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채널예스 5주년 특집] 이슬아 "나의 성실하고 겸손한 동료에게"
<월간 채널예스> 2020년 7월호
<월간 채널예스>를 아끼는 애독자 작가들을 만났다. (2020.07.16)
이슬아는 『월간 채널예스』가 많이 사랑하는 작가예요. 독자 이슬아는 어떤가요?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넉 달쯤 됐을 때부터 ‘이슬아의 매일 뭐라도’를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2018년 가을에 책 두 권을 한꺼번에 출간하면서 『월간 채널예스』와 인터뷰를 하게 됐죠. 그날부터 『월간 채널예스』 독자 이슬아의 성실도가 수십 배로 상승했어요. 이 사람은 내 글을 전부 읽었구나, 무엇을 물어볼지 오래 생각했구나, 알 수 있었어요. 이를테면, 제가 『일간 이슬아 수필집』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이렇게 묘사했거든요. “모든 것을 지나치게 별일 아니게 생각하는 여자”, “모든 걸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남자”. 어쩌면 나만 의미를 두고 있을 문장인데 ‘이슬아 작가는 어느 쪽과 더 닿아 있나요?’ 하는 질문이 쑥 들어왔어요. 『월간 채널예스』는 제게 그런 존재예요. 성실하고 섬세한 친구.
최근 몇 년 사이, 좋은 문화(또는 문학) 잡지가 많아졌어요. 『월간 채널예스』도 그중 하나이길 바랍니다. 동시에 『월간 채널예스』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며 만들고 있어요.
『릿터』는 ‘갖고’ 싶은 잡지죠. 멋이 나니까요. 반면 『월간 채널예스』는 ‘구독욕’을 불러일으켜요. 꾸준히 읽기만 해도 이달엔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요즘엔 어떤 작가가 좋은 글을 쓰는지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어요.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점은 편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만 해도 소위 문단 작가가 아닌데 표지에 등장했고요.
작가들은 『월간 채널예스』를 어떻게 사용하나요?
다른 작가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잘 만든 실용서예요. 저는 소설가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런 힌트들이 불쑥 튀어나와요. 올봄에 실린 권여선 작가의 인터뷰도 그랬어요. 그런 의미에서 장강명 작가가 연재 중인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배우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번역을 주제로 한 글이 실렸는데, 마침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심신단련』이 일본 출간을 앞두고 있거든요. 내 책들이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미리 알게 됐죠.
가장 애호하는 연재 칼럼은 ‘장강명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일까요?
배명훈 작가의 ‘길모퉁이 SF’도 정독하는 칼럼이었어요. SF를 쓰고 싶은 사람으로서 ‘SF 작가는 이런 실험을 하는구나!’ 외에 많은 깨달음을 안겨줬거든요. 지금 <일간 이슬아>에 ‘최전선의 소모험’이라는 SF를 연재 중인데, 그중 어딘가에 배명훈 작가가 알려준 돌파 기술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죠. ‘서효인의 가요대잔치’도 즐겨 봤어요. 대중가요 신에서 활동하는 탁월한 자들이 소재였는데, 어떤 사람이 뭘 잘하는데 어떻게 잘하게 됐는지 이야기하는 글은 정말 재미있잖아요.
스스로 만든 플랫폼에서 ‘셀프 연재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어요. 연재 플랫폼으로서의 『월간 채널예스』에 내리는 이슬아의 평가가 궁금하네요.
‘이슬아의 매일 뭐라도’가 실린 첫 호를 받아보고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좋은 그림이 함께 실린다는 걸 몰랐거든요. 아마도 종이 잡지이기에 가능한 설렘이었을 거예요. 앞으로도 쭉 웹진과 종이 잡지를 함께 내줬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의 장점은 품이 넓다는 거예요. 콘텐츠를 담는 많은 잡지들이 문학 안에 머무는데 『월간 채널예스』는 그렇지 않죠. 영화부터 대중가요, 장르문학까지 어느 하나 놓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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