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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문학 MD 김도훈 추천] 여름의 끝자락에 꺼내 읽는 책

환하지 않은 여름은 없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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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노래를 들으며 김금희 작가의 말을 떠올립니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2019. 08. 29)

“환하지 않은 여름은 없다고 생각하며”
-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작가의 말’ 중에서

 

여름의 끝자락입니다. 어느 계절이든 책 읽기 좋지만 이 계절의 밤은 어느 때보다 책과 어울리죠. 좋은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좋고요.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읽기 좋은 책들을 건넵니다. 김동률의 신곡 〈여름의 끝자락〉과 함께!

 

* 김동률 신곡 〈여름의 끝자락〉 들으러 가기

 


1. 김애란, 『바깥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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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종종 할머니가 일러준 '용서'라는 말이 떠올랐다.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일은 나중에 어떻게 되나. 그런 건 모두 어디로 가나.
- 김애란, 「노찬성과 에반」,  『바깥은 여름』  중에서

 

올해도 여름의 끝자락에,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  을 꺼내 읽습니다. 찬성이와 에반이 처음 만난 무더운 여름 고속도로 휴게소와 에반이 남은 콜라 얼음을 와삭와삭 씹던 날을, 죽는 게 나을 정도로 아픈 게 어떤 건지 궁금해하며 에반에게 미안해 했던 찬성의 마음과 그들이 함께 한 두 해 시간을, 그리고 책임과 용서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한 편씩 읽을 때마다 다음 작품으로 쉬이 넘어갈 수 없는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바깥은 여름』   읽지 않은 사람 없게 해주세요!

 


2.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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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군가가 함께 있어준다면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것. 밤중에, 어둠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
-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중에서

 

소중한 일상에서 누리는 고요하고 경이로운 축복의 순간들을 그린 소설 『축복』의 작가 켄트 하루프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탈고한 소설인데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배우자와 사별한 70대 어르신들이 같이 밤을 보내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줍니다. 섹스 없이 함께 잠을 자고, 어둠 속에서 대화하고, 함께 누워있음으로써 밤이면 더욱 생생히 다가오는 외로움을 달래보자고 시작한 일인데요. 그저 같이 앉아 있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보여주는 따뜻한 소설입니다.

 


3.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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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시선을 압도하기 보다는 사람의 삶에 조용히 닿아있는 건축.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고자 애쓰지 않으면서 완벽을 기하는 사람들. 하나의 철학을 공유한 사람들이 나누는 인간과 건축에 관한 풍부한 대화. 그런 한 순간을 살아낸 사람에게, 이런 기억은 각인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남자는 30년이 지나서도 인생의 여름을 돌아본다. 아름다운 설계도를 들고 30년 간 세워 올린 그의 삶은 고요하고 정갈하고 단단해 보인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 예스24 김성광

 

제목 때문에도 생각나는 책이기도 하지만 소설이 전하는 특유의 여름의 냄새가 특히 기억이 남는 책입니다.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건축가와 그를 경외하며 뒤따르는 주인공 청년의 아름다운 여름날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제목처럼 마음에 오래 남아 계속 생각나는 책입니다.

 


4.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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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을 올리고 내리는 것으로 누군가는 남겨지고 누군가는 옮겨가는 사람이 된다는 것, 어쩌면 세상의 많은 일들은 그런 사소한 변별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에 대해 그후로도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 김금희, 「레이디」,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중에서

 

여름밤 노래를 들으며 김금희 작가의 말을 떠올립니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신작 소설에서도 특유의 다정한 시선으로 우리가 살아온 모든 시간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는데요. “다시 아침이 밝아와도 잊혀지지 않는”*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소설과 함께, 스르르 잠드는 여름밤이 참 좋습니다. (*김현식 〈여름밤의 꿈〉 중에서)

 


5. 찰스 디킨스 등, 『메리 메르헨 겨울 동화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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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간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8월이면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뜨거운 여름날 군산의 모습과 함께 영정사진 속 정원(한석규)의 환한 미소가 생각나는데요. 여름의 끝자락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겨울동화를 미리 읽는 것도 참 좋습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과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 그리고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  까지. 어릴 때부터 스토리는 알고 있지만 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지 못한 분들이 많을 텐데요. 여름의 끝자락,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 좋은 책과 함께 “8월의 BOOK 크리스마스”를 누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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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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