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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않으면서 할 말 다 하는 교사의 스피치

『교사의 말 연습』 김성효 교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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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6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김성효 선생님은 "교사의 말이 바뀌면 교실이 바뀐다"고 말하며, 교실 속 다양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을 담은 책 『교사의 말 연습』을 최근 출간했다. (2023.01.09)

김성효 교사

교직 생활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하면 단연 '말'일 것이다. 저경력 교사는 물론이고 경력이 많은 교사에게도 학생을 지도하고 학부모를 대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은 수없이 많다. 교권 침해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 교육자로서의 원칙을 더욱 단단히 지키며 말로써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올해로 26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김성효 선생님은 "교사의 말이 바뀌면 교실이 바뀐다"고 말하며, 교실 속 다양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을 담은 책 『교사의 말 연습』을 최근 출간했다. 20권 이상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한 김성효 선생님을 만나 교육자로서의 삶과 이번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은 후배 선생님들의 멘토이자 고민 해결사로 존경받고 계시지만 선생님께도 교사로서의 삶에 적응해나가는 시행착오의 기간이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저경력 교사 시절의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교대생 땐 수업 열심히 하면 좋은 선생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교사로서 제가 부딪쳤던 것은 다양했습니다. 동료 교원과의 관계, 학부모의 민원, 뜻밖의 안전사고, 학교 관리자의 부당한 요구, 사고 치는 학생들이었죠. 수업도 힘들었지만, 수업 이외의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신규 교사 때는 부적응 교사였습니다. 동료 교원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었고, 사표를 쓰고 첫눈 오는 날 학교를 떠나왔습니다.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오래도록 괴로웠습니다. 이 일 말고도 안전 사고가 나서 학부모끼리 쌍방 고소를 하기도 하고, 학부모 26명이 항의하러 찾아오기도 하고, 일진과 왕따가 동시에 있는 학급의 담임으로도 살아봤습니다.

제가 겪은 교사의 길은 꽃길이 아닙니다. 비바람도 불고 때론 천둥 번개도 쳤어요. 그럼에도 교사로서 수업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걸로 잘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아이들이 먼저 알아주고, 학부모가 변화를 느끼고, 가장 중요한 교사 자신이 성장한다고 믿었고요. 모난 돌멩이가 숱한 파도에 깎이고 깨지고 부딪쳐 결국 동그스름한 자갈이 되는 것처럼요. 오늘도 분명 누군가는 깨지고 부딪치고 있겠죠.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저는 글을 쓰고 강의하고 상담합니다. 책을 쓰고 싶다면 책을 쓰도록 도와주고, 고민을 하고 있다면 고민을 들어줍니다. 오래전 저를 울게 했던 일들을 똑같이 겪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요. 아마도 그게 제가 후배 교사들에게 멘토나 고민 해결사로 불리는 이유 아닐까요.

17년간 현직 교사로 계시다가 장학사가 되셨습니다. 장학사가 되신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언젠가 교사가 아닌 다른 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직을 바꿔 장학사가 된다면 학교로 가는 공문을 줄이고, 교사들을 돕는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기대했어요. 항암 투병 중이셨던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장학사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에 시기가 '언젠가'가 '당장'으로 당겨졌고요. 도교육청에서 스피치 라이터 장학사로 6년, 안전 담당으로 1년을 일했습니다. 제가 썼던 모든 원고의 핵심은 교사에 대한 위로였습니다. 현장에서 교사로서 느꼈던 어려움을 원고에 담아내려 애썼고, 실제로 어느 이름 모르는 교사가 제가 쓴 원고에서 위로를 얻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스피치 라이터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장학사로 치열하게 일해오셨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시에 교육 행정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해보셨는데요, 장학사 경험이 교육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그때나 지금이나 교사들이 처리해야 하는 공문은 줄지 않았고, 교사의 처우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교사가 체감하는 어려움은 오롯이 학교가 떠안고 가는 몫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다른 어디에서도 아니고 교사에게서 나온다는 걸 느꼈고요. 교사를 위해 더 많이 애쓰고, 교사가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출판을 희망하는 교사를 위한 예비 작가 모임을 시작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저는 교사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언제나 행복을 선택하기를 지금 이 순간도 바랍니다.

