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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옹철 김명철 수의사 “고양이가 행복하다면 몇 살이라도 사냥놀이를 해요”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북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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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나 외출냥이가 아니라 집고양이로 기를 거라고 결심하신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는 거예요. (2019. 03.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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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5일, 미야옹철 김명철 수의사의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북 토크가 열렸다.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은 우리 집 고양이가 행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과 고양이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쓰였다. 고양이마다 성격도 다르고, 몸집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를 수는 있지만, 고양이라는 집단이 가진 특성이 있다. 고양이만의 본능과 성질이 무엇인지 안다면 우리 집 고양이의 행동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말하지 못하는 이 아이가 행복한지 한 번 더 들여다볼 수 있다.


김명철 수의사는 프롤로그에 고양이와 보호자와의 관계를 “벽을 가운데에 두고 있는 룸메이트 사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서로 필요할 때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마치 한집에 사는 친구 같은 존재”다.


‘혼자도 잘 있으니까, 강아지보다 함께 살기 편할 것 같아서’와 같은 이유로 고양이를 선택하기보다 함께 사는 사람을 선택할 때처럼 특성과 성격, 원하는 것들을 이해하면서 같이 살기를, 서로 행복하기 위해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길 권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어떤 동물인지 먼저 알아야 해요

 

“출근해서 집안에 설치된 CCTV를 보면 고양이들이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누워 있어요. 집사는 열심히 일하고,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집에서 쉬고 있는 거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도 가끔 아이들이 행복할까, 생각하게 돼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 고양이가 불행하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김명철 수의사는 고양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행동으로 ‘무기력증’을 꼽았다. 집사가 사냥놀이를 시도하는데도 누워서 보고 있기만 하고, 그나마 보이는 반응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다일 때, 종일 잠만 자고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는 무기력 증상이 나타나는 아이들은 대부분 비만이 있다. 비만이 먼저였는지, 무기력증이 먼저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비만과 무기력증이 함께 나타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다양한 형태의 문제 행동이 동반된다.


“끊임없이 자기 몸을 핥아서 털을 뽑아낸다거나, 집에 있는 슬리퍼를 뜯고, 카펫을 뜯어 먹거나 하는 등의 문제 행동을 보입니다. 몸이 아픈 경우도 있고요. 이런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와 함께 병원에 갔을 때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행복한 고양이는 실제로 문제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는 행복하지 않은 거예요.”


그렇다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명철 수의사는 먼저 고양이가 어떤 특성을 보이는 동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과 전혀 다른 종인 고양이는 먼저, 야생성이 남아있다. 고양이의 행복은 결국 이 야생성을 풀어주는 방법에 있다.


두 번째 고양이의 특성은 ‘영역 동물’이라는 점이다. 자신만의 공간에 집착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고, 자신의 영역 안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고양이가 행복하려면 야생성과 영역 동물이라는 고양이의 본능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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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고양이는 행복할까?


보통 도시에 사는 고양이의 생활방식은 길냥이와 외출냥이, 산책냥이, 집냥이로 나눌 수 있다. 길냥이는 고양이가 지닌 야생성을 충분히 해소하며 살 수 있다. 원하는 만큼 영역을 확보하고 벽을 타거나 나무에 스크래치를 하며 본능을 해소하기도 한다. 외출냥이는 먹고 자는 것은 사람의 집에서 안전하게 해결하면서, 낮에는 길냥이처럼 영역을 넓히고, 본능을 해소하면서 살 수 있도록 키우는 형태다. 외국에서는 외출냥이 형태로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외출냥이로 기르게 된다면, 위험할 수 있죠. 고양이를 혐오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의 대상이 되거나 다른 길고양이와 싸워서 다칠 수도 있고요.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도 있고요. 외출냥이로 사는 고양이들은 평균 수명이 3년 정도 단축된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외출냥이로 키우고 싶지는 않았어요.”


