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 『사람에 대한 예의』 외
6월 2주 신간
예스24 직원이 매주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2020. 06. 10)
책과 가까운 예스24 직원 7인이 격주로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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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 저/진은영 역 | 미디어창비
“너의 노래가 좋았다/멀리 있으니까”(진은영, 「그 머나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간혹 정해진 길을 이탈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회색 지하철을 타는 대신, 먼 곳으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는 생각. 다르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시인 실비아 플라스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스무 살에 쓴 소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에는 달리는 기차와도 같은 삶에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요. 스톱!’을 외치고픈 마음이 담겨 있다. 소설을 번역한 진은영 시인은 이 메시지가 비단 개인의 것만은 아니라 말한다. 여성들은 오래도록 틀 밖의 삶을 꿈꿔오지 않았던가. 그 세세한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이 주황빛 책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티켓이 될 것이다. (김윤주)
공상균 저 | 나비클럽
문인들의 손에서 잉태된 시는 존재만으로도 생명력이 있지만 사유하고 음미할 때 또 다른 생명력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이 책은 정직하게 일궈 온 농부가 세상이 피워낸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듯이 시를 읽으며 자신이 지나온 삶을 가만히 음미하는 삶을 담았다. 소중하게 간직한 서른 편의 시에 대한 저자의 여정이 깃들어있고,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자유롭게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온 하늘 총총한 뭇별을 보듯 더 큰 위로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시는 공감으로 이어지고,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시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지애)
권석천 저 | 어크로스
권석천의 글을 오랫동안 읽어 온 독자라면, 기다렸을 책이다. 법을 전공했지만 시집을 즐겨 읽었던 학생. 문화부 기자가 꿈이었지만 사회, 정치부를 줄곧 맴돌았던 기자. 언론인 권석천의 글을 읽으면 내 마음을 들킨 마냥 ‘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일에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일. 하나, 내 눈이 바라보는 삶이 그렇지 않으니 어쩌란 말인가. 한 조직에서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됐다면, 더없이 공감하며 읽을 묵직한 산문집이다. (엄지혜)
세라 스마시 저/홍한별 역 | 반비
저자의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10대 때 임신을 한, 전형적인 미국 빈민 백인층이었다. 먹을 것, 신발, 병원 진료비 없이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던 저자는 가난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노력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세계 속에서, 가난하다는 건 죄를 짓는다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가상의 아이 '오거스트'에게 조곤조곤 전하는 저자의 일생은 미국뿐만 아니라 계층 분리가 점점 더 빠르고 깊어지는 한국 사회에도 같이 적용된다. 가난은 곧 수치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수치심이 곧 정체성이다. (정의정)
관련태그: 6월 2주 신간,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 사람에 대한 예의, 하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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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널리스트 권석천의 대담하고 날카로운 시각 극단의 시대, 우리가 놓친 것들을 낯선 눈으로 돌아보다 우리는 재벌과 공직자의 갑질에,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 말하는 자들에게 신경이 곤두선다. 성폭력에 분노해 모여서 외치고, 막말을 참지 못해 언론사에 제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