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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특집] 부모님들, 그림책은 이렇게 읽어주세요

<월간 채널예스> 2019년 5월호 그림책 이렇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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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는 시간은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이랍니다.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아이의 호흡을 따라 교감하며 부모님도 잠시, 아이의 마음을 느껴보세요. (2019. 05. 20)

그림책 읽어주는 선생님 김윤경

 

영유아 어린이들을 비롯해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노인들까지 찾아가 다양한 그림책을 읽고 나누는 그림책놀이 전도사, 교육문화 NGO 단체인 ‘더불어배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그림책 읽기를 위해 예시로 든 책은 천천히 생각하고 살아가는 도마뱀의 지혜를 담은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 , 힘들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궁디팡팡”하며 힘을 주는  『궁디팡팡』 , 동생이 생긴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동생이 생긴 너에게』 , 남모르게 타인과 생명을 배려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쫌 이상한 사람들』 .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그림책 읽기의 방법을 차근차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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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탐색


책을 읽을 때 표지 탐색부터 같이 해주세요. 그림책 표지는 영화의 인트로처럼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표지의 그림만으로도 호기심을 일으키고 추측도 해 볼 수 있는 단서들이 많으니까요. 또 표지를 펼쳐보고 앞표지와 뒷표지가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지는 책일 때는 표지를 펼쳐서 한 번에 보여주는 게 훨씬 좋아요. 글과 그림을 펼쳐서 보여주고, 누가 쓰고 그렸는지 어떤 출판사에서 나왔는지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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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지 탐색


면지는 속표지에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면지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림책도 많아요. 전개되는 이야기에 담긴 중요한 이미지가 모여 있기도 하고 분위기를 전달해주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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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쓰고 그렸나

 

작가 설명 부분은 굳이 읽어 줄 필요는 없어요. 다만 어머니들이 먼저 읽고 작가의 이전 작품이 무엇인지 출간년도는 언제인지 등을 알면 좋을 것 같아요.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 은 오른쪽에 작은 그림이 하나 있네요. 표지에서 봤을 땐 개구리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닌 건 같아요. 어떤 동물일까요? 작은 차이를 발견하고 아이에게 질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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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기


이제, 사건들이 하나씩 나와요. “내일까지 할 일, 모레까지 할 일 오늘 다 끝내버리자” 글도 읽어주고, “열매 되게 많다. 여기 그네가 있네. 우리 00도 엄마랑 그네 탔었지?”라고 그림 읽기도 해주세요. 포인트는 아이가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아이의 반응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체크하며 따라가주는 게 좋답니다. 아이의 시선과 호흡을 따라가고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덧붙여서 스토리를 연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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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그림 찾기


아이들에게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그림 속에 어떤 요소들을 숨겨놓는 작가들이 있어요. 찾아 보고 발견하는 재미가 생기죠. 엄마가 먼저 쭉 읽어 본다면 어디에 뭐가 숨어있는지 알 수 있겠죠? 이런 그림책은 볼 때마다 그림이 새롭고, 지나쳤던 아이디어나 표현도 찾아 볼 수 있어요. 뒷 페이지에 중요하게 등장하는 구멍 뚫린 나뭇잎 보이시나요? 이 책엔 페이지마다 작은 벌레와 곤충들이 숨어있답니다. 또 아이들은 책을 덮고 나서 “또 읽어줘”라면서 다시 읽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흔하죠. 그럴 땐 아까와는 좀 다르게 읽어 주면 좋아요. 아까는 글 위주로 읽어줬다면 이번에는 그림을 더 살펴보는 그림 읽기로 해볼 수도 있고요. 찾지 못했던 요소들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며 읽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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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목소리로


그림책에 씌여있는 대로 “짖궂은 장난을 칠 때”라고 읽고 바로 넘어가고 싶지만 아이와 함께 그림을 살펴보아요. “원숭이가 메롱한다. 친구들 놀란 것 봐. 표정 좀 봐!” 이런 질문도 던지면서 말예요. 대사를 읽을 때는 자연스러운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과장하거나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보다 엄마의 목소리면 충분하거든요. 화술 기법이 없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해요. 어린이집에서 읽어줄 때처럼 대집단일 때는 화술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엄마랑 아이가 읽는 상황이라면 굳이 그런 기법을 쓰기 보다는 손가락으로만 짚어도 누가 이야기하고 있는 지는 다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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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읽기

 

