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내가 안 다치는 퇴사가 필요해요 (G. 양지훈 변호사)
오은의 옹기종기 (82회) “노동자로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지금 제 옆에 “회사원 정체성이 강한 자영업자 변호사” 양지훈 변호사님 나오셨습니다. (2019. 05. 09)
“우리 회사 인간들은 언젠가 회사라는 조직을 떠나야 한다는 명징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주체적인 회사생활을 위해 ‘회사를 다닌다는 것’을 낯설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회사란 무엇인가’, ‘회사 안 혹은 밖에서의 노동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노동법의 취지와 조문들을 떠올려 보자. 노동법을 읽으면서 조직과의 긴장을 능숙하게 즐기는 주체적 회사원 되기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양지훈 변호사의 책 『회사 그만두는 법』 의 한 대목이었습니다. 양지훈 변호사는 노동법이 “근로자를 위하여 존재하는 사회법”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법을 잘 이해하면 회사에서 몸과 마음을 다치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요. 지금 회사가 싫어서 우울해하고 계신 여러분! 오늘 방송은 바로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오늘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는요. 양지훈 변호사님과 함께 회사를 건강하게 다니는 법과 회사를 잘 그만두는 법에 대해 이야기할 거예요. 혹시 주변에 힘든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친구가 있다면 꼭 함께 들어주세요!
<인터뷰 - 양지훈 편>
오은 : 먼저 양지훈 변호사님께 드리는 ‘deep & slow’는 이것입니다. "노동자로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이왕이면 노동자로서 ‘잘’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양지훈 : 어렵네요. 잘 생각해볼게요.
오은 : 이제 양지훈 변호사님 소개를 할게요. 자, 소개 나갑니다. “변호사. 탈회사 10년 차 사회인.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수순처럼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였고,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하며 나름 일 잘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좀처럼 행복하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을 생각하면 토요일 밤부터 우울해졌다. 탈회사를 고민하던 중 그는 인생의 책을 만난다. 경제학자 우석훈의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를 두 번 읽고, 참여연대에서 진행하는 강연까지 들었다. 그리고 직장인 6년 차 무렵, 양지훈은 회사를 그만두기로 한다. 도망치듯 했던 퇴사였으니 당연히 겁이 났다. 하지만 겉으로는 계획이 있는 척했다. 처음부터 변호사를 꿈꾼 것은 아니었고, 단지 자율적인 일을 해보자는 생각만 뚜렷하게 갖고 있었다. 조직에 기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오직 그의 바람이었다.
2009년 로스쿨에 입학하면서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아이디가 ‘numa2009’. ‘새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영문과 숫자 ‘2009’를 붙여서 지었다. 로스쿨에서는 정말이지 부지런히 공부했다. 당시 결혼한 상태였는데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고, 회사를 그만 두면서 ‘인생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했던 탓이다. 지금은 그때의 감정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려 한다. 10년 전의 겁먹고 좌절했던 나에게 '회사를 그만두는 네가 잘못한 건 아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법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프레시안>, <허핑턴포스트> 등에 법률 칼럼을 썼고, 시민을 위한 법률 강의도 했다. 지금은 <회사인간 퇴사인간>이라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방송을 진행 중이며, 북클럽 ‘트레바리’에서 ‘회사인간’이라는 클럽의 클럽장을 맡고 있다. 환갑 즈음에는 만화가로 데뷔해보고 싶다. ‘엥겔지수’와 같은 ‘북바이지수’가 있다면 자신 있게 명함 내밀 수 있다. 선호분야는 정치, 사회, 그리고 소설과 만화.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샀던 문학동네 창간호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야자를 빼먹고 ‘홍지서림’이나 ‘지일서점’에 가 소설을 읽는 것이 낙이었던 문청이었다. 술은 취하기 위해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다짐은 1일 1유머 구사다. 일상을 아름답게 보내는 데 필요한 것은 "여유와 유머, 리듬."이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양지훈 : 뭔가 발가벗겨진 느낌이 드네요.(웃음)
오은 : 대기업 퇴사를 했을 때 주변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양지훈 : 정말 단 한 명에게도 “잘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어요. 로스쿨에 가고, 변호사가 되려 한다 말을 해도 상사를 비롯해 동료, 가족, 친구들 어느 한 명도 잘 결정했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다닌 곳이 아주 안정적이기도 하고, 연봉도 높았던 곳이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퇴사 이후 어떻게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지 들으려고 하거나 응원을 하기보다 지금 갖고 있는 게 아깝다는 말을 해줬던 거죠. 나름 정확한 조언이기도 해요. 지금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가 있다면 저도 똑같이 말할 것 같거든요. 다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 두고 싶은 그 마음이었어요. 이 책을 쓴 것도 여러 이유가 있지만, 지금 회사에서 풀지 못하는 고민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는 친구에게 작은 조언을 해주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오은 : 이 방송을 녹음하는 오늘이 노동절이에요. 이런 날 변호사님을 모시고 노동법을 이야기하려 하니까 더 이상 좋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을 ‘근로자의 날’이라고 하기도 하잖아요. 노동자와 근로자, 법률적으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양지훈 : 노동자와 근로자의 사전적 의미는 다르지 않아요. 다만 근로자는 ‘열심히 일하는’이라고 하는 의미가 들어가는 것이라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용어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죠. 그래서 근로자보다는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도 하는데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 같은 법문에서는 노동자라는 말을 쓰진 않아요. 전부 근로자라고 표기를 하고 있거든요. 때문에 법리를 해석하거나 노동법 용례로서 이야기할 때는 근로자가 맞는 표현입니다. 굳이 근로자라는 말을 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은 : 『회사 그만두는 법』 이라는 책이 지난 2월에 출간되었어요. 이 책을 왜 쓰게 됐는지 안 여쭤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지훈 : 책의 시작은 2장의 일부 내용이에요. <프레시안>에 ‘법과 밥’이라는 칼럼을 연재했었는데요. 거기 썼던 칼럼이 조금 회자가 됐고요. 그걸 계기로 출판사와 계약을 한 거죠.
