에 대해 배교인지 아닌지 명확히 밝히지 못한 점 등이지요.
『다산 정약용 평전』을 집필하고 나서 느끼신 점은 무엇인가요?
다산은 세계 지성사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입니다. 괴테, 루소 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다산학은 암울했던 그 시대가 후대에 물려준 학문과 개혁의 경전입니다. 그러나 다산이 조선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은 다 우리들의 책임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통합적인 지성'을 원한다면 '다산(茶山)'에 오르기를 추천합니다. 조선 후기 퇴락한 주자학의 저수지 변두리에서 분출했던 실학, 실학의 중심부에서 솟구친 '다산학'은 암울했던 그 시대인이 후대에 물려준 학문과 개혁의 경전입니다. 조선 후기 전봉준과 김개남 등은 다산학에서 한 가닥의 맥을 잡고 동학 혁명의 기치를 들었지요. '다산'에 만학이 들어 있고, 애민 정신과 진정한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김삼웅 독립 운동사 및 친 일반민족사 연구가로, 현재 신흥무관학교 기념 사업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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