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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영화’를 찾으면, 나만의 심리가 보인다

『영화관에 간 심리학』 박소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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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누구나 좋아하는 매체이니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기에도 유용한 점이 많아요. (2022.05.31)

박소진 저자

사람들은 언제나 심리가 궁금하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 ‘나는 왜 늘 같은 선택을 하는 걸까?’ 그렇다고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심리이기도 하다. 영화와 드라마를 소재로 심리를 쉽게 알려주는 책 『영화관에 간 심리학』이 나왔다. 이 책은 사랑, 가족, 폭력 등 각 주제에 어울리는 26편의 영화와 드라마 속 캐릭터를 통해 일상의 심리를 알려준다.

흔히 영화를 ‘2시간짜리 인생’이라고 한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인간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영화 속 인물과 스토리에 몰입하고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해 울고 웃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세계와 조우할 수 있고 과거의 나를 만나기도 하고 미래의 나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 책과 함께 영화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나 자신을 알아갈 기회를 얻어보자.



출간을 축하합니다. 『영화관에 간 심리학』과 작가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늘 자기소개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직은 작가라는 말이 어색하고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20대 중반에 심리학에 입문했고, 올해 오십이 되었으니까 한 25년간 심리학을 공부해왔습니다. 현재까지 관련 일을 하면서 틈틈이 심리학을 주제로 한 책들을 집필하고 있고요. 어려서의 꿈이 글쟁이가 되는 것이었는데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 다시 용기를 내어봅니다. 진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야겠다고 말이죠. 앞으로는 좀 더 열심히 글쓰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기존의 저서들을 보면 영화와 심리학을 엮어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왜 심리학을 설명하는 데 영화를 선택하셨나요? 

어려서 소설이나 영화 등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도 있어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것에 다가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아마도 그런 마음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특히 영화는 누구나 좋아하는 매체이니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기에도 유용한 점이 많기도 하고요. 일단 영화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면서 재미있어하니까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는 무한하고 새로운 영화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니 늘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한 이유겠네요. 그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니까요.

집필하시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글을 쓰는 행위는 소통의 한 유형입니다. 저는 내향적인 편이라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간접적인 소통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즉 말이나 글이나 그 외 다양한 형태의 언어로 우리는 소통을 하는데,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소통은 혼자서 할 수 없고 상대가 반드시 필요하죠. 그러려면 솔직함과 진솔함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이라고도 하는데 상담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진정성 있게 표현해야 상대방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느낄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글을 쓰면서도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다룬 영화 중 하나를 추천하신다면 어떤 영화를 추천하실까요?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는 그냥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보라고 말씀드려요. 그때그때 당기는 영화 또는 드라마가 제일 좋은 영화이고 드라마입니다. 사람들은 허구이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위로받기 때문이죠. 특히나 책에는 전반적으로 무거운 주제들의 영화들이 많아서 조금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나를 추천해드린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게 보았던 <극한직업>을 추천합니다. 요즘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안 본 분들이 있다면 보고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이 보셨겠지만 말이에요.

작가님의 인생 영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꼽으셨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책의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는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저한테 큰 울림을 준 영화입니다. 수년 전에 ‘당신의 영화가 있나요?’라는 주제로 칼럼을 써달라고 해서 이 영화가 떠올랐고 그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저의 20대가 보였던 것이죠. 이유를 모르고 북받치는 감정이 올라와 눈물을 흘렸는데 그 이유를 알고 영화를 다시 보니 그때처럼 눈물이 나지 않더라고요. 

많은 분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자신만의 영화라고 꼽는 영화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영화 <바그다드 카페>를 꼽을 수도 있죠. 여러분의 인생 영화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심리적 우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으실까요?

코로나로 인한 우울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인지하고 그래서 한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상이죠. 개인적인 문제나 내적인 상태와는 다른 외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니까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쉽게 해결될 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상황이기에 위로가 되기도 하고요. 다만 코로나로 인해 겪는 불편감이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이 지속되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지속된다는 것도 사실이죠. 개인적으로는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가 좋았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치유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일본 영화가 원작이고, 한국에서도 제작되었는데 아무래도 한국 영화가 더 공감이 가더라고요. 

덧붙이자면 영화를 선택할 때 자신의 감정 상태와 맞닿아 있는 영화나 왠지 끌리는 영화를 선택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억지로 기분을 ‘업’시킨다고 자신의 감정 상태와 다른 영화를 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기분이 ‘다운’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영화라도 보고 싶지 않을 때는 안 봅니다(단, 통장에 입금되면 다른 이야기죠). 그런데 딱히 뭘 봐야 할지 모를 때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영화를 보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소통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만 그런가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구나.’ 혹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를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을 테니까요.

이후 영화와 심리학을 엮는 작업은 이어가실 건가요? 앞으로의 작업이 궁금합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영화 속의 여성’입니다. 오랜 세월 여성의 삶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어디에도 해답이 없더라고요. 바뀐 듯 안 바뀐 듯, <82년생 김지영> 같은 영화가 반향을 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분명 세상은 바뀐 것 같은데,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면 ‘뭐가 바뀐 거지?’ 하는 생각이 들죠. 영화를 보면서 정리를 하다 보니 영화 속 여성들의 캐릭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최근 ‘페미니즘’의 문제도 있고, 우리가 좀 더 긍정적인 여성상 또는 남성상을 새롭게 창출하고 적대적 공생이 아닌 서로 돕고 의지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영화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박소진

심리학 박사(수료), 현재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협) 대표. 지은 책으로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공저), 『영화 속 심리학 1, 2』, 『처음 시작하는 심리검사와 심리평가』, 『당신이 알아야 할 인지행동치료의 모든 것-행복해지기 위한 기술』, 『영화로 시작하는 상담심리』 등이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다니다가 회의를 느껴 그만두고 ‘나를 알고 싶어서’ 심리학에 입문했다. 심리학에 입문한 지 20여 년이 흘렀고 이제는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어려서부터 글쟁이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삶이 먼저였기에 최선을 다해 살면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지금껏 살아온 것 같다. 그리고 이제야 그 꿈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




영화관에 간 심리학
영화관에 간 심리학
박소진 저
믹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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