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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향취를 선사하는 쟈드의 소곡집

쟈드(Jade) 'Retro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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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배경으로 틀기 좋은, 이른바 '감성 플레이리스트'의 요건에 충족하나 내용물은 탄탄하다. 지리적 경험이라는 자양분 위에 유려한 감각을 쌓으려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2023.02.01)


각종 미디어 속 프랑스는 유독 '낭만'의 나라 이미지가 강하다. 실상은 조금 다르다는 증언도 있으나, 설령 환상이라 하더라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심어주는 것은 분명하다. 유년기를 프랑스에서 보낸 쟈드의 음악도 마찬가지다. <Retrospect>는 이국적인 향취를 선물하는 낭만적인 소곡집이다.

오프닝 곡 'Best friend'부터 마지막 'Bad dream'까지, 당장 고급 바 혹은 카페에서 흘러나온다 해도 위화감 없을 품격 있는 재즈 사운드가 음반을 타고 흐른다. 편안하게 늘어지는 음색은 가뿐한 손짓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드는 소구력까지 지니고 있다. 어느 하나 과한 힘을 싣지 않아 각각의 나사가 매끄럽게 잘 맞물려 돌아간다.

보컬은 여러 돌파구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특히 돋보이는 요소다. 전 곡이 영어로 쓰인 가사는 텍스트만 뜯어보면 어색한 구석이 있으나, 쟈드의 세심한 전달력은 무게 중심을 단어와 문장의 의미가 아닌 운율로 넘어오게 만든다. 이는 더불어 개별 트랙 간의 흐릿한 구분점을 음반 전체로 듣게 만드는 유인책으로 치환하기도 한다. 이른바 '인상주의' 같은 매력이다.

가볍게 배경으로 틀기 좋은, 이른바 '감성 플레이리스트'의 요건에 충족하나 내용물은 탄탄하다. 지리적 경험이라는 자양분 위에 유려한 감각을 쌓으려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티스트만의 독보적인 특색을 콕 집긴 힘들어도, 보편적인 취향과 수요에 맞춘 사운드트랙을 만드는 능력은 그에 준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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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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