오은 : 책에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회사를 다닐 수는 없는 걸까?”(12쪽)라는 질문이 있는데요. 이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4년 정도 직장 생활을 했는데 당시 가장 걱정했던 것이 내가 희미해지는 일이었거든요. 내가 더 희미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한 거예요. 변호사님도 직장을 다닐 때 이런 질문을 계속 하셨던 거죠?
양지훈 : 그렇죠. 회사를 다니는 건 원래의 자신을 내보일 수 없는 조건에 놓이는 일 같아요. 근로 계약을 체결하면 특정한 장소에 아침 9시까지 무조건 출근을 하고, 6시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굴레를 써야 하거든요. 그 대가로 임금 상당액을 받는 거죠. 그런 부자유를 선택하는 것이고, 남들의 요구사항에 자기 캐릭터를 맞추는 과정인 거예요. 그걸 어느 정도 타협하고, 잘 해나가는 근로자가 있는가 하면 매우 괴로워하는 근로자도 있는 건데요. 누가 잘 적응했다, 잘 적응 못했다, 이렇게만 설명하기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 같아요. 어쨌든 저도 그 질문을 10여 년 전에도 갖고 있었고요. 지금도 갖고 있어요. 의뢰인의 요구에 맞춰 원래 갖고 있던 변호사 상을 계속 변화시켜야 하거든요.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일하는 노동자라면 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을 이제는 하게 됐어요. 다만 회사에서는 그게 좀 더 직접적이고, 더 폭력적인 경우가 많겠죠.
오은 : 그렇다면 노동자가 노동법을 잘 알아야 할 텐데 너무 모르고 있잖아요. 심지어 근로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는 사람도 거의 없을 거란 말이죠.
양지훈 : 노동법을 잘 알기가 어렵죠. 관심 갖기도 어렵고요. 자기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돌파할까 알아볼 때나 노동법을 찾아보는 것 같은데요. 저도 회사를 다니면서 불평은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던지지 못했어요. 노동법이나 취업 규칙, 인사 규정 등 여러 가지 법과 관련 있는 규칙들을 찾아보고 나를 지킬 방법들을 생각해볼 법도 한데 말이죠.
오은 : 책 출간 후 북토크도 많이 하셨잖아요. 질문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양지훈 : 실은 노동법 법리를 묻는 질문은 거의 없었어요. 오히려 퇴사를 고민하는 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어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퇴사를 앞두고는 회사 바깥의 삶을 지지 받지 못하는 비응원의 분위기가 모두에게 주어지거든요. 거기서 대부분 좌절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응원을 받아야 잘 살아갈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나를 지지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오은 : 양지훈 변호사님을 모신다고 했더니 저희에게도 사연이 왔어요. 답변을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사연을 읽어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애청자입니다. 저희 회사는 연 목표 매출에 몇 퍼센트 달성했느냐에 따라 인사 고과를 S등급부터 D등급까지 받습니다. 그리고 각 등급마다 인상률이 정해져 있어 마치 성적표를 받듯이 연봉인상 폭이 적용 되는데요. 문제는 D등급이 ‘삭감’이라는 것입니다. 매년 매출이 좋지 않은 팀 혹은 매출이 좋아도 개인 성과가 없는 직원은 D를 받고, 월급에서 일정 금액이 삭감이 됩니다. 사실 C를 받아도 동결이라, 물가상승률 대비 삭감으로 느껴지죠. 열심히 일하고도 매출이 나오지 않은 것을 직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이상합니다. 이런 상시적 삭감이 노동법을 어기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요.”
