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이건 여름에 보내는 러브레터 (G. 김신회 작가)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46회) 『아무튼, 여름』과 함께 하는 공개방송 1부
지금 제 옆에 ‘여름 전문가’ 김신회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0. 07. 30)
여름은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럽게 나를 지켜봐준다. 그래서 좋다. 마냥 아이 같다가도 결국은 어른스러운 계절. 내가 되고 싶은 사람도 여름 같은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김신회 작가님의 에세이 『아무튼, 여름』에서 한 부분을 읽어드렸습니다. 청취자 분들 중에 이 북적거림의 정체를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가 대구에 왔습니다. 2020년 첫 공개방송이기도 하고요. 김신회 작가님과 함께 하는 두 번째 공개방송이기도 해요.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오은: 이 여름, 대구에서, 맥주와 함께 하는 공개방송이에요. 어떤 기분으로 오셨는지 궁금해요.
김신회: 몇 개월 만에 기차를 탔는지, 너무 두근거리는 거예요. 요즘 여행할 일이 거의 없잖아요. 사는 곳 외의 지역에 온 것도 오랜만이에요. 또 저녁에 혼술이 아니고,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로 기쁩니다.
오은: 2년 전에 <오은의 옹기종기> 첫 공개방송이 광화문에서 있었어요. 김신회 작가님께서 그때 출연을 하셨죠. 두 번째 공개방송을 맞이해 그 방송을 각자 들어보기로 했고요. 서로의 소회를 나눴는데요.(웃음) 작가님이 제게 어떻게 말씀하셨죠?
김신회: “이거 방송된 거 맞아?”라고 했죠. 너무 창피했어요. 그런 얘기 있잖아요. 범인은 현장을 다시 찾는다.(웃음) 오늘은 범인의 심정으로 만회하러 나왔습니다.
오은: 이번 공개방송에 김신회 작가님을 모시게 된 것은 저와 친분이 있어서도 아니고, 작가님의 책이 베스트셀러여서도 아닙니다.(웃음) 예스24 중고서점 진행 부서에서 대구 반월당점에 루프탑을 오픈했으니 기념으로 공개방송을 하고 싶다고 <책읽아웃> 팀에 요청을 주셨는데요. 작가 몇 분을 제안했더니 그 중 김신회 작가님과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셨어요. 단독 저자로 두 번째 출연은 처음인 것 같네요.
김신회: 그런가요? 정말 감사합니다.
오은: 이번 방송은 1부와 2부로 진행할 텐데요. 1부는 김신회 작가님과 함께 작가님의 신간 『아무튼, 여름』 이야기를 할 거고요. 2부는 최신간 『심심과 열심』과 함께 쓰고 읽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공간 자랑을 해볼까요? 예스24 중고서점 대구 반월당점 와보시니 어떠세요?
김신회: 공간 자체가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에요. 게다가 실내에 식물들이 있잖아요. 이게 좋았어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힐링 하는 느낌이 드네요.
오은: 저희가 녹음을 진행하고 있는 예스24 중고서점 대구 반월당점은 대구 ‘남산 100년 향수길’로 조성된 인쇄 골목에 위치한 문화공간입니다. 오면서 보셨겠지만 사방에 큰 창이 있어서 햇빛의 양이나 날씨에 따라 바깥 풍경이 달라 보이기도 하고요. 그림 같은 외경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간이라고 해요. 또 국내 유일 루프탑이 있는 서점이에요. 작가님도 평소 서점에 많이 방문하시죠?
김신회: 저는 모든 종류의 서점에 잘 가요. 중고서점도 많이 이용하고요. 동네서점, 대형서점 다 잘 이용합니다.
오은: 대구는 와보셨어요?
