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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수치심, 자유에 대한 철학자 앤디 웨스트와의 독점 인터뷰

『라이프 인사이드』 앤디 웨스트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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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는 감옥 안 철학 수업에 대한 기록이자, 감옥의 그늘에서 보낸 한 삶에 대한 회고록이다. (2022.11.07)

앤드 웨스트 저자

『라이프 인사이드』는 감옥 안 철학 수업에 대한 기록이자, 감옥의 그늘에서 보낸 한 삶에 대한 회고록이다. 앤디 웨스트는 2016년부터 일반 강의실이 아닌 감옥에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쳤다. 그는 매일 감옥 안에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토론하고, 그들이 스스로의 상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모색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귀를 기울인다.



어떻게 철학에 발을 담그게 되셨나요? 그리고 무엇이 당신을 철학자로 이끄는지요?

어릴 적에 형이 감옥에 갔을 때 수감자들의 주변 이야기가 얼마나 2차원적으로 그려지는지 경험하고 고통스러웠어요. 그렇게 가까이서 낙인을 경험한 탓에 세상 모든 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이런 근본적인 감각이 생겨난 것 같아요. 그때 철학적 충동을 처음 맛본 게 아닌가 싶어요. 그것이 오늘날에도 나를 이끄는 주요한 이유 같아요. 다양한 견해들이 숨 쉴 공간을 많이 만들수록 수치심의 공간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처럼요.

『라이프 인사이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합니다. 회고록이면서 감옥에서 가르치는 것에 대한 설명이면서, 자유, 감금, 감옥, 죄책감, 우연성, 그리고 철학 그 자체에 대한 명상이기도 한데요. 만약 이 책의 중심이 되는 철학적, 또는 실존적 문제를 콕 집어 말한다면 무엇일까요?

『라이프 인사이드』를 1년쯤 집필하면서 내가 전과자 가족을 둔 것과 관련해 대물림된 수치심과 생존자로서의 수치심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이후 12개월 동안 나는 수치심에 대한 다음과 같은 거대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책을 이용했어요.

『라이프 인사이드』는 옥과 감금 체제에 대한 엄청난 상반된 감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감옥에서 계속 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동시에 감옥을 허물고 싶어하죠. 감옥에서 철학자로 일하면서 이런 상반된 감정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나요? 아니면 오히려 모순이 더 심해지셨나요?

저의 모순된 감정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감옥이 너무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내게 중요하죠. 모순된 감정은 사람들의 인간성에 열린 자세를 취하기 위한 저만의 방법입니다. 인간은 전과 기록이나 수감 번호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기꺼이 알고자 함이에요. 더불어 처벌과 복수를 원하는 감정에도 양분된 감정을 느껴요. 반면, 감옥에 대한 내 모순된 감정이 형을 감옥에 여러 차례 보내면서 경험한 학습된 절망감에서 비롯됐다고 생각될 때도 많습니다. 그 경험이 내게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준 것 같아요. 그래서 급진적 정치를 통해 해방을 모색하는 대신, 현재 그대로를 받아들임으로써 어떤 자유를 찾을 수 있는지 모색하는 것입니다. 

감옥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것이 무슨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이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도움이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좀 더 훌륭한 철학자라면 그 질문에 체계적으로 답하겠지만 나는 일화로 대체하겠습니다. 함께 일하는 교도관 중에 그냥 궁금해서 내 수업에 들르는 사람이 있어요. 그가 가끔 내게 이렇게 말하곤 하죠. "재소자들이 하는 말들이 너무 흥미로워요." 

그 경험은 그가 매일 밤 감금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의 감각을 확장시켰어요.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이름이기 이전에 숫자에요. 그들은 '이동되는(moved)' 게 아니라 '배송되고(shipped out)', '식사 시간'은 '먹이 시간(feeding time)'이라 불리워요. 가축처럼 말이죠. 감옥은 주체성을 인정하거나 길러주는 장소가 아닙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반문화적인 행동 중 하나가 철학적 대화를 하는 것이에요.



철학자들은 감옥을 은유나 상징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가끔 느낍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감옥 생활의 현실에 집중하면서 이런 충동을 거스릅니다. 그게 책의 미덕 중 하나인데요. 감옥을 은유나 상징으로 바꾸려는 경향이 실제 감옥과 감옥이 속한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데 얼마나 방해가 될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런 기관과 이런 집단에 대해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대중의 상상 속에서 감옥의 담장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금과 같은 역할을 해요. 가끔씩 사람들이 내게 감옥에서 공격을 받거나 수업 중에 몸싸움이 일어난 적은 없냐고 묻는데요. 그러면 "아니요"라고 답하면서 웃습니다. "그런 일이 왜 일어나겠어요?" 그런 질문이 나오는 건 감옥의 담장이 폭력, 어둠, 혼돈이 우리 내면이 아니라 그 담장 안에 있다는 상상을 지속시키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맞습니다, 저는 재소자들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삶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묘사하고 싶었어요. 감옥에 대한 신화를 깨기 위한 방편으로써 말이죠.

이번에는 학계의 요구 및 문화 바깥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질문입니다. 철학을 순수한 학문적 실천으로 보는 경향이 철학의 가치를 제한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해 철학이 학교에서 낭비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제가 대학에서 공부했던 수많은 학문적 철학은 질문들에 하향식 접근법을 취해서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먼저 개념을 정의하고 그런 자명한 이치들에서 바깥쪽으로 넓혀가라고 배웠어요. 이건 지식만 있고 감성은 없는 질문 방식이죠. 지난 6년 동안 나는 상향식 접근법을 실험했어요. '내 형은 감옥을 열두 번 들락거렸다. 그렇지만 나는 근처에도 안 갔다. 덕분에 이렇게 질문하게 됐다.', '나의 도덕적 행운은 내 정체성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내가 처해보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 이것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질문이 아닙니다.

가끔씩 제가 철학을 다시 학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학사를 마치고 지난 10년 동안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많이 발전한 것을 압니다. 페미니즘 및 비판적 인종 이론과 같이 상황적 논쟁, 체화, 관점 이론을 위한 공간이 늘어났어요. 또 누가 알겠습니까? 제가 다시 돌아가게 될지... 하지만 지금은 제 식대로 글을 쓰는 자유를 계속 누리고 싶습니다.

작가로서, 그리고 철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작가님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감옥 속 철학 교실은 여전히 내게 세상에서 가장 흥분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계속 철학을 가르치고 싶어요. 이 책은 튀르키예, 중국, 한국, 대만처럼 저마다 감옥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나라들에서 번역되는 중이에요. 감옥, 남성성, 친절, 희망, 수치심, 집, 자유 등과 같은 이 책의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나라 독자들과 빨리 대화해 보고 싶어요. 그런 대화들이 내 다음 글쓰기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앤디 웨스트

런던 대학교에서 철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3:AM〉, 〈가디언〉, 〈더 타임스〉, 〈더 밀리언스The Millions〉, 〈리트로Litro〉, 〈바운들러스Boundless〉, 〈블룸즈버리Bloomsbury〉에 글을 기고했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철학재단The Philosophy Foundation에서 일하고 있다. 2016년부터 감옥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라이프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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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웨스트 저 | 박설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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