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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특집] 나는 환경을 위해 [ ] 한다

<월간 채널예스>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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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구를 생각하는 창작자들의 다정한 제안을 모아보았다. 변화는 일상적인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2022.11.10)

언스플래쉬

오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구를 생각하는 창작자들의 다정한 제안을 모아보았다. 변화는 일상적인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중고 거래를 이용한다

정세랑(소설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최대한 '당근마켓' 같은 중고 거래 앱에서 사 입어요. 헌옷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강을 메운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접한 후, 새 옷보다 중고 옷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은 빠르게 거래되니 순발력 게임 같기도 하고, 거래를 할 때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업 장비를 오래 쓴다

이소영(식물 세밀화가)

식물 그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물감이나 펜 같은 그림 도구 말고도 식물 조사를 위한 등산복, 등산화도 필요해요. 13년 전 첫 직장에서 받은 등산복을 계속 입고 등산화도 여전히 신고 있어요. 낡긴 했지만 산을 오르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고 여전히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요즘 섬유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자연을 향유하려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면서, 고기능의 신제품 등산복과 등산화가 쉴 새 없이 나오다 보니 일종의 장비 경쟁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새것을 사면 기존 제품은 쓰레기가 되지요. 우리가 산을 오르는 동시에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지 않나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생필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나간다

이내(싱어송라이터, 작가)

매일 쓰는 물건들을 천천히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어가는 중입니다. 샴푸, 린스, 보디 클렌저를 비누 바로 바꾸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이미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 패키지 제품을 버리는 건 앞뒤가 안 맞잖아요. 내게 맞는 비건 비누 브랜드와 면으로 된 샤워 타월을 찾은 후로는 미세 플라스틱이나 합성 물질을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걱정이 조금은 줄었어요. 사용한 다음 잘 말리고, 보관 방법만 잘 궁리해 두면, 천연 소재의 물건들도 청결한 상태로 오래오래 쓸 수 있어요. 매일의 습관을 바꾸어가는 동안 내가 나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는 감각도 함께 자라는 걸 느낍니다.


배달 음식 말고 직접 요리해 먹는다

초식마녀(크리에이터)

대한민국은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이 1위라고 해요. 플라스틱에 담긴 음료, 음식을 먹는 일도 흔하죠. 저도 배달 음식이 편리하다 느끼지만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볼 때면 불편해요. 그래서 매끼 직접 요리를 해서 먹습니다.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한다

이보람(작가, 헬로인디북스 대표)

보름에 한 번씩 '언니네텃밭'에서 채소 꾸러미를 주문해요. 꾸러미 안에는 여성 농민들이 친환경 방식으로 우리 땅에서 길러낸 제철 텃밭 채소와 과일이 담겨 있어요. 이번에는 솎은 배추와 아삭이 고추, 된장, 두부, 샤인 머스캣 등이 들어 있네요. 배추와 두부를 적당하게 썰어 된장을 넣고 된장국을 끓이고, 아삭이 고추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설탕과 된장을 넣고 무쳐서 반찬을 만들어요. 구수한 아침밥을 먹고 샤인 머스캣으로 입가심까지 하고 나면 하루를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어요. 재료와 함께 간단한 레시피도 오니까 채식 밥상을 차리는 게 비교적 수월합니다. 덕분에 갖가지 고기류가 유혹하는 마트에서 장 보는 일도 줄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진고로호(작가)

매일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특히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먹다가 남긴 음식이 있으면 다시 먹기도 싫고, 양이 어중간해서 버리는 일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예 음식을 먹기 전에 소분을 해놓고 먹어요. 그러면 먹다 남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우리 집에 들어온 음식은 다 내 배 속을 거쳐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다 보니 나라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죄책감을 살짝 덜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천연 수세미를 쓴다

 이소(일러스트레이터) 

제로 웨이스트 상점에서 기다란 천연 수세미를 하나 사면 든든한 기분이 듭니다. 무엇보다 모양이 참 예뻐요. 처음에는 다른 수세미에 비해 빨리 해져서 아쉬웠는데 이제는 적응해서 괜찮아요. 그만큼 다 쓰고 나서도 땅으로 잘 돌아갈 거란 생각에 오히려 기쁘고요. 우리가 흔히 쓰는 아크릴 수세미는 석유계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거예요. 설거지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 뿐 아니라 기름을 흡착하는 특성이 있어요. 나중에 오염 물질이 쌓여 더러운 걸레로 씻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퇴근길 충동구매를 참는다

단단(작가, 리추얼 메이커)

무언가를 자꾸만 사게 되는 마음에는 '지금 이대로는 부족해'라는 생각이 있더라고요. 불만족스러운 마음을 예쁜 새 물건으로 달래는 것이죠. 일이 잘 안 풀리는 날에는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잔뜩 사 오기도 하고요. 인터넷 쇼핑을 하며 새 옷을 사기도 합니다. 조바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충동구매를 하려는 순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잘하고 있어! 나의 오늘 하루 참 대견하다!" 

그러면 스르르 마음이 풀려 곧장 집으로 향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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