'교사들의 멘토이자 롤모델', '교사를 위로하는 교사'로 널리 알려져 있으신데요, 후배 교사들이 선생님의 교육 철학에 특히 감동받는 지점이 있어 보입니다. 교육자로서 갖고 계신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교사는 교육의 꽃이다, 제가 즐겨 쓰는 말이에요. 교사가 행복하면 교실도 행복해집니다. 반대로 교사가 불행해지면 아이들도 불행해집니다. 교사는 교육에서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고 큰 존재이지요.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교사를 웃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행복을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가 제가 늘 고민하는 지점입니다.

지금까지 쓴 모든 글들은 사실 교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씀하셨을 만큼 '교사의 성장을 돕는 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시지요. '교사의 성장'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교사로서 흔들릴 때 제게 멘토가 돼주셨던 분이 있어요. 학급 경영의 대가인 고 정기원 선생님입니다. 저도 선생님을 보면서 교사로서 꿈을 키웠어요. 저는 장학사가 됐을 때도 1년 넘게 부적응한 장학사였는데요. 그런 제게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그 '힘듦'을 단순한 어려움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김성효 선생님이 성장하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선생님에게 지금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인지 깨닫는 때가 분명 올 겁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저랑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저처럼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실 거니까, 그 시간 잘 견뎌서 우리 함께 나중에 웃으면서 이야기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쓰는 책이 다 그런 얘기들이에요. 괜찮다, 잘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힘내보자, 라고 말하는 책이요.

『교사의 말 연습』은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교사로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말을 바꾼 다음부터였어요. 정확하게는 교실이 너무나 엉망으로 흘러가던 어느 날, 선생님의 말은 어렵거나 딱딱하고, 늘 단정지어 말한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은 다음부터였어요. 그 말을 고치려 애쓰면서부터 교실이 달라지기 시작했죠. 참 신기했죠. 교사의 말이 교실을 바꾸더라고요. 교사는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에요. 하루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요. 

교사가 말을 컨트롤할 수 없다면 결과도 좋을 수 없어요. 많은 교사를 만나면서 가끔 말을 함부로 하는 교사도 보았어요. 그런 경우는 아무리 수업 기술이 좋고 능력이 출중해도 아이들이나 학부모는 불편해했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교사라면 자신이 하는 말을 주의 깊게 성찰하고,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에서는 어렵거나 복잡한 화법이 아니라, 당장 어느 교실에서나 원칙처럼 적용해볼 수 있는 교사의 말하기를 이야기하려 했어요. 교사를 힘들게 하는 수많은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말하기를 함께 훈련하는 책이에요.

교사로서, 또 개인으로서 지향하는 바나 꿈이 분명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뤄내신 선생님에게는 또 어떤 꿈이 남아 있나요?

우연한 기회에 해외 한글학교 선생님들을 강연에서 만났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 대가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시는 수많은 교사가 있더라고요. 가르칠 수 있는 삶에 감사한다는 어느 한글학교 선생님의 말씀은 장학사로 지쳐 있던 저를 울게 했죠. 앞으로 교육자로서는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이들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도와드리고 싶어요. 작가로서는 해외독자들도 만나고 싶어요. 제가 쓴 한국 판타지 <천년손이> 시리즈나 교육서들이 해외에서도 읽히면 좋겠어요. 그 밖에도 작가가 되고 싶은 교사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예비작가모임과 예비꼬마작가모임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들 곁에서 함께 걷는 좋은 선배이자, 좋은 교사 작가로 살고 싶습니다.



*김성효

학창 시절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책을 100권씩 읽으며 습작을 하곤 했다. 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대에 진학했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다 나간 교생 실습에서 아이들에게 반해 좋은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많은 교사들을 만났고, 가르칠 수 있는 삶에 감사하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뒤로 이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돕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되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교사를 웃게 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교사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교사의 말 연습
교사의 말 연습
김성효 저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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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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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말 연습

<김성효> 저15,1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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