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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최고의 팀, 그거 어떻게 만드는 건데?

책읽아웃 - 이혜민의 요즘산책 (246회) 『규칙 없음』,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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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렇게 베스트, 워스트 경험들도 얘기를 해봤는데요. 앞으로 다른 조직을 경험하게 된다면, 혹은 내가 팀을 만들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를 얘기해보면 좋겠어요. (2022.04.13)


이혜민 : 근황 토크로 시작하는 게 루틴이 됐어요.

김상훈 : 지난 주에 특별한 게 없어서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해 봤어요. 동료들과 팀워크 향상을 위한 피크닉 모임을 가기로 했어요. 예스티비 만드는 분들과 편안하게 많이 놀기도 하고 기획에 대한 이야기는 되게 열정적으로 나누는 사이에요. 

이혜민 : 저도 오늘 주제와 관련된 근황이 있는데요. 지난 방송에서도 일이 많아져서 함께할 동료를 찾는 게 숙제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번에 저희 유튜브 채널 한 꼭지를 담당해 줄 새로운 편집자를 찾았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같이 해봤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럽더라고요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껴서 좋은 상태예요.

김상훈 : 오늘 다룰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이혜민 : 오늘도 제가 설문조사를 가져왔는데요. 잡코리아에서 작년에 한 조사인데 “일하면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조직 문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MZ세대의 77%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것의 첫 번째는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허드렛일을 맡아야 했을 때.” 그리고 “내가 노력한 만큼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세 번째는 “업무 지시를 받을 때 일에 대한 배경과 이유를 명쾌하게 듣지 못했을 때.” 그리고 “선배나 상사가 반말 등을 하며 동료로 대우해 주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회사와 업무 스케줄 때문에 개인의 일정에 영향을 받을 때”라고 해요. 그리고 우리 둘 각자의 베스트, 워스트 팀 경험을 뽑아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김상훈: 저는 워스트를 특정한 한 팀의 사례로 꼽지는 못하겠더라고요. 대신에 워스트라고 느끼는 요소들을 한 번 모아 보았습니다. 


1. 의사소통구조나 절차를 섬세하게 마련하지 않는 팀

2.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지 않거나 그것에 대해 자주 논의하지 않는 팀
3. 일하는 과정과 절차의 합리성, 일하는 사람들의 관계 등 과정적인 요소를 중시하지 않는 팀
4. 관리자가 중요한 결정을 임의로 하고 일거리는 마구 던져주는 팀!
5. 관리자가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팀
6. 관리자가 합당한 근거로 설득하지 않고 자기 결정에 맞추기를 원하는 팀!

반대로 베스트 팀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1. 의사소통구조를 시스템과 절차로 마련해서 활발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 논의가 이뤄지는 팀
2. 관리자가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리더 역할을 하는 팀. 아이디어 논의가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구조를 만들고, 그것들을 수렴하되 결정은 확실하고 명확하게 하고 모두가 그걸 공유하는 팀.

하지만 베스트 팀의 경험은 활동가로 일할 때 혹은 비영리단체에서 일할 때였어서 수익이나 성과를 못 내는 팀인가 하는 슬픈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혜민 : 저의 워스트는 독립하기 바로 직전 회사인데요. 리더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모든 게 진행되는 팀 문화와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컨펌 라인이 아무리 있다고 해도 그 안에서 어떻게 일할지, 이를테면 기획안을 쓰는 방식이라거나 일의 순서 같은 것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자신의 방식을 따르길 바랐고, 그래서 아무리 밤을 새서 기획을 해도 나중에는 결국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바꾸겠지 하는 마음이 드니까 의욕이 안 생기더라고요. 두 번째는, 저는 주로 독립적으로 일하면서는 에디터, 기획자로 일을 했으니까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일이 많은데, 아무리 각자의 영역에서 훌륭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서로 생각하는 방향성이 정확하게 공유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다는 생각도 했어요. 반면에 조금 경력이 부족하더라도, 서로 방향성이 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결과물도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베스트 팀은 일단 지금 저와 6년째 같이 일하고 있는 저의 공동대표 현우 씨와의 팀이에요. 가족으로서 팀워크가 아주 좋아요. 산티아고를 다녀와서 더 좋아졌고요. 그런데 일을 같이 하는 건 다르더라고요. 처음에는 진짜 안 맞았거든요. 서로 스타일이 엄청 달라요. 저는 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어서 제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계속 혼자 끌어안고 있는 스타일이고, 현우 씨는 빨리 시도해보면서 보여주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디벨롭하고 그런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서로의 단점들을 보완해주고, 장점도 잘 알고 있어서 그게 시너지가 나는 편이죠