김신회: 두 번째 방문이에요. 7-8년 전에 왔을 때는 여름이 거의 끝나고 가을이 시작될 때였어요. 1박 2일 동안 있었는데 동성로에서 술만 마셨어요. 대구고 서울이고, 상관이 없던 셈이죠.(웃음)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KTX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이곳에 왔어요. 타보고 싶더라고요. 티켓도 코인형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정말 좋았어요. 또 반월당역에 내리니까 지하 쇼핑몰이 엄청 크게 있는 거예요. 그곳을 가로질러 오는데 외국 여행하는 기분도 들고, 두근두근 했어요. 또 여름이라 대구의 더위를 체험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왔는데요. 아쉽게도 비가 오네요.
오은: 『아무튼, 여름』을 읽고 김신회 작가님이 여름을 이렇게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저도 그렇지만 주변에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고온다습, 이상고온, 열사병, 탈수증 등 여름 하면 좋은 것보다 좋지 않은 것이 더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이 여름을 사랑하는 이유, 뭘까요?
김신회: 여름은 뭐든 선명하게 느껴지는 계절 같아요. 하늘은 더 하늘색이고, 초록은 더 초록이고요. 땀도 확 났다가 시원한 건 또 엄청 시원해요. 극단적이라 볼 수도 있을 텐데요. 저는 그 명확함이 좋아요.
오은: 특히 눈에 띈 부분이 “여름은 술 없이 이야기할 수 없는 계절”(153쪽)이에요. 『아무튼, 여름』에 여러 가지 키워드가 등장하는데요. 봤더니 크게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더라고요. 친구, 플링, 전 애인으로 연결되는 ‘인간 관계’가 하나 있고요. 치앙마이, 호캉스, 사누르, 괌 같은 ‘여행지’가 있어요. 또 덩굴장미, 식물 등 ‘식물’ 파트가 약간 있고요. 나머지는 다 초당옥수수, 샤인머스캣, 수입 맥주, 혼술, 옥천냉면, 레몬소주, 낮술 등 다 ‘먹는 것’이었어요. 먹는 것 중에도 맥주의 비중이 압도적이고요. ‘아무튼, 맥주’로 나왔어도 괜찮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김신회: 제일 좋아하는 술이 맥주인데요. 맥주는 여름에 제일 맛있는 술이라고 생각해요.
오은: 작가님이 도쿄 여행 중에 마신 맥주 묘사가 압권이죠. 인생 맥주를 마신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신회: 몇 년 전에 있던 일이에요. 도쿄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 사는 일본인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가 알아둔 장소에 갔죠. 도쿄 에비스역에 있는 허름한 술집이었어요. 그곳에 들어갔더니 점심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다들 꼬치에 술을 마시고 있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 가게는 아침 8시부터 영업을 하는 곳이었어요. 새벽에 퇴근하는 분들이 아침에 그곳에 가서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갔을 때는 정오였는데요. 느낌은 오후 6-7시 같았어요. 그 분위기 자체가 안주였죠.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분위기여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오은: 안주도 안주지만 분위기나 마주 앉은 사람이 좋으면 그만한 안주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많은 분들이 ‘책맥’도 하잖아요. 작가님도 책 읽으면서 술 마시곤 하세요?
김신회: 네, 그게 또 즐거움이죠. 그런데 책에 집중이 잘 안 돼요.(웃음) 요즘 책맥을 할 때는 그림이 섞인 책을 읽어요. 예를 들면 마스다 미리, 도대체 작가님의 책이 좋아요. 이런 책을 읽으면 술도 기분 좋게 넘어가면서 책 내용도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오은: <오은의 옹기종기> 출연하신 게 2년 전인데요. 그 사이에도 작가님은 꾸준히 작업하시고, 책을 내오셨어요. 2018년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를 2019년 『오늘 마음은 이 책』을 내시고 올해는 『아무튼, 여름』에 이어 『심심과 열심』이라는 새 책도 나왔는데요. 전업 작가라고 해도 매년 한 권의 책을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아마도 지난 2년, 작가님께는 쓰는 것과 읽는 것으로 빽빽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김신회: 사실이에요. 제가 심정적으로 방황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읽고 쓰는 일에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충만한 시간이었는데 그만큼 글쓰기가 없으면 힘든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오은: 저희 <오은의 옹기종기>에는 출연하신 작가님들이 직접 책을 소개해주시는 순서가 있어요. 『아무튼, 여름』 책 소개를 작가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신회: 이 책은 여름에게 보내는 저의 연애편지, 러브레터입니다. 여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20가지 사물이나 장소 키워드로 풀어낸 책이고요.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는 30번째 책이에요.
