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캔디의 책 구매 일지
책 사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주제에 꽂히면 인터넷서점에서 그 주제를 키워드로 입력하여 검색을 해본다. 검색결과로 나온 책들을 하나 하나 클릭하여 구경하고 그 중 몇 권을 카트에 담는다. 그리고 결제를 한다. 구매 완료.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주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 약간의 포만감도 느낀다. 시간을 들여 뭔가를 찾아보고 돈을 내서 그런 걸까? 어쨌든 덕분에 우리집에는 책이 여기저기 넘쳐난다. 책상 위는 당연하고 침대 머리 맡, 침대 아래, 마루 여기 저기. 단, 이미 어느 정도 해갈이 되어 이렇게 쌓아 두기만 하고 읽지는 않는다.(그래도 목차와 서문 그리고 첫번째 장 정도는 읽는다.)
예전에는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가리키며 누가 ‘이 책 다 읽었어요?’라고 물어볼 때 ‘아니요’라고 답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심지어 딸아이가 물어볼 때도. 지금은 책 읽는 것보다는 사는 걸 ‘더’ 좋아하는 나의 성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표지 독서'라는 말을 표정훈 작가가 채널예스 인터뷰 통해 얘기한 적 있었는데, 그 말에 심히 공감한다.
이번 주엔 『빨간 머리 앤』을 샀다. 영어 학습 책이다. ‘두근두근 확장 영어’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영어 공부를 해야한다는 마음은 이상하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 책은 왠지 영어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지 않도록 붙잡아줄 동아줄 같았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왼쪽 페이지에는 한국어 문장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왼쪽 페이지의 한국어 문장을 영작한 영어 문장이 있다. 그 영어 문장에는 빈칸이 있고 그 빈칸을 채워가며 영어 공부를 하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문장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
<왼쪽 페이지> 매슈와 마릴라는 사는 남매였다.
<오른쪽 페이지> Matthew and Marilla were _____________
<왼쪽 페이지> 매슈와 마릴라는 농사를 지으며 사는 남매였다.
<오른쪽 페이지> Matthew and Marilla were brother and sister _____________
지금까지 샀던 영어 학습책들을 떠올려본다.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 『스크린 영어회화 겨울왕국』,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많이도 사긴 했다. 1년에 한 권은 꼭 사는 것 같다. 솔직히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꼭 영어학습서를 전문적으로 내는 출판사가 아니더라도 일반 단행본 출판사에서 『빨간 머리 앤』처럼 형식을 새롭게 하거나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처럼 읽기의 재미를 얹히거나 하는 등 새로운 기획으로 영어 관련서를 출간한다. 1999년도에 출간된 정찬용의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나 김민식 피디의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 같은 책이 종합 베스트 1위에 오를 만큼 영어 학습에 대한 한국인의 니즈가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출판 기획자들은 아는 거다.
사실 『빨간 머리 앤』은 지인이 만든 출판사의 첫 책이다. 출판사의 이름은 ‘멀리깊이’. 원래 우정구매라는 이름으로 지인의 첫 책은 구매하는 다정한 문화가 출판계에는 있다. ‘멀리깊이’의 책은 어떤 내용의 책이라도 우정구매할 의향이 있었는데, 이렇게 1년에 한 권씩은 구매하는 영어학습서로 우정구매할 수 있게 되어 왠지 돈을 번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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