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코드 쿤스트, 한 발짝 뒤로 물러선 태도
코드 쿤스트(Code Kunst) - <People>
<PEOPLE>은 신선함은 적을지언정 그의 현재와 미래 작업 방향성을 되짚는 따뜻한 해례다.(2020. 05.20)
3년 만에 선보인 <PEOPLE> 은 그가 선보인 앨범 중 가장 친절하면서 명확하다. <MUGGLES’ MANSION>이 뮤지션과 프로듀서 사이의 밸런스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했다면, 이번 작품은 자로 잰 듯 치우침 없이 반듯하다. 힙합, 알앤비 씬의 현주소를 그대로 옮겨 놓은 참여진의 화제성과 캐릭터에 걸맞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유려한 프로덕션은 균형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서사를 관통하는 기타 리프는 게임 체인저를 자처한 씨잼과 사이먼 도미닉 듀오에 의해 한 템포 멀어진다. 선공개 곡 「JOKE!」는 트랙 리스트 중앙에서 이질적이면서 독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KnoCK」이 쏘아 올린 서정적 긴장감을 강력한 개성을 통해 순간적으로 잠재우고, 중반 즈음 등장하는 「Get Out」과 「Rollin」을 더욱 또렷하게 밝힌다. 트랙 간의 전후 구조를 단단히 잇는 역할 덕에, 자칫 흐릿한 인상으로 귀결될 수 있었던 후반을 다시금 도입부 무드로 자연스레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정적인 짜임새를 넘어 뮤지션의 개성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자리 배치다.
용의주도함 속에서 주제 의식을 강화하는 것은 프로듀서의 관조적 태도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두고 각자 자유로이 말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인간 군상을 꽃의 외관과 상징성에 비유한 「꽃」, 허상뿐인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낀 「F(ucked up)」 등 사람이라는 대주제 안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을 소주제 삼아 이야기를 풀어냈다. 앨범의 끝은 사람을 계속해서 믿어보자고 다독이는 「PEOPLE」로 맺으며, 허무나 회의가 아닌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인간관계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그동안 코드 쿤스트의 행적에는 수많은 만남이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능을 한껏 펼쳐 대중과의 접점을 형성했고 소속사를 옮기며 새로운 동료들과 작업 환경을 얻었다. 만남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은 그가 추구하는 예술의 임계점을 허물고 자연스레 영감과 소통의 원천이 되었다. 어느 정도 작가주의에서 해방된 상태에서 써내린 <PEOPLE> 은 신선함은 적을지언정 그의 현재와 미래 작업 방향성을 되짚는 따뜻한 해례다.
추천기사
관련태그: 코드 쿤스트(Code Kunst), People, 태도, 방향성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코드 쿤스트>15,600원(19% + 1%)
코드 쿤스트 (CODE KUNST), 4th LP [PEOPLE] 내 주변을 이루는 모든 소중한 것들 중 가장 소중한 것들은 친구 가족 동료들 나와 내 음악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다. 내 음악도 지금의 나도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소중함을 이제서야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