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필리프 들레름 저 / 고봉만 역 | 문학과지성사
유튜브에서 프랑스인의 브이로그를 본다면 이런 느낌이려나? 서른 네 개의 소소하고도 담백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부산스럽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단정한 생활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작가 필리프 들레름은 1997년 쓰여진 이 책에서 '요즘 사람들에게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알고 느끼는 완전한 기쁨이란 생소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가 줄곧 이야기하는 평범한 순간, 소소한 나만의 취향에서 발견하는 완전한 기쁨은 2021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통하는 요즘 감성이다.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 바닷가에서 책 읽기, 멈춰 있는 정원, 가을 스웨터, 집 안 가득 사과 냄새... 벌써 한껏 나른해진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을 찾아보면 어떨까? 일단 나부터 말하자면, 옷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양말을 신었을 때? (김예은)
콜슨 화이트헤드 저 / 김지원 역 | 은행나무
1950년대 뉴욕 할렘가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레이 카니. 가끔 어디서 훔쳐온 듯한 가구가 들어올 때도 있지만, 레이는 범죄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어느 날 도둑맞은 목걸이를 찾는 수상쩍은 사람이 찾아온다. 주인공은 이제 조직 폭력배, 부패 경찰, 백인들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 소설에는 로큰롤과 재즈가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고, 할렘 가에는 약탈과 차별과 폭동이 끊이지 않는다. 살아남는 걸 넘어서 범죄자를 만드는 사회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콜슨 화이트헤드의 블랙유머 가득한 범죄 소설. (정의정)
앤 헬렌 피터슨 저 / 박다솜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언젠가부터 세대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피로감을 준다. 너도나도 특정 연령기의 사람들을 세대로 묶고 그들의 특성을 규정하려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통렬하고 번득이는 책을 만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 세대론이야? 어디 한 번 볼까?' 이런 태도로 팔짱을 끼고 읽는다 해도 분명 어느정도는 설득될 것이다. 아니, 설득을 넘어 함께 분노하게 될지 모른다. 배운대로 살았고, 하라는대로 했는데 내 삶은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늘 고민하고 있을테니까. '나의 일'을 겨우 찾아 왔지만 오늘도 일은 자신을 갉아먹고 일터는 우리를 괴롭히고 있을테니까. 쉼의 영역인 줄 알았던 SNS에서조차 퍼스널 브랜딩인지 뭔지를 해야 한다기에 지쳐가고 있을테니까. 저자인 '앤 헬렌 피터슨'은 벌써 고루해진 단어인 밀레니얼 세대의 이러한 고충을 구조적인 문제로 명징하게 분석한다. 섣불리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그게 더 마음에 드는 이유다.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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