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 명 구독자를 사로잡은 손뜨개 니트의 비결은?
『김대리의 쉽게 뜨는 요즘 니트』 김대리 저자 인터뷰
뜨개질의 매력은 성취감이에요. 많은 뜨개인들이 공감하실 텐데, 작품 하나 완성하면 정말 뿌듯하고 들고 나갔을 때 누가 예쁘다고 한마디 해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2021.12.14)
수많은 독자들을 손뜨개 니트의 세계로 안내했던 ‘바늘이야기 김대리’가 더욱 트렌디하고 풍성해진 두 번째 도안집 『김대리의 쉽게 뜨는 요즘 니트』로 돌아왔다. 22만 인기 유튜버이자 밀레니얼 손뜨개 작가답게, 이번 책에는 김대리의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데일리 니트 작품 20점을 담았다. 이번 겨울에는 김대리와 함께 포근한 니트 한 벌 뜨기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첫 책인 『쉽게 뜨는 탑다운 니트』가 많은 뜨개인들의 호응을 불러왔던 게 생생한데 어느새 두 번째 책을 출간하셨네요! 지난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번 책에서는 제가 정말 입고 싶은 니트 작품을 담았습니다. 첫 책에서는 쉬운 뜨개질과 탑다운 방식이라는 두 가지에 집중하다 보니 옷 형태나 디자인에 제약이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와 함께 제가 원하는 디자인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물론 지난 책보다 조금 복잡해진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만큼 정교하고 기성복에 가까운 옷들이 많답니다.
제목의 ‘요즘 니트’라는 키워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집콕족’들이 늘어나면서 뜨개질을 취미로 즐기는 2030 세대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김대리님에게 ‘요즘 니트’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요즘 니트란 ‘내가 쇼핑할 때 살 법한 니트’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예쁜 옷은 정말 많지만, 막상 제가 사고 싶고 입고 싶은 옷들을 보면 생각보다 평범할 때가 많아요. 20대인 제 친구들의 경우에도 하나같이 심플한 니트를 즐겨 입고,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많이 선호하더라고요. 그런 평범함을 제 손으로 직접 구현해보고 싶어 만든 니트들이 많답니다.
심플하고 매력적인 니트 작품들을 보며 눈이 즐거웠습니다. 왠지 한번 떠보고 싶은 욕심도 들고요. 김대리님이 생각하는 뜨개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뜨개질의 매력은 성취감이에요. 많은 뜨개인들이 공감하실 텐데, 작품 하나 완성하면 정말 뿌듯하고 들고 나갔을 때 누가 예쁘다고 한마디 해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뜨는 과정도 의미 있는 순간들이 많아요. 저는 평소에 넷플릭스를 보면서 뜨개질을 하는 걸 참 좋아하는데, 남들은 그냥 넷플릭스’만’ 볼 때 내 손은 쉬지 않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알차게 사는 느낌이랄까요? (웃음)
지금껏 다양한 손뜨개 옷과 소품을 디자인하고 뜨셨을 텐데, 가장 뿌듯했던 작품과 가장 속 썩였던 작품은 어떤 건가요? 김대리님이 생각하는 뜨개질의 매력도 궁금해요.
가장 뿌듯했던 작품은 손가락 장갑이에요. 이리저리 뜨다 보니 손가락이 하나둘 생기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정말 뜨개질로 못 하는 게 없구나’ 하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준 작품입니다. 반면에 마제스틱 브리오쉬 집업 카디건은 애증 그 자체였어요. 기법의 특성상, 같은 크기의 다른 옷에 비해 뜨는 시간이 두 배 정도 걸리는데, 체감상으로는 서너 배는 되는 것 같아요. 중간에 팔을 뜨다 말고 편집장님께 이거 책에서 빼면 안 되냐고 징징거렸을 정도랄까. 그런데 막상 완성하고 나니 친구들의 반응이 너무나 뜨거웠어요. 제가 만든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김대리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실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초보 뜨개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실과 작품이 있다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실은 필 에어 페루에요. 아무래도 옷을 많이 뜨다 보니 가벼운 실을 좋아하는데, 실은 굵을수록 무겁고 축축 처지기 쉽거든요. 그런데 필 에어 페루는 굵기가 적당하고 깃털처럼 가벼워서 옷 느낌도 잘 살고 실도 적게 들어요. 털이 조금 날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번에 커버될 만큼 좋은 실이죠. 이번 책에도 에어 페루로 뜬 작품이 있는데 정말 예뻐서 더욱 애정이 깊어졌어요. 처음 뜨개질을 하는 분들이라면 중간 굵기의 잔털이 적은 실이 편해요. 그중에 패션 아란 실이 굵기도 적당하고 코 모양도 잘 보여서 초보자가 사용하기 좋은데요. 이 책에도 실린 패션 아란 긴팔 카디건 세트는 구조가 간단해서 옷을 처음 뜨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김대리님처럼 뜨개질에 능숙해지는 꿀팁이 있을까요?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일단 바늘을 들고 시작해보세요.” 초보자뿐 아니라 몇몇 작품을 완성해본 분들 중에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끝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세상에 못 하는 건 절대 없어요. 일단은 부딪혀보고, 잘 안 되면 욕 한번 시원하게 하고 며칠 뒤에 다시 도전하면 거짓말처럼 잘될 거예요. 무엇보다 어려운 기법에 도전할수록 경험도 많이 쌓이고 시야도 넓어진답니다.
전업 뜨개인으로서, 니트 작가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뜨개 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바늘이야기 온라인 쇼핑몰 회원님들의 98%가 여성인데, 뜨개 관련 사업(실 업체, 바늘 업체 등)에 종사하는 사장님들 90%가 남성이에요. 2020년 미국에서 열린 ‘보그 니팅 라이브’ 행사에서 뜨개 수업을 들을 때에도 비슷했어요. 수강생 중에 남성은 아예 없는데 강사의 20%가 남성이었거든요. 여성의 구매력이 매우 높은 분야임에도 뜨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성별의 비율은 그렇지 않았어요. 뜨개를 업으로 삼고, 수익 활동으로 이어져서 여성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바늘이야기에서는 매년 수익 기부 형태로 여성분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데, 앞으로는 좋아하는 뜨개질로 돈도 벌 수 있도록 교육하는 형태로 확장시키고 싶어요. 여자가 돈 쓰는 곳에서는 여자가 돈을 벌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요. 언젠가는 한국에도 인도의 니트프로나 일본의 튤립 회사 같은 바늘 제조사가 생기면 좋겠는데 그 중심에 여성분이 계시기를 희망하고, 한국의 뜨개 문화를 알리기 위해 저도 함께 일하고 싶어요.
*김대리(바늘이야기)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뜨개질 전문회사 바늘이야기에서 새로운 뜨개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바늘이야기 김대리’를 운영하며 쉽고 트렌디한 뜨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왜 손뜨개에는 심플하고 매일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을 오래전부터 품어오다가, 뜨개질을 업으로 삼고 나서부터는 ‘내가 정말 입고 싶은 니트’를 디자인하고 뜨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뜨개질을 즐길 수 있도록, 도안이나 강의 자료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걸 철칙으로 삼는다. 2019년부터 온라인 취미 강좌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손뜨개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개설한 강좌가 최대 7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수강생 만족도 100%를 기록하며 ‘공예 부문 1위’에 선정, ‘TOP 10 크리에이터’로 발돋움했다. 지은 책으로는 『쉽게 뜨는 탑다운 니트』가 있으며, 교보문고 2020년 올해의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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