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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내 기대를 가뿐히 뛰어넘는 책 - 조지현 편

당신이 읽는 책이 궁금해요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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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든, 처음 보는 저자의 작품이든, 장르가 무엇이든, 책을 펴기 전에 갖는 기대치를 가뿐히 뛰어넘는 책을 만날 때 매우 반갑습니다. (2020.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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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조지현 SBS 기자는 공연과 출판 등을 맡으며 문화부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2015년부터 SBS 보도국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코너 ‘북적북적’에서 책을 소개하고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 맛보기로 책의 내용을 조금씩 읽어주고 있다. ‘북적북적’은 순전히 ‘이 좋은 책을 나만 읽을 순 없지. 누군가와 함께 읽고 싶다’는 마음에서 진행하는 회사 업무 외의 활동이다. 문화부에 있을 때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지금도 계속 녹음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들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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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 두 편을 푹 빠져서 읽었어요. 『증언들』 은 애트우드가 『시녀 이야기』 의 속편으로 쓴 작품이죠. 워낙 『시녀 이야기』 를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속편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80대 노작가가 여전히 독자에게 신작을 내놓는 데 대한 응원의 마음도 컸습니다.

 

책을 편 순간, 끝까지 단번에 읽어버릴 수 밖에 없었어요. 여성의 권리가 모두 박탈되고 국가가 출산을 관리하는 ‘길리어드’라는 체제가 어떻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여성 세 명의 증언이 교차하는 방식과 사건의 진행 속도, 저자가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당부하는 메시지에, 읽는 동안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었어요. 이렇게 ‘도저히 덮을 수 없는 소설’을 오랜만에 만나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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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들』 을 기다리면서 읽기 시작한 책 역시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 였어요. 『증언들』보다 먼저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20세기 두 번의 세계대전과 대공황 같은 국제정세의 격변 속, 한 캐나다 여성과 그 가족의 비극적 삶을 촘촘히 그려낸 소설이에요. 이 작품도, 주인공의 회고록과 과거의 기사, 소설 속 다른 소설 등으로 구성된 독특한 작품이라 독자가 퍼즐을 찾듯 이야기를 짜맞춰 나가야 하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드디어 퍼즐을 완성했을 때 결말이 주는 충격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눈먼 암살자』 는 독서 모임에서 읽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제가 ‘혼자 읽다 포기한 책을 마저 읽는’ 독서 모임을 해오고 있거든요. 회원 중 한 명이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 를 읽다가 자꾸 중간에 놓게 된다며, 『증언들』 이 나올 때까지 『눈먼 암살자』 를 먼저 읽자고 제안했어요. 그 덕에 만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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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읽고 있어요. 어느 순간 주변에서 모두 이 책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단편의 여운을 잃지 않기 위해 하루에 한 편씩 읽고 있습니다. 미래의 낯선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신선한 작품들에, 왜 요즘 다들 이 작품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보니, 모두 소설이네요. 요즘은 단연 소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이 세 권 외에 사이 사이 읽은 책들도 가즈오 이시구로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이에요. 다른 인물의 상황에 몰입하고 그 입장에 서 보아야 하는 소설 읽기는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땐 할 수 없는 일이더라고요. 업무가 많을 때는 좋아하는 작가들의 에세이가 아무래도 읽기 편합니다. 마음을 크게 쓰지 않고 머리만 쓰면 되는 지식 전달 책도 그렇고요. 그러나 소설은 그럴 수 없죠. 머리와 마음이 함께 복잡해지니까요. 최근 시간적 여유를 좀 찾으면서 소설을 읽을 마음 속 자리가 생겼어요. 그동안 읽고 싶었는데 미뤄뒀던 소설들을 올 한 해 읽으려고 합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받고서야 ‘기준이 뭘까’ 생각해보게 됐어요. ‘간장 적당히, 고춧가루 적당히, 참기름 적당히 넣으라’는 어머니의 레시피처럼 그냥 손 가는 대로 골라왔지만, 그래도 저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었겠죠? 일단, 다들 그렇듯 좋아하는 작가.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책들- 책 속에 언급되거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게 되는 책들이 있죠. 출판사나 편집자의 SNS도 눈여겨봅니다. 물론 예스24가 만드는 웹진 <채널예스>를 보다가 읽게 된 책들도 많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혼자 읽다가 포기한 책들을 읽는’ 독서 모임을 통해, 저 혼자라면 선뜻 고르지 않을 수도 있는 책들과 고전을 읽고 있고요. 무엇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인지를 가장 많이 봅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는 책도 일이 바쁘거나 마음이 복잡하거나 여러 이유로 지금 나에게 와닿지 않으면, ‘아직 때가 아니구나’ 하고  덮어둡니다. 시간이 지난 뒤 제대로 읽게 될 ‘때’가 꼭 오더라고요. 책도 음식과 같아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건 그 때 그 때 다르니까요.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기대를 넘어서는 책이 반가워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든, 처음 보는 저자의 작품이든, 장르가 무엇이든, 책을 펴기 전에 갖는 기대치를 가뿐히 뛰어넘는 책을 만날 때 매우 반갑습니다. 감동의 측면에서든 논리나 지식의 측면에서든, 독자를 새로운 지점으로 데려가니까요. 참, 그리고 문장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비문학 도서를 만날 때도 기쁩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김애란, 정혜윤 작가님의 신작을 항상 기다립니다. 문장 하나하나에서 멈춰 서게 되는 김애란 작가님과 책에 대한 책, 우리가 왜 읽는지에 대한 책을 많이 펴낸 정혜윤 작가님의 신작을 아껴 읽고 싶어요. 웃음과 에너지를 주는 요시타케 신스케의 다음 책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뜻밖의 좋은 일정혜윤 저 | 창비
책 속에서 만난 이야기를 통해 희망, 기쁨, 사랑, 우정을 배우며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정혜윤이 ‘좋은 책’의 목록과 함께 전하는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사람, ‘뜻밖의 좋은 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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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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