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의 탄생] 눈길을 끄는 제목, 이렇게 탄생했다
<월간 채널예스> 2023년 2월호
새 책의 제목을 결정하기까지 저자와 편집자와 마케터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책 내용을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독자를 매혹시킬 단 한 줄의 제목을 뽑아내기 위해 고뇌의 시간을 보낸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3.02.09)
(진행 : 김유리)
새 책의 제목을 결정하기까지 저자와 편집자와 마케터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책 내용을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독자를 매혹시킬 단 한 줄의 제목을 뽑아내기 위해 고뇌의 시간을 보낸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은 지음ㅣ사계절
B안 : 나를 보러 갔었어
C안 : 점점... 나인 것
정은 작가가 첫 책 『산책을 듣는 시간』을 낼 때, 제게 독립 출판으로 펴낸 여행 에세이를 선물했습니다. 글도 사진도 좋아서 꼭 책으로 내자고 제안했고 이번에 『기내식 먹는 기분』으로 출간했습니다. 정은 작가는 15년 동안 세계 여러 도시에 한두 달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이어왔지요.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고만 규정하기엔 삶의 진폭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터라 제목을 잘 지어야겠다 싶었어요.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면서도 결코 속이지 않는, 책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 필요했고요. 또, 코로나19 상황에 모두가 여행에 갈증이 있는 터라 그런 부분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편집부나 마케팅부에서는 사실 '나를 보러 갔었어'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소설 제목 같고 흔해 보일까 봐 현재의 제목으로 설득했어요. '기내식 먹는 기분'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독자들이 각자 풀어낼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거라고 말이지요. _김태희(사계절 편집자)
이호건 지음ㅣ월요일의꿈
B안 : 대퇴사 시대
C안 : 조용한 퇴사자들
처음 기획안의 제목은 '대퇴사 시대'였습니다. 저자 이호건 선생님이 이 기획을 마음에 들어 해서 곧바로 계약과 집필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던 중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라는 새로운 개념어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대퇴사'라는 맥락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좀 더 개인적인 느낌의 언어였어요.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느낌이 강한 '대퇴사'를 계속 밀고 갈 것인가, 아니면 좀 더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느낌이 강한 '조용한 퇴사'로 방향을 바꿀 것인가. 고민하다 출판계 사람들과 일반 직장인들 그리고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조용한 퇴사'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조용한 퇴사'가 미국에서 시작된 개념이라, 번역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편집부에서 새 번역어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널리 쓰는 말이라야 파급 효과가 더 크리라 판단했죠. 결국 '조용한 퇴사'가 제목으로 선택되었습니다. _김성수(월요일의꿈 편집자)
바나 지음ㅣ브레인스토어
B안 : 뜨개가 우릴 들뜨게 할 거야
C안 : 낮에는 코드를, 밤에는 니트를 짜는 개발자
저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한국인 소프트웨어 개발자인데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뜨개를 시작해 책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원고를 처음 받았을 때 뜨개에 대한 저자의 설렘이 느껴졌던 것이 기억납니다. 좋아하는 밴드의 라이브 콘서트를 보는 것과 같은 들뜬 감정이 전해졌어요. 처음 생각한 제목은 '뜨개가 우릴 들뜨게 할 거야'였는데, '뜨개가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같은 느낌으로 고민했던 제목이었습니다. '낮에는 코드를, 밤에는 니트를 짜는 개발자'라는 안은 저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제목이었죠. 하지만 제목은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잡아보고 싶어서 지금의 제목으로 결정했습니다. _김다니엘(브레인스토어 편집자)
임소연 지음ㅣ돌베개
B안 : 성형미인으로 사는 법
C안 : 성형수술이라는 블랙박스를 열다
다소 파격적인 이 책 제목은 저자의 제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외서 중에 '나는 어떻게 사이보그가 되었나'라는 제목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테크놀로지와 몸, 과학기술과 젠더, 신유물론 페미니즘 등을 연구하던 과학기술학 연구자가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에서 코디로 3년간 일하면서 참여 관찰을 하고, 직접 성형 수술까지 받아 수술 당사자가 되면서 집필한 책이죠. 저자가 성형 수술을 현장 연구하여 박사 학위 논문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행본을 제안했고요. 처음에는 학위 논문을 수정한 학술서 스타일의 원고였는데, 새로 써주시길 요청했고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정할 때는 성형 수술의 '결과'만 중시하는 세상의 편견에 매몰되지 말고 성형의 과정을 더 살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_김진구(돌베개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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