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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라틴의 리듬을 머금은 성장 과정
강다니엘 - <Magenta>
굳건한 지지를 바탕으로 도태되거나 헤매지 않고 차츰차츰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그가 제시하는 삼원색의 개념처럼, 혼합 대신 본질로 거듭나야 한다. (2020.08.19)
솔로 활동 적응 기간을 거쳐 강다니엘이 전면에 내세운 「깨워(Who u are)」는 제이 발빈(J Balvin)과 배드 버니(Bad Bunny) 등의 활약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레게 톤이다. 카드(KARD)부터 최근 소유의 「Gotta go」까지 국내에도 활발히 소개되는 장르지만, 케이팝의 형태로 가공되는 곡들과 달리 묵직한 베이스 리프와 함께 차분한 무드를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 꽤 현지의 감각에 충실하다.
타이틀 트랙 외에도 라틴의 리듬을 머금고 보다 성숙한 아티스트의 성장 과정을 의도하는 곡들이 앨범 중추에 포진되어있다. 「깨워」의 전초전 격 트랙 「Waves」는 808 베이스의 깊은 댄스홀 리듬 위 사이먼 도미닉의 시크한 랩과 제이미(Jamie)의 트렌디한 보컬이 생동감을 제공한다. 이후 타이틀곡을 지나 굵직한 레게 기타 리듬 위 많은 사운드 소스를 활용하지 않고 간결한 구성으로 염따와 호흡을 맞추는 「Runaway」까지가 레게 톤의 영역이다.
<CYAN>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해외 작곡가들의 참여로 어느 정도 만듦새는 보장되어 있다. 이제 앨범의 성패는 오롯이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에 달려있는데, 여기서 한층 능숙해진 보컬 운용이 들린다. 「Waves」에선 사이먼 도미닉과 제이미를 앞세우고 여린 목소리로 균형을 맞추는 반면 「Runaway」에서는 그 포지션을 염따에게 넘기고 강하게 힘을 싣는다. 백현의 <Delight>를 연상케 하는 트랙 「Flash」, KOZ 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으로 전작에서도 강다니엘과 호흡을 맞춘 다운과 함께 한 「Movie」 모두 무난히 제 몫을 하고 있다. 랩 포지션으로 출발한 만큼 보컬 자체에 힘을 싣기보다 둘을 오갈 수 있는 범용성에 집중하는 전략이 나쁘지 않다.
약점이라면 역설적으로 타이틀곡이다. 힘찬 베이스 소리와 과감한 가사, 보컬 챱 위에서 과감해야 할 주인공의 목소리가 「2U」의 힘을 뺀 보컬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가 어울리지 않는 여림으로 이어진다. 결정적이어야 할 싱글에서 근사한 댄스 및 사운드에 비해 디렉팅이나 보컬 표현이 세밀하지 못하다. 잔잔한 기타 플레이로 앨범을 마무리하는 「밤」도 만듦새 자체는 무난하나 강렬한 <MAGENTA> 색에 어울리지 않는 서비스 격 트랙이다.
그럼에도 나머지 수록곡들을 통해 '강다니엘만의 색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으로의 의의는 들려준다. 굳건한 지지를 바탕으로 도태되거나 헤매지 않고 차츰차츰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그가 제시하는 삼원색의 개념처럼, 혼합 대신 본질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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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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