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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아이에게 버럭하고 밤에는 자책하는 부모인가요?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 김종원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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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부모가 열광한 김종원 작가가 전하는 부모의 새로운 말 공부 (2021.11.22)

김종원 저자

베스트셀러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시리즈로 대한민국 부모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인문교육 전문가 김종원 작가. 오랜 시간 다양한 자녀교육법을 연구해온 그가 이번에는 부모의 새로운 언어와 소통법으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 읽기’를 제안한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는 국내외 주옥 같은 스물 여덟 편의 시를 아이와 함께 읽은 후, 시 속에 담긴 삶의 올바른 태도를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할 수 있는 일상의 질문과 대화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단순히 방법론적으로만 접근해온 말 공부를 지양하고, 시 속에 담긴 다양한 해석과 인생의 가치들을 통해 부모와 아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질문과 대화를 담았다. 김종원 작가는 “25년 동안 내 안에 품어 온 언어 중, 가장 귀한 것만 이 책 속에 담았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유난히 이번 신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를 통해 김종원 작가가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지, 어떤 마음으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 읽기’라는 소통법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자.



전작들에서는 ‘읽고 쓰고 말하는 하루 한 줄 인문학’ 그리고 ‘질문 교육’에 대해 알려주셨다면, 이번 신작은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 읽기를 통한 부모의 말 공부’입니다. 그러고 보면 선생님께서는 ‘부모의 언어와 소통’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번 책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기록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문해력과 사색, 그리고 창의력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처음부터 쓸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지난 25년의 연구와 탐색이 필요했던 셈입니다. 결국 인간은 언어로 소통을 나누며 성장하고 더 나은 꿈을 꾸게 됩니다. 부모는 언어를 통해 아이를 성장하게 만들며 동시에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죠. 참 귀한 일입니다. 이번 책에서 꼭 여러분들이 그 가치를 발견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25년 동안 제 안에 품어온 언어 중 가장 귀한 것만 담았습니다.

‘부모의 말 공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보통 방법론적인 책들이 많은데요. 선생님께서는 파격적으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 읽기’를 제안하셔서 놀랐습니다. 사실 ‘시’가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이 책을 쓰시기까지 유난히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부모의 말 공부의 대안을 ‘시’에서 찾으셨는지 선생님만의 오랜 고민과 집필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언어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은 하기 쉽습니다. 또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저 생각한 것을 글로 적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걸 일상에서 쉽고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게 무언가를 제안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참 오랫동안 사색하며 가장 좋은 방법을 탐구하듯 찾았습니다. 결국 답은 시였습니다. 시를 암송하지 않고 ‘음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송은 그저 반복하면 저절로 되는 것이지만, 음미는 다릅니다. 자신의 생각이 분명해야 하고, 같은 단어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내면에 충분히 담아 숙성한 후 다시 자기만의 언어로 변주하여 세상에 내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말로 전하면 이렇게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시라는 언어가 빛이 되는 그 모든 과정을 제 안에서 충분히 거친 후,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가장 쉽고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시간이 참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를 여러분에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에는 총 스물 여덟 편의 시, 그리고 이 시들을 매개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질문과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윤동주, 헤르만 헤세, 괴테 등 고전적인 작품부터 나태주, 박성우, 정진아 등 최근 각광받는 시인의 작품까지 골고루 수록하셨더라고요.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두었던 선생님만의 ‘작품 엄선 기준’이 있었나요? 

단순히 ‘이 시 짧아서 좋다.’ ‘유명한 시라서 좋다.’라는 기준이 아닌, ‘아이의 창조력과 내면에 잠들어 있는 재능을 깨울 수 있는 시’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작품 선정 과정과 기간 자체도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스물 여덟 편의 시를 선정하는 기간만 3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는 아름답고 귀합니다. 그러나 더 아름답고 더 귀한 시가 따로 있습니다. 그런 시는 시간을 두고 사색하며 찾지 않으면 결코 발견할 수 없지요. 이 책을 읽는 모든 부모와 아이가 ‘언어의 미식가’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바람을 이루는데 최고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를 선정했습니다.