외출냥이의 단점을 해소하면서 밖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산책냥이로 키우는 방식도 있다. 집사가 일정한 시간, 일정한 거리를 산책시키면서 야생성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산책냥이로 기르게 될 경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한 양의 산책을 꼭 해줘야 한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다니는 길을 자기 영역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날마다 산책하지 않으면, 매일 자신의 영역을 둘러보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느낀다. 그때 고양이가 느끼는 상실감과 박탈감은 굉장히 커질 수 있다.


“고양이는 자기 영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하는데, 엄마가 나가질 않잖아요. 그럼 문 앞에서 계속 우는 거예요. 저의 경우는 매일 산책하는 대신 집냥이로 키우면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좋아하는 공간에 수직 공간은 꼭 필요합니다


김명철 수의사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행복할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특발성 방광염에 잘 걸리는 고양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었는지를 먼저 설명했다. 이는 백산동물병원에서 최근 발표한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에 따르면 화장실 모래가 무엇인지, 다묘가정인지, 수직 공간이 있는지, 창밖을 볼 수 있는 환경인지 등이 특발성 방광염을 발생시키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응고형 모래를 쓸 때보다 비응고형 모래를 쓸 때 특발성 방광염 발생이 2.5배 정도 높았고, 다묘가정의 고양이가 혼자인 경우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단독 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이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 없이 다른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면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공간 분리가 가능하다면 시간을 두고 훈련할 수도 있지만, 원룸이라면 분리가 어렵다. 이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예민한 고양이는 방광염에 걸리게 된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한 아이를 파양하거나, 계속 방광염에 걸리는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거죠. 약에 반응이 있으면 다행이에요. 방광염이 나을 때까지 계속 약을 먹여야 하거든요. 만약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약을 중지하면 다시 방광염이 나타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캣타워와 같은 수직 공간이 없을 때 특발성 방광염이 발생할 확률이 4.6배가 높게 나타났다. 창밖이 보이는 곳에 수직 공간을 놓아주는 것은 집 안에서만 고양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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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볼일 보는 공간은 꼭 분리해 주세요


“요즘은 한 마리를 길러도 밥 먹는 공간이 최소 세 곳은 있어요. 이것 역시 고양이의 야생성과 관련이 있는데요. 고양이가 사냥할 때, 자기 영역을 순찰하면서 사냥감을 만나면 여러 차례 사냥하거든요. 먹이를 사냥감이라고 한다면, 집에서는 계속 눈에 띄는 곳에서 손쉽게 사냥감을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이것 고양이의 삶을 무료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먹는 공간이 분산된 게 좋습니다.”


다묘 가정의 경우는 고양이마다 혼자서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함께 먹을 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경쟁적으로 먹게 되면서 원래 양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먹이 퍼즐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먹이 퍼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고양이가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고양이가 아직 잘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 걸 수 있어요. 처음 집안에 놓았을 때 무조건 어려운 퍼즐을 맞추게 하는 게 아니라 난이도를 조절하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정수기도 마찬가지다. 고양이가 적응할 때까지 옆에 두고 사냥놀이도 하고, 냄새도 맡게 하고, 주변에서 간식을 주면서 정수기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훈련한 후에 물을 넣고 사용해야 조금이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고양이들이 낯선 것을 이용하게 하려면 이런 훈련들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화장실을 두는 공간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고양이가 자랄수록 화장실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한다. 캣타워와 화장실이 일치된 제품은 집사는 편할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는 매우 불편한 공간이 될 수 있다.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돼요. 우리도 노는 공간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으면 불편하잖아요. 다묘 가정일 경우는 내가 볼일을 보고 있는데 다른 고양이가 위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불편하잖아요.”

