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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이찬혁 “소설과 앨범은 쌍둥이”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 설명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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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고 당신의 길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1%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읽으면 자극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2019.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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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악동뮤지션) 이찬혁이 3집 앨범 <항해> 발매와 함께 소설  『물 만난 물고기』  를 출간했다. 작가로서는 첫 작품. 이찬혁은 올해 5월, 해병대를 제대하면서 앨범을 구상하는 동시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 악뮤의 세 번째 앨범 <항해>를 해설하는 소설은 아니다. 노래를 만들면서 자연스레 떠오른 생각을 소설 형식으로 담았고, 공유해도 좋을 것 같아 책으로 엮었다. 악뮤 이수현은 “오빠의 책은 이번 악뮤 앨범과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다.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오빠가 갖고 있는 생각, 메시지들이 많이 녹여져 있다. 소설을 읽고 나서 노래를 들으면, 소설 속 장면들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눈물이 날 정도로 몰입하면서 읽은 책”이라고 밝혔다.

 

『물 만난 물고기』  는 주인공 ‘선’이 ‘예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떠난 여행으로 시작된다. ‘항해’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Freedom’, ‘달’ 그리고 ‘항해’로 끝난다. 이찬혁이  『물 만난 물고기』  로 독자들을 처음으로 만난 10월의 금요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인 북 토크를 시작하기 직전, 잠깐 동안 <채널예스>를 만나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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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소설을 펴냈다. 작업 시기가 비슷했나?

 

앨범 구성이 완료된 상태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시기는 작년 6월, 7월 정도다. 앨범을 조금 더 재밌고 자세히 설명하는 매체로 소설을 선택했다. 앨범 수록곡과 소설 목차만 봐도 비슷한 제목이 많은데, 하나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는 작업물이라 같이 보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 세트성을 의도한 건 아니지만, 쌍둥이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난 모습은 다르지만, 말하는 바가 비슷한 작품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에세이를 비롯해 여러 장르로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4년에 에세이를 낸 적이 있다.  『목소리를 높여 high!』  라는 제목이었는데 인터뷰 형식으로 만든 책이라 내가 직접 책을 썼다고 하긴 어려웠다. 소설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과제로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서 언젠가 제대로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악뮤 활동을 하면서 가수로서의 꿈도 있지만 언제나 예술적인 욕심이 더 크다. 소설은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쓰여진 도구다.

 

소설도 상품이다. 이 책을 사서 읽을 독자도 염두에 두었는지?

 

글쎄. 내 입장에서만 말한다면, 독자들을 먼저 생각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이 책을 구매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는 없었고, 그냥 쓰기 시작했다. 쓰다 보니 이건 공유를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책으로 묶게 된 것이라 사실 소설로써 사람들이 좋아할까? 라는 고민은 하지 못했다.

 

리뷰를 좀 찾아 봤는지?

 

처음 쓴 책이다 보니 많이 궁금하더라. 앨범 리뷰보다 더 많이 찾아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리뷰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로만 생각했는데, 소설을 읽고 보니 예술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도전하는 사람인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이 리뷰를 읽고서, “이거야!” 싶었다. 딱 좋았다. (웃음)

 

『물 만난 물고기』  를 읽어 보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관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많이 한다. 군에 있으면서 더 많이 한 것 같고. 첫 번째, 두 번째 악뮤 정규 앨범을 냈을 때도 동일하게 했던 고민이다. 가수라는 직업은 음악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예인이라고 불려지는 직업 아닌가? 방송에도 나와야 하는 직업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람들이 무얼 좋아할까?’를 고민해야 했는데, 이번은 좀 달랐다. ‘어떻게 하면 내가 지금 하는 생각을 예술가로서 잘 풀어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작업했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앨범과 책 디자인이 비슷하게 이어진다. 책의 만듦새는 만족하는지?

 

완전 만족한다. (웃음) 내 의견이 많이 반영됐는데, 특히 앨범과 책의 표지에 들어간 작품이 내가 몽골에 살 때 알고 지냈던 동갑내기 친구의 그림이다.

 

올해 5월에 해병대를 제대했다. 바다와 가깝게 보낸 시간들이 작품 속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아무래도 환경이 주는 영감들이 크니까. 그래서 이번 앨범 제목이 <항해>이기도 하고. 바다가 주는 위압감과 거대함이 무척 크게 다가왔다. 군함을 탄 기억은 아마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주인공 ‘선’은 뮤지션이다. 동료들과 음악 작업을 하던 중 ‘예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품고 여행을 떠났다가 ‘해야’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이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연스레 ‘이찬혁’을 상상한다.

