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1년 가장 좋았던 채널예스 인터뷰
채널예스 기자들이 꼽은 올해의 인터뷰
진짜 좋은 인터뷰이는 질문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잊히지 않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021.12.17)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나만큼 떨면서 들어오는 인터뷰이를 만났다. 『지성이 금지된 곳에서 깨어날 때』를 쓴 이유진 <한겨레> 기자다. "너무 떨린다"는 그의 말은 무척 의외였다. 27년의 저널리스트 경력. 인터뷰어로서는 까마득한 선배 아닌가. 이 이야기를 하자 "내 꿈은 <채널예스> 기자예요"라는 센스 있는 농담이 돌아왔다. 그는 모든 질문 앞에 잠시 멈춰 생각하고, 정성껏 답을 했다. 여성학 공부, 젠더/여성 이슈를 취재하며 겪은 묵직한 일화에 푹 빠져든 와중 "여성으로 잘 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라는 마무리에는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성소영)
온기가 느껴졌다. 2021년 1월, 한겨울에 진행한 『살리는 일』 박소영 저자와의 인터뷰. 충만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간 기억이 난다. 박소영 저자가 보여준 진심 덕분이었던 같다. 타인의 진심에 자주 멈칫하고 감동하는 나로서는 웃고, 울컥하며 동물들에 대한 진심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박소영 저자에게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지식보다 마음이 중요해요. 잘 몰라도 사랑할 준비가 되면 알게 되거든요. 배우고 싶어져요.”라는 말은 모든 관계에 필요한 이야기 같아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 뿐인가. 인터뷰 이후 받은 문자에서도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전해졌다. (최진영)
"소수자가 언어를 만들어야 소수자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한진희 저자의 말이다. 그가 엮은 『질병과 함께 춤을』은 아픈 몸으로 사는 질병 당사자들이 자신의 질병 서사를 솔직하게 적은 기록집으로, 올해 9월 맑은 초가을에 이 책을 가운데 두고 우리는 만났다. 특히 기억나는 것은 함께 자리한 박목우 저자의 이 말, "아픔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자원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게 되면 정말 좋겠다."이다. 아픈 몸을 기본값으로 두는 사회, 그 사회를 상상하며 인터뷰 내내 마음이 두근거렸다. (신연선)
우리는 '가해자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권윤덕 작가가 10년 동안 붙든 주제였고 그만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해자를 지목하고 고발하고 사과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잘못을 인정할 수 있도록 사회가 품는 게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말을 옮기며 기사에 다음과 같이 썼다. "가해자는 무엇을 해야 하고, 그들 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짜 좋은 인터뷰이는 질문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잊히지 않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임나리)
언제부턴가 인터뷰이들의 멋진 말들에 크게 감응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왜 변했을까, 달라졌을까 의문과 아쉬움을 가졌던 올해 여름. 첫 장편 소설 『밝은 밤』을 쓴 최은영 작가를 만났다. 그가 쓴 작품들을 익히 읽어왔기에 홀로 친근한 마음을 갖고 질문지를 만드는 데 뾰족한 질문들이 나오지 않았다. 문득 궁금해진 건, 작가가 갖고 싶은 ‘관계’에 있어서의 재능이었다. 최은영 작가는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 수도 있는데요. 항상 바라는 건 저에게 더 많은 사랑이 있길 바라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호구 같다고, 멍청하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사랑이 많은 사람 같아요.” 이 말을 들으러 나는 인터뷰 자리에 온 걸까? 진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에 오래 감응했다.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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