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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신비롭고 오묘한 이야기

『야호 슈퍼의 비밀』 최명서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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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슈퍼의 비밀』은 어린이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현실과 옛날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환상 세계를 오가며 우정의 소중함을 배우고 ‘레벨 업’ 할 수 있는 동화책이다. (2022.05.19)

최명서 저자

친구보다 스마트폰이 좋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지후. 하지만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갔을 때, 진정한 모험이 시작되는데…. 무시무시한 ‘야호 슈퍼’ 주인 할머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면 친구의 마음을 얻고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야호 슈퍼의 비밀』은 어린이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현실과 옛날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환상 세계를 오가며 우정의 소중함을 배우고 ‘레벨 업’ 할 수 있는 동화책이다.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그림과 흥미진진한 서술을 통해 밖에서 친구와 함께할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전한다.



『야호 슈퍼의 비밀』 출간을 축하드려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도 들려주세요.

출판사에서 보내준 따끈따끈한 책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어요. 제 마음속 아이가 쓴 글에, 그림 작가님이 특별한 그림을 그려 주시고, 여기에 편집자님의 세심한 정성이 더해져 멋진 책이 만들어졌잖아요.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 작품은 <여우 누이>로 재화 원고를 쓰면서 시작됐어요. 다시 읽으며 쓰니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읽을 때와는 다른, 쓸 때의 즐거움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든 이 재미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문득 예전에 쓰던 원고와 잘 어울릴 것 같아, 두 이야기를 버무려 쓰게 되었어요.

색색의 ‘마법 콩’부터 특이한 방법으로 열리는 유리문까지 작가님의 다양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어요. 이런 환상적인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아마 읽고, 보고, 들었던 경험이 누적된 게 아닐까 싶어요.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이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글을 쓸 때 변형되어 툭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아니면 새벽의 정령이 제게 준 선물일지도 몰라요. 초고를 쓸 때는 새벽에 작업을 하는데, 순간순간 떠오르는 대로 쓰거든요.

 

마법의 콩이 펑 터지는 삽화

『야호 슈퍼의 비밀』을 읽다보면 마치 전래동화 속에 들어간 듯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져요. 옛이야기에서만 보던 존재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작가님도 전래동화를 좋아하시나요? 왜 전래동화 같은 소재를 작품에 넣으셨는지, 어린이 독자들에게 어떤 전래동화를 추천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어릴 때 전래동화를 많이 읽었어요. 무척 재미있어서 동화 내용이 현실에서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해, 나쁜 사람이 벌을 받아서 너무 좋아,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 등 여러 가치관이 마음에 심어진 것 같아요. 일상생활을 할 때 필요한 판단 기준 같은 것이지요. 이렇게 단순하고 직선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래동화를 저는 좋아해요. 특히 <해님 달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나쁜 짓을 한 호랑이가 끝에 가서는 벌을 받는 게 후련했어요. 나쁜 사람은 꼭 알맞은 벌을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이외에도 어린이 독자들이 다양한 전래동화를 읽으면 좋겠어요.


“얼떨결에 뒷문으로 나가니 (…) 책에서나 봤던 초가집이 떡하니 서 있었어. 
겉모습은 허름해도 안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처럼 비밀스러워 보였어.”

요즘은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빽빽한 목표를 계획적으로 성취하는 ‘갓생(God 生) 살기’라는 게 유행이라고 해요. 그럼에도 작가의 말에서 ‘잘 노는 힘’이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중요하다고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쪼개 하루를 사는 것은 멋진 일이에요. 쉽지 않으니까요. ‘잘 노는 힘’이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놀기만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운 계획에 놀기도 포함되면 더 좋을 거예요. 일한 뒤에는 반드시 쉬어야 다시 움직일 수 있잖아요. 여백이 있는 계획이 지속력이 있고요. 계획의 밑바탕에 틈이 없으면 빨리 지치고, 목표에 다가가기도 힘들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면 집중하게 되지요. 호기심과 두려움이 생기지만 끝까지 용기를 가지고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좋은지, 어떤 게 잘못 됐는지, 의미 있는 것이 뭔지 알게 되지요. 더 중요한 것은 자기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경험을 하는 것이에요. 자기를 표현하면 즐거움과 만족감은 커질 거예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잘 노는 힘’이 생겨서 자기가 원하는 하루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노는 힘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중요해요.

스마트폰, 비대면, 메타버스 등이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안에서 놀든 밖에서 놀든 똑같지 않느냐고 할지 몰라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다 된다는 주인공 지후 같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밖에서 친구와 뛰노는 즐거움에 대해 들려주세요.

얼마 전에 메타버스로 진행된 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놀고, 낯선 사람과 얘기 나누고, 회의를 진행하고, 나름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나인 듯하면서 나와 비슷한 내가 노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직접 사람을 만나 소통하며 전달되는 에너지와는 달랐어요.

친구를 만나 얘기하고, 까르르 웃으며 하고 싶은 놀이를 할 때, 오롯이 나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함께 노는 친구도 알 수 있지요. 서로 알아가며 배우는 ‘바깥 놀이’. 저는 이런 놀이가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자기를 분명하게 알게 하고, 자기답게 생활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주니까요. 더불어 활기가 생겨 몸과 마음도 새로워지고요. 마음껏 밖에서 뛰노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같아요.


집필 공간

적지 않은 나이에 동화 작가로 등단하셨다고 들었어요. 동화를 쓰기로 결심하고 등단까지 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뒤늦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독서지도사로 활동했어요.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동화를 많이 읽으니,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무작정 ‘한겨레 아동문학작가 교실’에 들어가 공부했어요. 그다음 해 마흔 살이 넘어 등단했어요.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며, 제 아이도 키우는 일상이 벅찼어요. 거기다가 창작의 한계를 느꼈고요. 도망치듯 글쓰기를 그만뒀어요. 좋은 독자로 살아야겠다 싶었죠.

시간이 흘러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고 제게 시간이 많이 주어졌어요. 독일 현대 무용인 탄츠테아터를 배우고, 연극과 공연을 보러 다니고, 둘레길을 걷고, 전시회도 다니면서 친구들과 놀았어요. 신나게 놀던 어느 날, 마음속에서 소리쳤어요. ‘진짜 네가 하고픈 걸 해. 그게 뭐야? 뭐, 글! 글쓰기라고!’ 그렇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다시 공부하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꿈을 찾는 방법은 비슷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해 보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따라 해보고, 스스로 감동하고, 가능성에 도전하는 거죠. 저는 열심히 놀고 난 뒤 꿈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용기를 내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도전해 보세요. 놀이처럼 마음과 몸을 움직이면서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집필하실 작품에서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지, 어떤 작품을 쓰고 싶으신지 살짝 귀띔해 주세요.

저는 아이들이 잘 놀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동화를 쓰고 싶어요.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현재 생활에 용기를 얻고, 힘들 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면 정말 좋겠어요.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아이와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어른도 아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아이도 어른도 공감하는 이야기를 느릿느릿 오래오래 쓰고 싶어요. 

 


*최명서

1968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산들바람이 부는 숲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숲을 닮은 이야기를 오래오래 들려주고 싶다. 한겨레아동문학작가학교를 수료했으며, 2009년 <어린이문학>에 단편동화 「넌 나의 벨크로」가 실렸다. 2010년 단편동화 「엘리베이터 괴물」로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했다. 현재 독서지도사로 일하고 있다.




야호 슈퍼의 비밀
야호 슈퍼의 비밀
최명서 글 | 박지윤 그림
뜨인돌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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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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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슈퍼의 비밀

<최명서> 글/<박지윤> 그림 10,8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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