오은: 여러분, 표지가 정말 예쁘죠? 이 표지로 굿즈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얼마 전 신예희 작가님이 진행하시는 라디오 방송에서 신예희 작가님이 이 표지, 카페트 만들라고 하시는 걸 들었어요. 정말 만들 계획은 없으세요?
김신회: 신예희 작가님이 카페트 업자이신 줄 알았어요.(웃음) 제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자꾸 만들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책만큼 표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은 책이 없었어요. 김참새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너무나 개성 있고 아름다운 표지여서 독자 분들도 기쁜 마음으로 책을 사셨다고 알고 있어요.
오은: 그런데 처음 아무튼 시리즈를 제안 받으셨을 때 여름이 아니었다고요?
김신회: 네, 제안 주신 주제가 있었는데 그건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하지만 아무튼 시리즈는 꼭 써보고 싶었어요. 어떤 주제가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저는 특별하게 되게 좋아하는 게 없는, 생각보다 심심한 사람인데 여름만큼은 꾸준히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침 출판사 대표님도 여름을 좋아하시고, 좋은 주제라고 생각하셔서 서둘러 계약을 하고 원고 집필을 시작했죠.
오은: “새 책을 준비할 때면 늘 신경이 곤두서고 그만큼 외롭지만, 이 책을 쓰면서는 조금 달랐다."(168쪽)고 쓰셨잖아요. 어떻게 달랐나요?
김신회: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일이 참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듬직한 누군가가 옆에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 잘하고 있어’라고 응원 받는 느낌이 드는 거죠. 책을 한 권 쓸 때는 그 안에 슬픈 이야기도 들어가게 마련이잖아요. 물론 『아무튼, 여름』에도 그런 이야기는 있지만요. 전반적인 정서가 ‘사랑’이라 그 에너지가 제게 온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서 쓰면서 무척 재미있었어요. 이 책을 쓸 때 좋은 일만 있던 게 아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많았고요. 책에도 나오지만 애인과 헤어지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힘들지 않았어요. 즐겁게 쓴 책이에요.
오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에는 맥주뿐 아니라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하는데요. 개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당옥수수예요. 올해도 초당옥수수 드셨어요?
김신회: 그럼요. 혹시 오은 시인님은 찰옥수수 파인가요?
오은: 저는 초당옥수수를 먹고 나서 확신했어요. 나는 찰옥수수 파구나.(웃음) 초당옥수수는 생으로도 먹고, 익혀서도 먹는데요. 단맛이 강한 옥수수예요. ‘초당’이 당이 많다는 의미더라고요. 아마 단 걸 좋아하시는 분들, 옥수수 특유의 씹는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초당옥수수를 좋아할 것 같은데요. 제게는 매력적인 먹거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자꾸 김신회 작가님 눈치를 보게 되네요.(웃음)
김신회: 아니에요, 제가 초당옥수수 재배하는 사람도 아니고 제 눈치 볼 필요 없죠.(웃음) 보면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 파가 정말 딱 나뉘더라고요. 저는 찰옥수수가 싫어요. 너무 찐득거리고, 치아에 끼기도 하잖아요.
오은: 쟁여두고 드신다는데 맞나요?
김신회: 네. 초당옥수수가 6월에 나오는데요. 그러면 5월부터 예약을 해야 해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요. 나오는 기간도 길어야 한 달이고요. 그러니까 이미 옥수수를 수확할 때면 보낼 곳이 다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발 빠르게 수배해서 올해도 먹었어요. 내년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오은: ‘스몰 럭셔리’, ‘작은 사치’ 이야기도 요즘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샤인머스캣도 그런 거죠. 사실 비싸서 과연 이걸 먹을 만큼 열심히 살았는지 되묻게 되는 과일인데요.(웃음) 작가님은 이 책을 계약하신 날 샤인머스캣을 사서 드셨다고요?
