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웅배 칼럼] 우주를 여행하고픈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북

<월간 채널예스> 2021년 3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겉보기에는 그저 다들 똑같이 하얗고 흐릿하게 빛나는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지만, 별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고 다양한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1.03.08)

ESA의 Gaia 위성이 완성한 현존하는 가장 방대한 우리 은하 별들의 지도 ⓒESA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 그 영혼이 올라가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때가 있다. 인류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약 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에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지구에서는 대략 1,08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다 갔다고 한다. 재밌게도 현재 우리은하는 대략 천 억개 이상의 별들로 채워져 있다. 마침 딱 지난 수만 년간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만큼 많은 별들이 우리은하를 채우고 있다. 

이렇게나 많은 별들은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각자의 사연들을 품고 있다. 모든 별들이 품고 있는 사연들을 하나하나 귀 기울이고 싶지만 너무 우주가 넓은 탓에 모든 별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은하수의 모든 별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 많은 히치하이커를 위해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가 특별한 여행 가이드 북을 출간했다. 그의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에서는 흥미로운 사연을 품고 있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별 100곳을 선정해서 각 별들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마치 수다스러운 가이드와 함께 낯선 외국의 관광지에 놀러갔을 때처럼, 이 책은 우주 곳곳에 박힌 채 빛나고 있는 별들을 하나하나 거쳐가면서 그 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들려준다. 

실제로는 하늘이 아닌 지구가 돈다고 생각했던 갈릴레오의 억울함을 뒤늦게나마 달래준 별, 지구 못지않은 지상 낙원 행성을 곁에 두고 있는 별,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주 비행사들의 이름이 붙은 별, 남반구를 처음 찾아간 여행자가 새겨놓은 특별한 별자리, 그리고 어둠 속에 숨은 채 태양계 외곽에서 혜성들을 하나씩 태양계 안쪽으로 던지고 있을 거라 추정되는 전설 속의 별까지. 겉보기에는 그저 다들 똑같이 하얗고 흐릿하게 빛나는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지만, 별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고 다양한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쉽게도 한꺼번에 여러 관광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이 으레 그렇듯이, 이 책에 담긴 별에 담긴 과학사적, 천문학적 이야기의 깊이가 아주 깊지는 않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어떤 멋진 곳들이 있을지를 미리 훑어보며 작은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수많은 다양한 별들의 매력을 훑어보며 얼마나 다양한 추억과 위대한 발견의 흔적들이 밤하늘에 새겨져 있는지를 설레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여러 별들을 방문하고 각 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어린왕자들이 있다면 이 책이 좋은 리플렛이 될 것이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저 | 유영미 역 | 이희원 감수
갈매나무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지웅배(과학 칼럼니스트)

우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리는 천문학자. 『썸 타는 천문대』, 『하루종일 우주생각』 등을 썼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저/<유영미> 역/<이희원> 감수16,200원(10% + 5%)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우주는,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은하의 중심에 자리한 것은 무엇인가”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은 지구가 유일한가” 모든 답은 “별”에 있다! 언제나 인류의 뮤즈로 존재했던 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으..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이토록 매혹적인 외국어 공부

인간은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외국어 공부는 보다 넓은 세계도 보여준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응용언어학자 김미소 두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면 미치도록 외국어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영어, 일어 모두.

배우 문가영이 아닌, 사람 문가영의 은밀한 기록

배우 문가영의 첫 산문집. 문가영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 ‘파타’라는 새로운 얼굴을 통해 자신의 내밀한 언어들을 선보인다. 자신을 경계인으로 규정하며, 솔직한 생각과 경험을 형태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험적으로 다뤄냈다. 앞으로의 그녀가 더 기대되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는 에세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로운 삶에 도달한 68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의 신간이다. 남에게 보이는 삶을 벗어나 온전한 나의 삶을 위해 해온 노력과 경험을 들려준다. 막막하고 불안한 20-30대에게 자신만의 삶을 방식을 찾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사교육의 나라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잡기

단돈 8만 원으로 자녀를 과학고에 보낸 엄마가 알려주는 사교육을 줄이고 최상위권 성적으로 도약하는 법! 고액의 사교육비와 학원에 의존하는 대신, 아이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부모가 가정에서 어떻게 올바른 학습 환경을 마련하고 노력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