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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감상 수업』 유니쓰, 루바토 저자 인터뷰
예술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기 때문이에요. 시대를 반영해 다방면의 모습을 보여주죠. 때론 예술은 우리가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며, 현실을 뛰어넘고 다른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도와줘요. (2022.07.21)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지식과 감상 수준이 얕아,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샤이 클래식’ 독자를 위한 책, 『클래식 감상 수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클래식 감상 뉴스레터 〈다카포 페이퍼〉의 발행인 '유니쓰'와 '루바토'가 발행한 원고와 미발행한 원고를 엮어, 꼼꼼하게 편집한 것이다. 발행인이기 이전에 현대 음악 작곡가로서, 강사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두 사람에게 음악과 예술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다카포 페이퍼〉는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7월에 시작되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유니쓰 : 루바토와 오래전부터 클래식 음악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전공자마저 떠나는 현실인데, 일반인들이 클래식을 알아주길 바라는 건 사치였죠. 그런 억울함과 한을 갖고 있다가 서로 시간적 여유가 딱 맞아 뉴스레터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딱히 코로나와 관련은 없고, 발행하고 보니 시기가 코로나였던 거죠.
루바토 : 당시 저는 휴학하고 한국에 있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깝고, 다시 독일로 들어가자니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상태였어요. 조금 더 생산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유니쓰와 함께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됐어요.
『클래식 감상 수업』과 〈다카포 페이퍼〉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유니쓰 : 『클래식 감상 수업』은 정갈하게 간추려져 있어 감상에 꼭 필요한 엑기스를 읽어 볼 수 있어요. 여러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으니까요. 반면, 〈다카포 페이퍼〉는 발행 당시의 상황이 반영된 선곡이고, 글의 생동감이 조금 더 느껴지죠. 그래서 간혹 오타도 발견되기도 하고 발행 시간이 늦기도 한답니다. 녹화 방송과 생방송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루바토 : 맞아요. 유니쓰가 방송으로 비유했으니 결국 편집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무튼, 또 다른 점으로 책에는 비슷한 특징이 있는 음악끼리 카테고리가 설정되어 있어요. 그래서 같은 범주 안에 있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훨씬 이해하기가 쉬울 거예요.
무려 첫 책의 출간인데 소감이 어떠신지, 인상 깊었던 독자 후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니쓰 : 푸념으로 시작한 일이 책 출간으로 이어져 너무 신기해요. 더구나 좋은 후기를 써주신 분이 많아 감사한 요즘입니다. 그중에서도 저희의 의도를 너무 정확히 꿰뚫어서 분석하신 후기를 봤는데, 온몸에 기분 좋은 소름이 돋았어요.
루바토 : 얼떨떨하면서도 정말 영광이에요.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아요. 다양한 후기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클래식을 듣는 게 어렵고 막연했지만 이제 듣는 귀가 조금 뚫렸다”라는 말이 참으로 보람차더라고요.
작곡가는 매일 곡만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분 활동하시는 걸 보니 좁은 견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곡가인 나, 에디터인 나, 그 밖의 나와 조화롭게 사는 삶을 추구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을까요?
유니쓰 :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곡을 쓰는 사람이 됐고, 그러다 보니 작품을 설명해야 하는 에디터가 됐고, 그런데 돈도 벌어야 하니 사업도 시작하게 됐죠. 그때마다 필요한 것에 집중하다 보니 다양하게 활동하게 됐어요. 운이 좋게 모든 활동에 조금씩 성과가 생겼고, 그래서 깨달은 건 필요하다면 일단 시작하자는 것과 시작했으면 무조건 영혼을 갈아 넣자는 것이에요.
루바토 : 모든 게 다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일들과 재료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창작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모든 일의 시작이 아이디어에서부터 출발해요. 결국, 매 순간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시간을 걸릴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주변에 선한 영향을 주고 있을 때가 많더라고요.
곡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두 분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유니쓰 : 예전에는 주로 인상 깊은 그림과 마음에 와 닿는 문학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썼어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겪는 모든 삶 자체를 곡에 반영하려고 해요. 그래서 꼭 대단한 사건이 아니어도 일상에서 느꼈던 모든 것들을 소재로 곡을 써요. 다음 달에 선보일 “Blue Sign for Trio(2022)”는 한창 주식이나 가상 화폐 투자에 관심을 가졌을 때 썼던 곡이에요.
루바토 : 저는 평상시에 낙서랑 메모하는 것을 좋아해요. 주위에 흥미로운 소리가 있으면 녹음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모은 재료들을 보고 있으면 교집합이 생기더라고요. 이 안에 있는 주관적인 이끌림에서 객관적인 매력을 찾기 시작하죠. 현실과 상상 속에서 오감과 육감을 최대한 느껴보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창작자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뭘까요?
유니쓰 : 본인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쓰는 것이에요. 억지로 무언가 짜내지 않으려고 하죠. 그러려면 평소에 좋은 영감과 에너지를 받아야 하는데, 결국 그건 제가 그런 사람이어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작품을 쓰고 싶으면, 저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늘 노력하고 있어요.
루바토 : 익숙함에 물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관습의 탈피인데요, 우리 주위에는 상상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다양하기 때문에, 최대한 관습적인 형태를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해요. 급변하는 시대에 익숙함에만 머무른다면 슬플 것 같아요. 낯설고 새로운 것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죠.
전염병이 돌고, 전쟁이 일어나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는 게 점점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삶에서 예술을 놓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유니쓰 :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예술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예술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합니다. 예술이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고, 생각하게 만드니까요. 그것이 결국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겠죠. 현실을 살아가는 데에도 큰 원동력이 될 거예요.
루바토 : 예술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기 때문이에요. 시대를 반영해 다방면의 모습을 보여주죠. 때론 예술은 우리가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며, 현실을 뛰어넘고 다른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도와줘요. 초월적이고, 탈피적이고, 해방적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예술을 통해 세상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구조화할 수 있게 돼요. 예술을 놓는 순간 거울은 깨지고 여러 세계를 구축할 힘은 산산조각이 날 거예요.
*유니쓰(김지윤) 중학생 때 우연히 지원한 서울시 예능영재교육원에서 작곡을 시작했다. 선화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루바토(이지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악대학교에서 작곡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인지하며, 이 소리들의 근원을 찾다 보니 어느새 곡을 쓰는 사람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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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쓰>,<루바토> 저/<김은하> 감수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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