이중 가장 애착이 가는 시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그리고 이 시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어떤 가르침을 얻었으면 하는지도 함께 들려주세요.

박덕규 시인의 「사이」라는 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잠깐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출처 : 『아름다운 사냥』, 박덕규 지음, 문학과지성사, 1995.1.31.)

한국은 질문이 사라진 사회입니다. 생각을 자극하며 확장하는 질문이 없으니, 문해력과 창조력이 높은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죠. 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쪽의 시기와 비난을 받게 됩니다. 가장 선택하기 힘든 지점이 바로 중간이죠. 그러나 쏟아지는 비난이 두렵다고 중간에서 벗어나 억지로 어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면, 결국 자기 생각을 잃고 힘의 논리에 의해 ‘생각당하는’ 남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담대한 용기를 내서 중간에 서고, 공평한 시선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아이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이」라는 시를 선택했습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도 엄연한 ‘관계’의 일종이죠. 노력 없이는 유지되지 못합니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는 그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부모의 말을 ‘시’를 통해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마음을 잘 몰라 힘들어하는 부모님들께 선생님이 생각하는 아이와의 따뜻한 소통법에 대해 전해주세요.

아이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때에 맞게 적절한 질문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이기도 하지요. 제가 책의 내용을 크게 ‘용기’와 ‘지혜’, ‘통찰’과 ‘사랑’으로 나눈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반대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무언가를 보고 발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그렇게 새롭게 알게 된 것을 부모에게 말하며 소통하는 순간이죠. 저는 그 장면보다 아름다운 풍경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을 잠시 접고, 가장 근사한 풍경화를 함께 그린다는 생각으로 소통해 보세요. 그렇게 나온 결과가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번 책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부모의 말 공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 마음도 다독여주는 좋은 글들이 많았습니다. 오늘도 ‘낮버밤반(낮에는 아이에게 버럭하고 밤에는 반성한다)’하는 부모 독자분들에게 지혜와 격려의 한 마디를 전해 주시겠어요?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아이를 사랑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더 배울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사랑으로 가득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아이에게 전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한 사색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전하자.”라고 맹세하지만, 곧 그 마음은 아이를 향한 분노로 바뀌지요. 그건 자연스러운 감정의 변화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며 자책도 하는 거니까요. 그런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미워하지 말기로 해요.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매일 다시 사랑을 결심하는 소중한 마음을 가진 당신이니까요.

선생님께서는 자기계발, 인문, 자녀교육 등 여러 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다작을 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앞으로 작가님의 신작 주제는 무엇일까 기대도 되고요. 최근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제가 요즘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는 주제는 ‘독서’와 ‘문해력’입니다.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지적 행위입니다. 관심 있는 글을 읽고 깊이 생각하며 무언가를 새롭게 깨닫게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가 독서를 통해 뛰어난 발견이나 성장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해력과 연결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통해 공부머리를 만들고 탄탄한 내면의 소유자로 거듭나려면, 읽는 행위가 곧 문해력 향상과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독서는 아이 인생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으니까요. 역시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수많은 부모의 마음을 담아 사랑으로 쓰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김종원

수많은 독자가 신뢰하고 따르는 인문 교육 전문가. 대표작인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은 ‘부모에게 필요한 자녀교육의 모든 지혜를 집약한 책’으로 평가받으며 출간 이후 지금까지 자녀교육 베스트,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아이의 공부 태도가 바뀌는 하루 한 줄 인문학』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유럽문화예술 편』 등 실용적인 인문 교육 시리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 고전을 공부하며 깨달은 지식을 독자들이 맞닥뜨리는 고민에 적용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는 데 정평이 나 있다. 세상의 틀을 바꾼 세기의 천재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모두 사색가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들의 경쟁력은 생각의 깊이에 있었고, 그것은 사색에서 비롯되었다. 사색이 깊어지고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성장하는 속도도 달라진다. 저자는 그들처럼 살아가기 위해 오랜 세월 치열하게 사색하며 연구했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
김종원 저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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