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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주의 하이라이트, 한라산 윗세오름

한라산의 가장 멋진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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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을 방문하는 입산객 수를 제한하는 '탐방 예약제'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날짜별로 등반객을 선착순 신청받는다. (2019.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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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앞의 붉은 오름

 

 

제주에 겨울이 찾아오자 제주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대부분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육지에서 온 여행객들이다. 한라산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지만, 가장 멋진 계절을 꼽으라면 단언컨대 겨울을 추천한다.

 

한라산에는 총 5개의 탐방로가 있다. 백록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가 있으며, 비록 정상은 못 가지만 그 바로 밑의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1600m)까지 갈 수 있는 영실, 어리목, 돈내코 코스이다. 백록담을 찾는 등산객은 매년 수만 명에 이르는데 윗세오름도 만만치 않게 많다. 윗세오름은 돈내코보다는 영실 탐방안내소나 어리목 탐방안내소부터 출발하는 게 좋다. 필자는 영실로 등산을 시작해서 남벽분기점을 찍고 되돌아와서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총 여섯 시간 정도면 이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봄과 여름, 가을에는 영실 탐방안내소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내려 빙판길이 된 겨울철에는 영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탐방안내소까지 왕복하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걸어서도 갈 수 있지만 길이 가팔라서 힘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며 무엇보다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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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기암 (오백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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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 코스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사방에 펼쳐진 절경에 눈이 행복하다. 병풍바위와 영실기암(오백나한)이 수묵화 같다. 눈꽃으로 장식된 숲 터널을 지나면 드넓은 초원 선작지왓이 나오는데 마치 알프스 설원처럼 이국적이다. 선작지왓은 제주 방언으로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뜻이다. 봄철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91호로 지정되었다.

 

윗세오름 대피소(1700m)에 도착하자 마침 국립공원 문화해설사가 윗세오름에 관해 설명 중이었다.

 

“많은 등반객이 윗세오름 휴게소에 도착해서 ‘윗세오름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의문을 품습니다. 하지만 ‘윗세오름’이라는 오름은 없어요. 이 주변에 있는 붉은오름(큰오름, 1740m), 누운오름(샛오름, 1711m), 족은오름(새끼오름, 1699m) 세 개의 오름을 합쳐서 윗세오름 또는 웃세오름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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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피어 오르는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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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길

 

 

문화해설사는 우리 일행을 족은오름으로 데려가서 설명을 이었다. 대피소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족은오름 전망대에서 보는 어리목 부근 및 제주도의 전망이 일품이다. 북쪽으로는 한라산 백록담 정상이 보인다. 쉽게 오를 것 같지만 낙석 등의 위험 요소가 많아서 남벽 등산로는 폐쇄된 상태이다. 대신 백록담 바로 밑 남벽 분기점까지 우회 등산로로 갈 수 있으며, 이 길을 따라 돈내코로 하산도 가능하다.

 

“저 아래 오름 세 개가 보이죠? 1100고지 주변인데 세 개의 오름(삼형제오름)이 있어요. 저 오름들보다 위쪽에 있어서 윗세오름이라 부릅니다. 지금 족은오름에는 등반이 가능하지만 붉은오름과 누운오름은 일반인이 갈 수 없어요. 누운오름 밑에는 연중 물이 흐르는 노루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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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으로 가득한 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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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지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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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변한 족은오름

 

 

설명을 듣고 주변을 보니 한라산 중산간에 듬성듬성 솟아난 오름들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아래에서 보는 오름과 위에서 보는 오름은 확연히 그 생김새가 다르다. 남벽분기점을 다녀와서 어리목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한라산 중간에 하얀 구름이 몰려오더니 더 올라오지 못하고 운해를 만든다.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하늘의 시작과 끝이 가늠이 안 된다.

 

한라산 정상을 방문하는 입산객 수를 제한하는 '탐방 예약제'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날짜별로 등반객을 선착순 신청받는다. 시행 구간은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에서 정상까지 구간이다. 백록담 정상까지 갈 수 있는 하루 인원은 성판악 코스 720명, 관음사 코스 426명 등 모두 1146명이다. 하지만 윗세오름을 갈 수 있는 영실, 어리목, 돈내코 코스는 사전 예약 없이 등반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등산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바람막이 재킷과 털모자는 물론 장갑, 중등산화, 아이젠, 스패츠, 핫팩은 필수이다. 매점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점심 도시락과 따뜻한 물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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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과 붉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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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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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수천 명에 이르는 등산객이 한라산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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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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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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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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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하게 낀 어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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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이른 아침마다 한라산에서 눈꽃 장관을 볼 수 있다

 

 

 

 

 

 

 

 

 

어리목 탐방로
어리목 탐방안내소 → 사제비동산(2.4km, 1시간) → 만세동산(0.8km, 30분) → 윗세오름(1.5km, 30분) → 남벽분기점(2.1km, 1시간)

 

영실 탐방로
영실휴게소 → 병풍바위(1.5km, 50분) → 윗세오름(2.2km, 40분) → 남벽분기점(2.1km, 1시간)

 

 


◇ 접근성 ★★
◇ 난이도 ★★
◇ 정상 전망 ★★★★

 

 

 

오름에 가져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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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기행』
 손민호 저

 

중앙일보 손민호 여행기자가 틈만 나면 제주도에 와서 15년간 부지런히 걷고, 보고, 만나고, 취재해서 썼다. 제주의 지질과 역사, 문화를 잘 버무려서 부담 없이 녹여냈다. 생전에 오름에 인생을 바친 김영갑 작가와의 인연도 엿볼 수 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름 사진 100여 컷도 일품이다.

 

 

 

찾아가는 방법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영실매표소까지 버스(240)로 약 80분 소요된다. 주말이면 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이다.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가져 간다면 아침 7시 이전에 영실 주차장에 도착하는 편이 좋다. 영실 주차장에서 영실 매표소 입구까지는 도보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의외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한 시간 동안 이어져서 체력을 소진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구간만 운행하는 택시를 이용하자. 탑승객 수와 상관없이 대당 7,000원이므로 인원이 적으면 다른 일행과 합석을 하자.
◇ 주소 : 서귀포시 영실로 226

 

 

 

주변에 갈만한 곳

 

1100고지
한라산 1100로를 달리면 어리목과 영실 사이에 한라산 1100고지가 있다. 삼형제큰오름 옆에 위치한 이곳에는 휴게소가 있어서 많은 운전자들이 잠시 주차를 하고 쉬어 간다. 길 건너편에는 습지가 있는데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아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 주소 : 서귀포시 색달동 산 1-2

 

어승생악
한라산의 기생화산 중 하나이다. 어리목 탐방 안내소 좌측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왕복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전망이 탁 트여서 제주시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에 오를 시간이 없다면 어승생악만 다녀와도 한라산의 속살 일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 주소 : 제주시 해안동 산 218
◇ 전화 : 064-713-9952

 

 

 

필자 소개

 

최경진
4년차 제주 이주민이다. 산과 오름을 좋아하여 거의 매일 제주 곳곳을 누빈다. 오름은 100여회 이상, 한라산은 70여회, 네팔 히말라야는 10여회 트레킹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있으며(www.nepaljeju.com), 함덕 부근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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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경진

4년차 제주 이주민이다. 산과 오름을 좋아하여 거의 매일 제주 곳곳을 누빈다. 오름은 100여회 이상, 한라산은 70여회, 네팔 히말라야는 10여회 트레킹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있으며(www.nepaljeju.com), 함덕 부근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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