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헤디 프리드 글 / 스티나 비르센 그림 / 류재향 역 | 우리학교
2차 세계 대전과 나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는 이미 70년이 넘게 지난 사건이지만, 아직도 그 역사를 생생히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경험을 직접 체험한 스웨덴-헝가리 출신의 저자 '헤디 프리드'는 십 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종 차별의 위험성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전 세계를 돌면 연설하고 있다. 수용소에서 운이 좋게 살아남은 저자는 1년여 기간 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개 '보드리'를 만나 재회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공포스러운 기억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 (고상우)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상근 작가의 새 그림책이 출간됐다. 두더지 시리즈(『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무척 반가울 신간 『두더지의 여름』. 올 여름에는 두더지가 밀짚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그림책 첫 장을 열면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얘야, 여름이 왔구나." 두더지 시리즈의 가장 따뜻한 말 한마디 '얘야'. 두더지는 여름을 맞아 거북이와 바다로 떠난다. 걷고 땅을 파고 도착한 곳은 곰 가족의 목욕탕, 또 땅을 파서 도착한 곳은 동물들의 수영장. 과연 두더지는 바다에 도착해 근사한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을까? 김상근 작가의 그림책 속 두더지는 여전히 작지만 근사한 마음을 지녔다. 4권은 언제 나올까? (엄지혜)
김혜리 저 | 마음산책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얼마만큼 마음이 움직였는가에 따라 방금 본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결정되는 편이다. 내가 그 영화를 왜 좋아하게(혹은 싫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머리로 깨닫는 것은 늘 한발 늦곤 했는데, 그나마 늦은 이해를 독려해주는 말이 있다면 지난 몇 년간 '김혜리의 필름클럽' 이 그것이었다. 김혜리 기자의 글(혹은 말)은 홍보 문구대로 '스미는' 성질이 있어, 한계를 두지 않고 항상 영화를 '더' 보게 만들곤 했다. 한 번의 관람으로 그치는 게 아닌, 두고두고 묻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 조용한 음성만큼 단정하게 정리된 책으로 만나 더 반가운 신작이다. (박숙경)
캐서린 앤젤 저 / 조고은 역 | 중앙북스(books)
캐서린 엔젤의 『내일의 섹스는 다시 좋아질 것이다』는 여성의 섹스를 둘러싼 숨은 전제들을 찾아내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현실의 성 담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터져 나온 '미투 운동'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했다. 특히, '예스 민즈 예스, 노 민즈 노' 동의 없는 섹스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원칙이 떠올랐다. 캐서린 엔젤은 '동의에만 기대는 논의는 여성에게 또 다른 속박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을 검토하면서도, 두 주장에 내재된 섹스에 대한 전제 자체를 다시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그는 섹스에 대한 새로운 개념으로 나아간다. 섹스는 완벽한 자기 인식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약성과 돌발성을 맞닥뜨려야 하는 행위라는 것. 그래서 더 좋은 섹스를 향한 우리의 질문은 결코 단순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운다.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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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영화가 있었다. 어제까지 그만 써야 할 100가지 이유를 만지작거렸던 자신을 까맣게 잊고 흥분해서 키보드 앞에 앉게 부추겼던 영화들이.” 영화 글쓰기의 전범, 김혜리 기자의 5년 만의 신작 “어떤 리뷰는 영화만큼이나 감동적이어서 그 자체로 작품이다.” “조용한 잉크 방울이 떨어져 스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