 

모든 등장인물에 내 모습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분배해서 만들어 놓은 캐릭터라도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나의 많은 인격일 수도 있겠다.

 

퇴고 과정은 어땠나?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썼다. 왜냐면 초고를 쓸 때 굉장히 복잡한 문장을 썼다. 평소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책을 많이 찾아 읽었는데, 단문으로 구성된 소설이 많더라. 문장을 좀 짧게 고쳤고 다른 건 크게 바꾸지 않았다.

 

뚜렷한 메시지보다는 여백이 많은 소설이다.

 

일단 소설이나 음악이나 모두 매체라고 생각한다. 말을 이루는 것, 즉 메시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승전결 같은 구성보다는 여운이 있는 몰입도가 높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 쭉쭉 이어지는 느낌보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책을 쓰고 싶었다.

 

쓰면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이 있나?

 

97쪽에 실린 ‘보배’ 파트를 읽고 스스로 감탄했다. (웃음) 사실 이번 앨범과 책 모두 설명하고 싶은 작품이 아니라서 고민을 많이 했다. 작가가 숨긴 것에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줄거리를 막 설명해 드리는 것보다 최대한 여러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찬혁 워터마크 필요없음 - 소속사 사진 (1).JPG

 

 

각자의 인생에 적정기가 있는 게 아닐까.

 

평소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독서를 많이 한다고 볼 순 없는데, 군대에 있을 때 많이 읽었다. 눈에 보이는 게 책이라서 틈날 때마다 책을 봤다. 국내 작가의 로맨스 소설도 읽었는데, 재밌게 읽었다. 분홍색 표지였는데 제목이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 후임이 읽다가 울었던 책이다. (웃음)

 

군 생활은 어땠나?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도움이 된 점도 많다. 우선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게, 내 인생에서 좋은 시간이었다. 사회에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서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많이 받았다. 좋지 않은 인연일지라도 반드시 배울 것은 있더라.

 

동생 수현 씨는 소설을 읽고 어떻게 말했나?

 

눈물 날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고 했다. (웃음) 군에 있으면서 수현이의 활동을 지켜봤는데 예상보다 너무 잘해서 놀랐다. 자기 분야를 확장하는 모습도 대단했고. 나의 빈자리를 메꿔주는 모습이 기특했다.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지만, ‘다 컸네’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출판 일을 하신 적이 있다. 이번 소설을 각별하게 읽으셨을 것 같은데.

 

큰 기대감이 없으셨는지,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엄청 감탄하셨다. 몇 시간 동안 아버지가 책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일단 아마추어 같지 않고 “책답게 글을 썼다”고 말씀해주셨다. 우리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 있다. 옛날에는 부모님의 칭찬과 조언으로 기운을 많이 얻었는데 워낙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까 이제는 나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다. (웃음)

 

직접 곡을 쓰고 만든다.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인데, 부담은 없나?

 

천재라는 걸, 믿지 않는다. 천재는 상대적이다. 어떤 미지의 나라에서는 흔한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천재로 여겨질 수도 있고 또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천재라는 단어를 악뮤 앞에 붙인다면, 당연히 부정하고 싶다. 별로 어울리는 호칭도 아니고. 사람에게는 자신이 잘하는 걸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오는데, 우리는 그걸 조금 빨리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인생에 적정기가 있는 게 아닐까.

 

앞으로도 책을 낼 생각이 있는지?

 

물론이다.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데 아직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이번에 소설을 낸 것도 앨범이랑 같이 내는 굿즈 형태로 생각한 게 아니었다. 예술적인 활동으로써 소설을 쓸 계획이다.

 

『물 만난 물고기』  를 딱 한 명의 독자에게 선물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주고 싶나?

 

준비된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고 당신의 길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1%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읽으면 자극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물 만난 물고기이찬혁 저 | 수카
상상을 뒤집는 강렬한 스토리, 탄탄한 구성력을 동원해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자유와 통제의 대비, 사랑의 환희와 상실의 상흔, 삶의 의미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마음껏 소설 속을 유영하며 깊이 호흡하고, 한편 각자의 삶을 묻고 답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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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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