양지훈 : 이 사연에 쟁점이 되게 많은데요. 중요한 쟁점을 하나 꼽자면 인사평가를 할 때 상대평가를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부분이에요. D등급을 10%의 직원에게 무조건 부여해야 한다는 규칙 아래 이런 인사 평가가 있었다면 그 평가는 위법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사실 인사 평가 결과 자체만으로 다투는 소송은 거의 없는데요. 이런 인사 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거나 승진에 영향이 있었다면 그 결과를 놓고 소송에 이를 수는 있어요. 사연에는 임금이 삭감되었다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삭감 부분에 대해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결론적으로는 법원이 예정하는 올바른 인사평가의 모델은 절대평가라는 겁니다.
오은 : 여러 이유로 권고 사직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요. 이때 양지훈 변호사님은 “절대 사직서를 제출하지 마라”(62쪽)라고 하셨는데요.
양지훈 : 사실 권고 사직은 법률 용어도 아니에요. 회사의 부당한 인사 처분을 미화시키는 단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부당하게 퇴사를 요구 받았다면 사직서를 자발적으로 내지는 말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조금 버틴 후에 부당한 처분이 있다면 다퉈보라는 거거든요.
오은 : 그런데 노동자가 회사의 부당한 처분을 입증하는 게 어렵지 않나요?
양지훈 :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직을 권고하는 강압적인 자리에서는 녹음을 반드시 할 필요도 있어요. 근로자가 소송을 이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증거거든요. 어려움을 처한 시점부터는 자신이 하게 된 일이라든지 상사와의 대화라든지 주변 사람들의 자기에 대한 평가 등을 꼼꼼하게 모아둘 필요가 있어요.
오은 : 녹음을 하는 게 위법한 일은 아닌가요? 녹음이 증거 효력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양지훈 :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자신이 대화자로 참여한 경우 위법하지 않다고 하고 있어요. 만약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데 회의실에 녹음기를 두고 왔다면 그건 위법한 것인데요. 내가 상사와 대화하거나 여러 사람과 대화할 때 녹음한 것은 위법하지 않아요. 심지어 녹음 사실을 고지할 필요도 없어요. 그러니까 회사가 어떤 식으로 권고 사직을 회유했는지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도 녹음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또 녹음한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 힘이 세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밀실에서 상사와 면담을 한다면 들을 수밖에 없잖아요. 상사는 나보다 힘이 세니까요. 바로 그럴 때 녹음을 하면 위축된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도 되는 것 같아요.
오은 : 성희롱, 성폭력 문제도 많아요. 성폭력 가해자로 상사를 고발해도 상사는 무사하고 오히려 나한테만 불이익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이 있을까요?
양지훈 : 이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역시 증거의 수집이에요. 물론 정서적, 실질적 타격이 있겠지만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내가 접하는 불이익 처분에 관한 사실들을 모아야 해요.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증언도 수집하셔야 하고요.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요. 피해 당시에는 녹음기를 켤 수도 없잖아요. 그렇다면 그 시점과 가장 가까운 때에 피해 당시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에게서 증언을 청취하는 거예요. 그 작업이 필요해요. 동료나 자신을 도와줄 사람에게 증언 녹취를 하고요. 그게 안 된다면 사실확인서 같은 문서라도 마련해두는 게 나중을 위한 좋은 준비수단이 됩니다.
오은 :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모아두는 것도 증거 효력이 있나요?
양지훈 : 물론이죠. 증거의 능력과 가치는 우리가 먼저 판단할 필요가 없어요.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걸 직접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그와 관련한 정황을 보여주는 거라면 다 수집할 필요가 있어요. 카톡, SNS 자료, 주변 사람들의 증언 등은 아주 중요한 증거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런 사실 관계를 충실하게 수집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은 : 책 후반부에 퇴사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제가 퇴사할 때의 기억이 났어요. 퇴사를 하면서도 저자세로 사직서에 ‘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웃음) 라는 불필요한 말까지 써서 제출했거든요.
양지훈 : 왠지 내가 잘못하는 것 같고, 남은 사람에게 누를 끼치는 것 같고, 배반하는 것 같은 감정이 들잖아요. 저도 그랬는데요. 재차 강조하고 싶은 건 어쨌든 어려운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면 당당하게 퇴직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것이에요. 이를 뒷받침하는 노동법리에 퇴사는 근로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를 전제하고 있거든요. 물론 도의적으로 인수인계도 할 필요가 있고, 남은 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지만요. 원래 법률에는 30일 전에 퇴사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기만 하면, 심지어 사직서가 아닌 구두로 했을 때에도 그 효력이 인정된다는 거예요.
오은 : 마지막으로 처음에 드린 deep & slow 질문, “노동자로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에 대한 답을 들어볼게요. 오늘 이야기에서 답을 찾으셨나요?
양지훈 : 내가 원래부터 노동자는 아니었다, 원래부터 회사 인간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닐지라도 결국 언젠가는 그만둘 수밖에 없거든요. 회사 바깥의 삶을 준비할 수밖에 없어요. 특히 이런 불안정한 시대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흔히 내가 언제까지나 회사 생활을 할 것 같고, 언제까지나 근로자로만 있을 거라고 착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게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해요. 그러면 퇴사할 때도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근로자로서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회사 생활을 하고,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 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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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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