우리가 이렇게 베스트, 워스트 경험들도 얘기를 해봤는데요. 앞으로 다른 조직을 경험하게 된다면, 혹은 내가 팀을 만들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를 얘기해보면 좋겠어요. 좋은 조직 문화의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는 책이 있을까요?



김상훈 : 저는 『규칙 없음』을 가져왔어요. 넷플릭스의 조직 문화를 다루는 책이에요. 넷플릭스는 몇 년 전부터 좋은 조직 문화의 사례로 자주 언급되곤 하는데요. 그들이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를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직접 공저자로 참여해서 밝히고 있는 책이에요. 넷플릭스를 흔히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그럼 그 비밀은 뭐냐, 바로 조직문화에 있다는 거예요. 그럼 그게 어떤 조직문화냐, 바로 'no rules rules.' 규칙 없음의 규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좀 더 자세히 풀면 자유와 책임의 문화예요. 무슨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말이죠? 굉장히 이상적인 공동체를 말할 때 하는 말인데, 사실 이상적이라고 여길 만큼 실제로는 구현하기가 어려운 문화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그걸 바로 하고 있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론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요. 어떤 시스템이냐?

우선 인재 밀도 높이기예요. 최고의 인재들만 채용해서 인재 밀도를 높이고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죠. 두 번째는 통제 없애기예요. 휴가, 지출, 출장, 핵심성과지표 등 다른 회사에 있는 규정이나 지표가 없고요. 통제가 아니라 맥락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준대요. 조직의 목표와 전략을 공유한다는 전제로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하게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솔직함의 문화예요. 극단적일 정도로 솔직한 피드백을 장려하는데 이는 조직의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것과도 관련돼요. 이러한 넷플릭스의 팀을 재즈 밴드에 비유한 문장이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교향곡은 당신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지휘자와 악보에는 더 눈을 두지 말라. 그보다는 재즈 밴드를 결성해라. 재즈는 개인의 자발성을 강조한다. 연주자는 음악의 전체 구조를 알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즉흥적으로 흐름에서 벗어나 혼자 흥에 겨워 연주할 자유가 있으며, 이로써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음악을 창조해 낸다. 재즈 연주에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고 즉흥 연주에 능한 직원들을 고용하라. 그런 조건들이 하나로 모일 때, 무대에서는 멋진 음악이 흘러나올 것이다.”



이혜민 : 저는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가져왔어요. 이 책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이 쓴 책인데요. 구글, 픽사 같은 유명한 기업부터 미국 특수부대나 보석 도둑단 핑크팬더까지 다양한 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들의 공통점은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하는 팀이라는 거예요.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이거예요. 오랫동안 진리처럼 여겨졌던 ‘한 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엘리트 신화를 전면으로 반박하면서, 오히려 개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팀워크, 팀 문화가 좋으면 훨씬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최고의 스펙을 가진 능력자를 찾아 헤매는 대신, 조직 문화를 잘 만드는 게 낫다는 거죠. 이 책은 최고의 팀을 만드는 세 가지 키워드를 책 전반에 걸쳐 소개해요. 첫 번째는 소속감, 두 번째는 취약성, 세 번째는 방향성인데요. 저는 이중에서도 취약성 파트가 흥미롭더라고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누구나 본능적으로 취약성을 숨기려 들지만, 정작 취약성을 드러내는 행동은 신뢰를 높이고 협동을 형성하는 통로가 된다. 이는 곧 팀워크의 작동 원리와 연결된다. 협동심이란 갑자기 높아지거나 줄어들지 않는다. 일종의 ‘집단의 근육’과 같아서, 특정한 패턴으로 소통이 반복되면서 형성되고 강화된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저마다 취약성을 드러내고 위험 부담을 함께 떠안으며, 궁극적으로 하나라는 의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걸 보면서, 도움을 청하기 어려워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책읽아웃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규칙 없음
규칙 없음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저 | 이경남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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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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