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이 책 더 알리고 싶었다
반짝이는 우리의 순간들을 응원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특히 여성 독자들에게 더 알려지지 못해 아쉬운 에세이 책들을 모아본 에세이 PD의 취향 가득한 책 이야기. 나를 더 반짝이게 만들어줄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2022.10.28)
매일 출간되는 여러 책들을 다루다 보면, 여러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저마다 들여다 보기만 하면 빠져들 매력적인 이야기들인데, 차마 독자들에게 곁을 내어주지 못하고 있는 책들을 보노라면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 들기도 하고, 어떻게 알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 보면 밀려드는 업무에 고민에서 그치게 되는 때도 많다. 그래서 사심을 가득 담아, 업무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 나와 같이 살아가는 여성 독자들에게, 일단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읽어버렸던 이야기들을 모아 소개해 보는 시간.
조윤경 저 | 알에이치코리아
워크맨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를 사서 음악을 듣던 초등학교 시절의 나는, MP3가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떤 노래를 담아 듣고 다녔던 지도 생생히 기억한다. 얼마 전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Y2K 노래들이 흘러나왔을 때, 친구들과 같이 ‘저 노래 기억나? 우리 쉬는 시간마다 모니터에 틀어놨던 거!’하고 같이 추억에 젖어 들다가, ‘이제는 구오빠가 되어서 더는 못 듣겠어.’라며 과거 덕질의 역사를 되새겨 봤더랬다. 그 시절 노래 하나만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어느덧 우리도 느끼는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덕질이 아니더라도, 미니홈피 BGM으로 하나쯤은 노래를 꼭 두던 우리의 ‘노래 이야기’를 본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노래를 다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그 시절 친구들을 소환해 보게 될 텐데! 우리의 반짝거리던 시절과 추억을 되살려주는 이 책, 같이 봐요!
수연 저 | 라곰
우리는 여전히 다이어트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한때 바디프로필을 찍느라 고도의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던 때가 있었다. 먹는 것에서 행복을 자주 느끼던 나는 식단을 조절하면서 삶의 낙을 잃었노라 자주 말하고 다녔고, 강제로 소거해야 했던 식욕은 운동에 대한 집착으로 바뀌기도 했다가, 감량 되는 몸을 보고 또 희열을 느끼다가, 이렇게 안 먹는데 왜 안 빠지냐는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다. 책 제목대로 ‘먹는 게 불행’했던 때였지만, 그 경험을 해 본 나로서는 ‘음식 강박’을 경험해 보게 된 계기가 되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대로 모두 경험했다. 결국은 모든 게 건강한 습관 형성이라는 뻔한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잠시 모든 걸 놓고 먹더라도 우리는 그대로 우리니까. 건강하게만 먹어 보자고, 라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어 줄 이 책.
모호연 저 | 라이프앤페이지
1인 가구로 살면서 이번이 5번째 이사였던가. 부모님의 집 방문 이후 내게 작은 미니 전동드릴이 생겼다. 신기하게 전동드릴이 있고 나니 이사 이후 새로운 것들을 들이게 되어도, 특히나 조립식 가구를 사도 안심이 되었다. 벽걸이 TV를 스탠드형으로 만들어서 보고, 업무용 책상과 주방 보조대를 사서 바로 설치해서 사용하고, 여름이 끝난 뒤 선풍기 날개까지 뜯어 세척하고. 드릴 하나로 이렇게 많은 게 가능해질 지 몰랐다. ‘공구’는 남성의 도구라 생각했던 아주 지난날의 나로부터 한층 더 성장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구하기 어려운 게 있으면 직접 만들면 되지, 그 생각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저자의 말을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 공구 하나쯤 두고 사는 것, 제법 해볼 만한 일일 테다.
김민철 저 | 위즈덤하우스
요즘 따라 더욱 마음이 요동치는 나였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한 원동력은 어디서 다시 끌어오는 것일지, 일과 나 사이의 거리는 얼마가 적당한 것인지, 결혼 후에도 내 일을 잃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삶의 변화는 어떻게든 계속될 텐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일’로서 하려면 지금 이 시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매일 잠들기 전 고민했다. ‘나를 키우면서 일로 나아가는 일하는 여성’이 되고 싶은 나에게, 롤모델 삼고 싶은 선배가 되어주는 김민철 작가의 ‘일’ 이야기.
레나 저 | 낮은산
사진작가 레나의 사진을 본 순간, ‘내가 되는 여행’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도피를 위해,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 여행 자체로 내가 확장되는 여행을. 세계를 누비며 우연한 마주침이 잊을 수 없는 만남이 된 순간들을 기록했다는 이 책. 사진이 주가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주가 되는 사진작가의 이야기. 낯선 이방인에게 호의를 베풀어주고, 길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여행의 만남들. 희미하지만 빛나는 그 순간의 만남과 ‘안녕’들을 먹고 커진 저자의 내면세계가 나에게 다가와, 그녀의 여행들을 상상해 보게 만든다.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질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지칠 대로 지쳐 활자를 볼 힘도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언가를 읽어낼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책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그냥 내 취향대로 골라본 에세이 책 이야기. 더 추워지기 전에, 나를 채워낼 이야기 한 편씩 마음에 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슬쩍 건넬 테니 언젠가 서점에서 발견하거든, 읽고 싶은 책이 마땅히 없거든, 꺼내 읽어 주세요. 이 이야기들로 채워지고 난 당신은 무언가 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어 반짝일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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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쓰고 가끔 읽는 게으름을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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