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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특집] 쓰레기, 잘 버리고 싶다면

<월간 채널예스>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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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범람의 시대, 잘 버리고 싶은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은 무엇일까? '쓰레기 박사' 홍수열 소장에게 물어봤다.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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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범람의 시대, 잘 버리고 싶은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은 무엇일까? '쓰레기 박사' 홍수열 소장에게 물어봤다.


페트병 버리기의 올바른 방법은?

라벨을 떼어내고 압축해서 뚜껑을 닫아 분리배출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투명한 생수병이나 음료 페트병만 따로 모으는 추세인데, 이유가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다시 생수, 음료 페트병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그 때문에 투명한 페트병이라고 해서 샴푸나 세제, 화장품 등을 담았던 것과 같이 모아서는 안 됩니다. 내용물이 페트병 안에 미세하게 스며들어 있으니까요. 세척한다고 해서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것들과 같이 녹여서 다시 생수병으로 만든다면 안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화장품 용기처럼 'OTHER'라고 쓰여 있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안 되나요?

환경부에서 플라스틱 재질로 구분한 것이 HDPE, LDPE, PP, PS, PVC 그리고 PET(페트)입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거나 둘 이상의 플라스틱이 섞인 것에는 'OTHER' 표시를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선별장에서 바로 쓰레기로 처리됩니다. 분리배출을 해도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고들 하는데, 원칙상 삼각형 화살표 모양의 분리배출 표시가 있는 제품은 재활용으로 버리는 게 맞습니다. 분리배출 표시는 소비자가 재활용품을 내놓으면 정부와 생산자가 재활용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생산자의 재활용 의무는 이미 제품 가격에 포함되어 있고요. 소비자는 재활용 비용을 지불했으니 당연히 분리배출 하는 것이 맞아요. 표시가 있는데도 재활용이 안 된다면 정부와 생산자가 단일 재질로 바꾸거나 따로 모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칫솔은 손잡이와 칫솔모를 분리해서 버리면 될까요?

일반 쓰레기로 버리세요.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 조건은 단일 재질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재질별로 녹는 온도가 달라 서로 섞이면 재활용에 어려움이 있고요. 또, 빠르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일일이 손으로 선별하기 때문에 부피가 너무 작은 건 고르기 어렵습니다. 칫솔이나 빨대가 재활용이 안 되는 이유죠.

오래된 CD나 DVD를 정리하고 싶은데요.

CD나 DVD는 플라스틱으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재활용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요. 다만, 요즘은 거의 사라진 카세트 테이프나 비디오 테이프는 필름을 제거하고 버리면 된다고 하지만, 선별 과정에서 제거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중고로 팔기 애매한 레고 블록 역시 플라스틱인가요?

레고 블록은 ABS 재질로 굉장히 좋은 플라스틱입니다. 잘 모으기만 한다면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크기입니다. 크기가 작아서 선별 과정에서 탈락하니까요.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재질인데 크기가 문제일 경우에는 한꺼번에 모아서 재활용 업체에 보내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고장 난 우산은 어떻게 분리하나요?

우산살은 금속류로 버리고 나머지는 일반 쓰레기로 버리세요. 비를 막아주는 부분은 비닐로 보여도 방수 처리를 했기 때문에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손잡이는 대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지만 떼어내기 어렵다면 그냥 배출하시고요. 간혹, 프라이팬이나 냄비 등의 손잡이 부분이 재질이 달라서 고민이 될 수 있는데요. 주요 재질이 금속이고 나머지가 플라스틱이라면 금속류로, 즉 주요 재질을 따라 배출하면 됩니다.

부탄가스나 스프레이 형태의 살충제는 구멍을 뚫어 가스를 제거한 후 버려야 하나요?

음식점처럼 부탄가스통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곳은 펀칭 기계를 구입해서 구멍을 뚫어 배출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버리는 양이 많지 않은 일반 가정에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쓰레기를 처리할 때 개방된 공간에서 압축 과정을 거치는 공정이 있기 때문에, 노즐을 눌러 속 안의 가스를 모두 빼낸 뒤 배출하는 정도로도 괜찮습니다. 다만, 일회용 라이터는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넣어야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배출할 경우 파쇄 과정에서 가스가 튀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휴대용 선풍기를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버렸는데 괜찮을까요?

휴대폰 보조 배터리나 충전식 선풍기, 최근의 전자 담배까지 내부에 리튬 배터리가 들어간 제품은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안전 문제로 소비자가 배터리를 빼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버릴 경우 파쇄 과정에서 충격을 받으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USB나 이어폰은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나요?

네, 일반 쓰레기니까요. USB는 크기가 작아 어차피 선별 과정에서 쓰레기가 되고요. 이어폰의 줄 부분은 다른 제품들을 감아버리기도 하고 선별장 기계에 끼여 고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로 모을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겠죠. 기술적으로도 재활용이 가능해서 전문 업체가 피복을 벗겨내면 구리를 재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원통형 감자칩통은 잘 잘라서 종이로 배출하면 되나요?

아니요. 감자칩통이나 전단지, 패스트푸드점의 일회용 컵, 팝콘 상자나 아이스크림통은 종이인 척하는 쓰레기입니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일단 감자칩통은 안쪽에 알루미늄이 붙어 있고, 바닥도 다른 재질입니다. 코팅된 종이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는데 식별이 어렵다면 손으로 찢어보세요. 잘 찢어지지 않는다면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게 맞습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동영상 채널
<도와줘요 쓰레기박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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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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