김신회: 계약서를 작성하고 오는 날 지하철과 연결된 백화점에 들러 샤인머스캣을 사왔어요.
오은: 나에게 사치스러운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저는 양말을 사요. 양말도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한 켤레에 만 원 정도 하는 양말을 산다고 하면, 조금 비싼 것 같다가도 그냥 나를 위해서 선물을 해요. 작가님께는 샤인머스캣 말고 그런 선물이 또 있나요?
김신회: 다 못 먹겠다 싶은 음식을 사서 먹어요. 하루는 짜장면과 짬뽕을 같이 먹고 싶었어요. 그런데 짬짜면은 시키면 안 되죠. 그건 안 돼요.(웃음) 맛이 없거든요. 그럴 때 두 개를 다 시켜요. 또 저는 혼자 사니까 피자 한 판을 한 번에 다 못 먹거든요. 그래도 시켜요. 남은 건 안 먹는데도 말이에요. 그 순간 정말 먹고 싶은 것을 나를 위해서 주문하는 거예요.
오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변명을 하신다면?(웃음)
김신회: 변명을 한다면, 저는 거의 배달음식을 시켜 먹지 않고요. 그렇게 아주 먹고 싶은 음식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 또 하나의 선물은 제철과일을 박스로 사는 건데요. 그것 역시 혼자 다 먹기는 힘들지만 그 계절에 먹을 수 있는 음식, 과일 등은 충분히 먹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해요.
오은: 여름에 좋아하는 활동은 뭔가요? 원래 여행을 좋아하시는 건 알고 있지만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김신회: 산책 정도인 것 같아요. 아침 산책을 하고요.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뜨거운 샤워에 꽂혔어요. 보면 어르신들이 사우나에서 “아, 시원하다”라고 하시잖아요. 그 말이 이해가 안 갔는데요. 요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오면 너무 시원한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어르신이 된 것 같아요.(웃음)
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먼저 여행하고 싶은 곳이 있나요?
김신회: 아까 말씀 드렸던 도쿄의 술집을 정말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어요. 그 얘기를 하니까 가수 요조 씨가 함께 하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어요. 한 5년 뒤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은: 또 최근에는 반려견 ‘풋콩’이와 함께 생활하고 계시죠. 어떻게 함께 하게 되셨어요?
김신회: 함께 지낸 지 세 달 막 넘은 것 같은데요. 유기견 센터에서 입양을 했어요. 제게 올 때 한 살 정도였는데요. 너무 슬픈 게, 공항에서 발견됐어요. 보호자가 얘를 버리려는 목적으로 공항에 놓고 간 거죠. 그것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요. 막 상상이 돼요. 영화 <터미널> 같은 것 봐도 슬프잖아요. 그런데 이 조그마한 애를 왜 거기까지 보냈을까 싶어지죠. 풋콩이가 공항에 갈 때 차에 타고 갔나 봐요. 그래서 얘는 지금도 차를 못 타요. 며칠 전에 친구에게 들었는데요. 제주도에 그렇게 많이 반려견을 버리고 간대요.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명목으로 여행을 같이 한 뒤에 그곳에 두고 자기들은 집에 간다는 거예요. 너무 속상했어요.
오은: 이제 1부를 마무리할 시간이에요. 오늘은 클로징 대신 김신회 작가님의 낭독으로 1부의 문을 닫을까 합니다. 부탁드려요.
왜 그렇게 여름이 좋냐는 질문 앞에서는 늘 대답이 궁해진다. 그렇지만 그냥, 이라고 얼버무리기에 여름은 그렇게 단순하게 넘겨버릴 게 아니어서 그럼 한번 써볼까, 했다. 마치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여름이 좋은 이유에 대해 써보는 거다. 나는 너의 이런 점이 좋아. 그래서 좋아. 별로일 때도 있지만 결국은 좋아.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며 사는 사람으로서 내 여름의 기억과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었다.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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