마지막 장에서 도마뱀은 “사과 먹으며 우리집에 올래?”라고 말하죠. 그리고 면지에는 많은 사과들이 그려져 있어요. 잘 보면 책 속에서 함께 따라 왔던 애벌레도 보이고요. 뒷표지에는 바구니 가득 사과가 있네요. 스토리가 이어지는 건데, 여기선 “사과 먹으러 오래. 어떡하지? 도마뱀집에 갈까? 사과가 엄청 많네, 먹어볼까?”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  『궁디팡팡』 은 많은 동물들이 서로 “궁디 팡팡” 해주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뒷표지에 손그림이 그려져 있죠. 그러면 “궁디 팡팡이 필요한 친구가 어딨지? 여기 손은 준비되어 있는데 우리 00가 필요한가?”라면서 엄마가 연결해서 끝까지 읽어줄 수 있어요. 책을 다 읽은 후엔 손그림을 하나 오려서 “궁디팡팡”하며 놀이를 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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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그림책 읽기의 법칙1 : 마음 읽고 공감해주기

 

엄마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아는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면서 읽어주면 좋아요. 그림책은 책을읽는다는 행위가 목적이 되어선 안돼요. 엄마와 아이의 사랑을 돈독히 나누는 시간에 그림책은 매개가 될 뿐이죠. 지금 아이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느껴지는 부분이 있나요? 거기에 맞는 주제를 담은 그림책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관계에 관련된 그림책은 아이의 마음을 빗대어 알 수 있어요. 생뚱맞게 “오늘 유치원에서 어땠어? 친구들이랑 잘 놀았어?” 이런 질문을 하기보다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의 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어요.  『동생이 생긴 너에게』 는 동생이 읽는 친구들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만약 내 아이가 지금 동생으로 인한 감정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엄마는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고 더불어 사랑을 전해주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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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그림책 읽기의 법칙2: 경험 나누며 대화하기

 

살아가는 태도나 좋은 생각을 그림책으로 나눌 수도 있어요. 많은 그림책들이 이런 주제들을 아주 단순하고 간결하게 담고 있어요. 그래서 그림책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이고요.  『쫌 이상한 사람들』 은 “세상에는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씁니다”라고 시작하는데요, 잘 보면 개미를 밟을까봐 마음을 쓰는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좋은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 보완을 해줘요. 글이 절반의 말을 하고 나머지는 그림이 대신 해주죠. 아이와는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재미 있게 읽을 수 있고요, “내가 이럴 때 누가 도와줬어”라든가 “그 사람도 좀 이상한 사람이었네”라든가 하는 식으로 경험에 대해 서로 대화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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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선생님이 말하는 그림책 읽기의 포인트!

 

1 엄마가 먼저 보세요
책을 읽을 때는 엄마가 먼저 충분히 읽어보고 아이에게 읽어주는 게 좋아요. 책을 선정할 때는 엄마가 그림책을 먼저 즐기는 마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 엄마가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일 때는 까다롭게 고르는데 책을 선정할 때는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몰라 전집을 들여 놓기도 하는데요. 그것보다는 엄마가 가장 잘 아는 아이의 발달 상태 등을 고려해서 엄마가 고르는 게 좋아요. 저는 엄마가 읽어주는 거니까 엄마가 좋은 책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화자이기도 하지만 그림책의 첫 독자이기도 하잖아요. 엄마가 좋은 건 아이에게도 나누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엄마가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책을 선정해서,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듯이 꼼꼼하게 봤어요. 놓친 게 없는 여러 번 보기도 하고요.

 

2 천천히 읽어주세요
책을 읽을 때는 천천히 읽어주면 좋겠어요. 그림으로 볼거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글을 읽는 아이도 마찬가지지만 글을 모르는 영유아인 경우엔 특히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림을 충분히 탐색할 시간을 주어야 해요. “천천히, 도마뱀들이 살아”라고 천천히 읽어주면 아이들은 도마뱀들을 찾겠죠? 만약 아이가 도마뱀을 발견하면 “아! 도마뱀이 거기 있네”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도 중요해요.

 

3 메시지를 덧붙일 필요는 없어요
부모님들은 “선생님 마지막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줄까요?”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세요.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그래서 00게 해야지? 00게 하자”식의 교육적 메시지를 한 마디 넣어주려는 경향이 있고요. 교육적인 메시지를 일부러 심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책으로 상상하고 재밌게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책 한 권 읽고 뭘 알아야 하고 어떤 걸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요.

 

4 책을 덮을 수 있는 자유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면 유독 한 장면에 머물러서 많은 질문을 던질 때가 있어요. “엄마 우리도놀이터에서 놀았잖아” 이러면서 탈맥락화 하다가 책을 덮어 버리기도 하고요. 부모 입장에서야 책을 끝까지 다 읽어주고 싶겠지만 억지로 할 필요 없어요. 아이들은 한 권의 책이라도 ‘요만큼만’ 읽을 권리, 책을 덮고 다른 놀이를 찾을 권리가 있어요. 그 안에서 충분히 재미를 느끼고 교감을 나눴다면 그 책의 역할은 다 한 거예요.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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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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