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비건 특집] 어쩌면 이야기가 우리를 구원할지도 몰라 - 기후문학 추천 리스트
<월간 채널예스> 2021년 6월호
재난과 절망과 분열과 파멸이 닥칠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할 이유. (2021.06.11)
재난과 절망과 분열과 파멸이 닥칠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할 이유를 담았다. 5권의 기후문학 추천 책.
J. G. 밸러드 저 | 공보경 역 | 문학수첩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으로 꼽히는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는 SF소설의 뉴웨이브 운동을 주도해, 영미 SF를 자연과학 중심에서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는 데 기여한 문제적 작가다. 그의 지구 종말 시리즈 역시 문제적 주제를 다룬다. 『물에 잠긴 세계』의 배경은 대부분의 도시가 물에 잠긴 종말의 시대의 런던. 생물들은 역진화하고 사람들은 수백만 년 전 고생대로 회귀한다. 모든 것이 끝난 뒤에 시작되는 생명 근원에 대한 매혹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마르셀 서루 저 | 조영학 역 | 사월의책
국내 출간 당시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하고 극찬한 작품’으로 더 많이 화제가 된 작품. 원작이 2009년에 출간됐고, 소설은 근미래인 30년 후의 온난화 세계를 다루고 있어 지금 훨씬 더 현실감 있게 읽힐 것이다. 일상화된 재난의 시대에 문명과 야만에 대해서 그려내는 소설인 동시에,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지옥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 질문하는 소설이다.
마거릿 애트우드 외 저 | 정해영 역 | 민음사
마거릿 애트우드를 필두로 열 명의 작가가 환경 위기와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쓴 소설집. “만일 인간과 동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나는 곰의 편에 서겠다”고 했던 환경운동가 존 뮤어에 대한 문학적 지지이기도 하다. 열 편의 작품이 이야기하는 건, 지금까지 지구 위에서 펼쳐진 서사가 휴먼 드라마였다면 이제는 극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죽은 행성에서 발견된 타임캡슐」의 맨 마지막에 “부디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오”라고 썼다. 인류를 대신해서.
존 란체스터 저 | 서현정 역 | 서울문화사
2019년 부커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이다.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한 시대를 떠올리는 건 이제 어렵지 않다. 그런 시대라면 외부의 침입자를 막기 위해 모든 해안선에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1만km의 벽에 200m마다 경계병이 보초를 서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시대에는 땅이나 바다가 아니라 벽이 세계가 되는 셈이다. 벽 위에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것은 절망 정도가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분열과 파멸이겠지.
이언 매큐언 저 | 민승남 역 | 문학동네
이언 매큐언의 스타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인간의 얄팍한 태도를 위트 있게 다루는 작가이고, 지구에 닥친 기후 위기는 그런 태도의 결정체에 다름없다. 오래전부터 한번쯤 기후 위기에 대해 쓰고 싶었다던 이언 매큐언은 『솔라』를 통해 자기 자신조차 제대로 추스를 수 없는 인간을 그려낸다. 기후 위기라는 대재앙의 현실에서 인간의 좌충우돌이란 말할 수 없이 웃기고, 웃겨서 슬프다. 현실 속 우리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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