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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배 칼럼] 인류의 우주 탐사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월간 채널예스> 2021년 6월호 –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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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있는 사람을 온전하게 다른 행성에 보냈다가 다시 집으로 데리고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정말 그러한 미래를 위해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을까? (2021.06.03)

국제 우주 정거장 외부에 나가서 장비 교체 및 수리 작업을 하고 있는 우주인의 모습. 지구 전체를 발밑에 두고 우주 공간에 머무르는 건 경이로운 시간일 것이다. ⓒNASA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는 민간 기업으로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고 우주 정거장을 왕복하는 유인 우주여행을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 직업 우주인이 아닌 일반 민간 여행객을 태우고 지구 궤도 그리고 달까지 다녀올 것이라는 엄청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이제 많은 사람들은 인류가 우주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언젠가는 그런 미래가 오겠거니 하는 막연한 기대 속에 우리가 잊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는 없을까? 

사실 지금 당장도 인류는 화성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미 지난 수십 년간 인류는 화성 표면에 많은 탐사 로봇과 궤도선을 보냈고 성공적인 탐사를 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을 보내는 건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승객이 로봇에서 살아있는 사람으로 바뀌면 문제가 달라진다.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의 태양판으로도 전력을 얻어서 하루에 수 센티미터만 야금야금 기어가도 되는 로봇과 달리, 사람은 하루 세끼를 꾸준히 먹어야 살 수 있다. 게다가 로봇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어도 전혀 심심해하지 않지만 인간은 바쁜 우주 탐사 일정 속에서도 온전한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화나 운동 같은 여가 생활은 물론 지구에 남아있는 가족과의 주기적인 영상 통화 등 챙겨주어야 할 것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로봇을 보낼 때는 전혀 필요 없었던 식량과 물, 오물을 보관할 케이스, 그리고 각종 여가 생활을 위한 장난감까지... 추가로 챙겨줘야 할 것이 훨씬 많아진다. 짐이 늘어난다는 건 결국 로켓의 중량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그만큼 더 많은 연료와 획기적인 추력 시스템이 필요해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최장 3일 정도면 갔다 올 수 있는 달과 달리 한 번 가면 적어도 반년은 쭉 머무르다 와야 하는 화성에 가야 한다면 함께 챙겨야 하는 짐은 그만큼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모든 식량과 물을 화성에서 자급자족하면서 버틸 생각이라 하더라도 일단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그 7개월간의 여행 시간 동안은 로켓에 실어놓은 짐을 소진하면서 버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인류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을까? 



NASA의 수석 작가로 근무했던 크리스토퍼 완제크는 책 『스페이스 러시』에서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우주 탐사 연구를 돌아보며 우리가 어떤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사람이 장시간 우주 공간에 체류하면서 여행을 하게 되면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근육 능력과 골밀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우주인들은 우주 정거장에 머무는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신체 능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애초에 많은 SF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우주선을 인공적으로 빠르게 회전시켜서 그 안에 인공 중력을 만들어놓고 살면 안 될까? 사실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그런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우주 정거장에 작은 회전체를 부착해서 그 안에 인공 중력을 만들어놓고 그 환경에서 생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주선 안에서 구현한 인공 중력 덕분에 생쥐의 신체 능력이 더 오래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실 장시간 우주에서 체류하면서 화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사실 인공 중력 환경이 절실하다. 아무리 화성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하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 무중력 환경에 노출되어있던 우주인들은 화성에 내리자마자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중력으로 인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왜 NASA는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주 정거장에 이런 인공 중력 환경을 만들지 않았을까? 그것은 의회를 설득하고 예산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기껏 우주 정거장을 띄워 놓았는데 지구에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공 중력 환경을 만들어놓는다면 우주에서 할 수 있는 무중력 실험을 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 의회가 보기에 장기적인 유인 탐사를 위한 인공 중력 테스트보다 당장의 재미난 무중력 실험을 하는 것이 우주 정거장으로서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지금껏 인류는 인공 중력 테스트를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살아오고 있다.

이처럼 막연한 꿈과 달리 실제 연구 현장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은 다양하게 남아있다. 자기장이 없어서 우주 방사선이 쏟아지는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화성 정착민들은 햇빛이 보이지 않는 화성 동굴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화성 최초의 정착민들은 마치 인류 최초의 정착민들처럼 동굴 움막 속에서 살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지금 당장 별다른 수요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화성과 달까지 가서 자원을 채취하는 것 역시 경제적인 매력이 없다. 큰 돈을 들여서 자원을 채굴한다 하더라도 당장은 우주에서 얻은 자원을 소비해줄 사업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현실적인 사업성과 사람의 생명에 관한 안전성으로 귀결된다. 과연 우리는 살아있는 사람을 온전하게 다른 행성에 보냈다가 다시 집으로 데리고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정말 그러한 미래를 위해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을까? 이 책을 통해 막연한 몽상가의 꿈 이야기가 아닌 철저한 현실주의자의 눈으로 담아낸 인류의 우주 탐사 개발의 ‘꼬라지’에 관한 비판을 확인할 수 있다. 인류가 제대로 된 우주 탐사 개발의 방향에서 한참 벗어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길잡이가 될 것이다. 



스페이스 러시
스페이스 러시
크리스토퍼 완제크 저 | 고현석 역
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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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지웅배(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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