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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가공의 정체성을 깨고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다
이하이 <4 Only>
이하이는 5년 5개월 만에 새 정규앨범 <4 Only>를 꺼내 들며 한층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과 함께 2막의 시작을 알린다.(2021.09.29)
YG 시절 '보석함'이라는 타이틀이 누구보다 잘 어울릴 정도로 앨범 발매 텀이 길었던 이하이는 AOMG로 소속사를 옮긴 후 비교적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바버렛츠 안신애와의 합작품 '홀로'와 'For you'를 연달아 공개했으며 크러쉬, 그레이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는 등 뮤지션으로서 이전보다 자유로워진 행보를 보였다. 일 년간의 예열을 마친 그는 5년 5개월 만에 새 정규앨범 <4 Only>를 꺼내 들며 한층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과 함께 2막의 시작을 알린다.
다채로운 장르의 시도를 통해 다양한 감정의 표현이라는 앨범의 주제를 구현한다. 이하이를 강하게 특징짓던 펑키(Funky)한 알앤비 소울의 색채를 걷어내고 신스팝, 발라드, 재즈 멜로디에 목소리를 녹여 앨범에 풍성함을 더했다. 라틴 풍의 '그대의 의도'와 빠른 템포의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로 흥을 더한 '물타기'는 이하이의 허스키한 중저음 보이스가 가진 매력을 강조하며 비아이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구원자'는 쓸쓸한 비장미가 깃든 재즈 사운드와 시적인 가사로 서정적인 정서를 떨군다.
소속사 이적 후 발매하는 첫 정규작인 만큼 같은 소속사 내의 여러 힙합 뮤지션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예상했으나 6곡을 작곡한 이하이의 참여 비중이 제일 크다. 웅장한 건반 연주의 무게감과 와일드한 보컬로 진한 잔상을 남긴 'Darling'은 자작곡 중 단연 돋보이며 프로듀서 그레이와의 색깔을 적절하게 믹스한 'Bye'는 리드미컬한 템포와 그루비한 보컬의 조화가 돋보인 매력적인 신스팝이다.
음악적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듣는 재미를 더했으나 타격감을 주는 곡은 부족하다. 무엇보다 타이틀곡 '빨간 립스틱'은 위켄드, 두아 리파 등으로부터 이어져 온 디스코 풍 신스웨이브 사운드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르며 곡에서 화자의 존재감을 흐릿하게 만든다. 타샤니의 '경고'를 오마주 하며 윤미래를 피처링으로 대동한 것 또한 신선한 전략이라기보다는 뻔한 흐름의 일부에 가깝다. AOMG 이적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코드 쿤스트와의 협업곡 '어려워'와 '안전지대'마저 나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밋밋한 조화를 이룰 뿐이다.
<4 Only>는 7년간 YG의 철저한 기획 하에 만들어진 가공의 정체성을 깨고 가수 본연의 주체성을 발현하기 위한 터닝 포인트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특유의 독특한 음색과 개성을 돋보이게 해준 '1,2,3,4', 'It's over', 'Rose' 등 초기 활동곡들과 같은 강한 소구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반영한 만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이 깃들었다. 아직은 미약한 발돋움이지만 이하이의 본격적인 색채 변화는 주목할 만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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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하이>21,100원(19% + 1%)
5년 기다림의 끝, 이하이 정규 3집 앨범 [4 ONLY] 사랑은 두렵다. 그럼에도 날 사랑해주는 사람. ‘For(4) ONLY’ 오직 너만을 위해 겁 많은 내가 보물처럼 숨겨둔 내 안의 다양한 감정의 구슬을 꺼내 보여주고 싶었다. 두려워도 이상하리만치 용기가 나는 게 사랑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