 

 

하루 30분, 같은 시간, 사냥놀이는 중요해요


또 고양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냥놀이다. 고양이는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은 사냥놀이를 집중적으로 해 줘야 한다. 아침 출근 전에 10분, 퇴근 후 10분, 자기 전 10분이 적당하다. 고양이는 예측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도록 해주어야 만족감이 커질 수 있다. 만약 집사 마음대로 사냥놀이 하는 시간이 달라진다면 사냥놀이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또 사냥놀이를 할 때는 언제나 긍정적인 보상이 있어야 한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행동이지만, 좋은 기억을 심어주어서 적극적으로 놀이에 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사냥놀이에 대해서는 정말 양보할 수가 없어요. 하루에 최소한 두세 번은 매일매일 해주셔야 해요. 만약 우리 집 애가 사냥놀이에 흥미를 잃어버렸다면 꼭 훈련해야 해요. 훈련하면 다시 흥미를 찾을 수 있어요. 아이가 가장 선호하고 편안해하는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사냥놀이를 하고, 요일별로 다른 장난감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또 사냥놀이에 쓰이는 사냥감은 놀이가 끝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버리는 게 중요해요. 사냥감인데 매일 보이는 곳에 있으면 흥미를 잃을 수 있잖아요.”


갑자기 사냥놀이를 하지 않는 고양이들은 본능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일으키며 본능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노령묘의 경우 아무 이유 없이 사냥놀이를 거부한다면 관절이나 몸이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

 

 

행복한 고양이를 위해서는 집사의 책임이 필요해요


“다묘 가정의 경우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두세 배의 노력이 필요해요. 사냥놀이를 할 때 힘들더라도 각각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사냥놀이를 하는 중에 누가 끼어들 거라는 걸 인식하면 나중에는 한 마리가 포기하게 되거든요.”


고양이를 합사할 때부터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어릴 때 엄마와 형제 고양이들과 2~7주까지 충분히 보내지 못한 고양이들은 다른 고양이와 함께 잘 지내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런 성향의 고양이라면 둘째를 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또 고양이가 활용할 수 있도록 가구 배치부터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원래 있던 아이가 새로 들어온 아이와 나누어 쓰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게 좋다. 고양이 터널 등을 활용해 최대한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해 주는 방법도 있다. 먹이 퍼즐 등을 이용해 활력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료를 먹을 때는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공간 여러 곳에 다르게 배치해 다른 고양이들과 경쟁하듯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있을 때 우리 아이가 더 행복해질 거라는 게 아니에요. 이것 중 하나라도 없으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불행해질 거예요. 이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우리가 아이들을 길고양이나 외출냥이가 아니라 집고양이로 기를 거라고 결심한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는 거예요. 만약 고양이가 행복하다면 몇 살이라도 즐겁게 사냥놀이를 합니다. 물론 어릴 때처럼 많이 움직이진 않지만, 활동적이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아요. 우리 집 고양이가 그렇다면 행복한 고양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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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의 Q&A

 

6월에 아이를 출산하는데요.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깨물거나 아기에게 상처를 입히진 않을까 걱정돼요. 또 아기와 친하게 지내는 방법은 뭐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김명철 수의사 중요한 부분이에요. 아기가 태어나면서 고양이를 포기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아이가 고양이랑 생활하면서 면역이나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상처를 입힐까 봐 걱정하시는 거죠. 여기에서 하나라도 걸리면 고양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유아일 때 반려동물과 같이 생활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아직은 못 봤고요. 그래도 걱정된다면 청소를 자주 하고, 공기청정기 같은 걸 활용하면서 관리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고양이가 상처를 입힌다. 이건 가능성이 있어요. 아기 침대에 고양이가 들어갔는데, 아기가 몸을 뒤집는다. 이러면 고양이가 놀라서 뛰쳐나가면서 뒷발로 아기를 긁힐 수 있죠. 이런 건 출산 한 달 전부터 훈련해야 해요. 아기가 태어나기 한 달 전부터 아기용품이나 가구를 모두 세팅을 해 두어야 하고요. 고양이가 바뀌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죠. 또 아기 침대를 고양이 혐오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 침대 칸막이는 양면테이프로 막아놓고, 안쪽에 고양이가 싫어하는 끈끈한 판을 덮어 놓는다거나, 고양이가 싫어하는 느낌의 매트를 깔아두는 거죠. 아기가 침대 안에 있을 때는 무조건 안전할 수 있도록 미리 교육을 하는 거예요. 또 아기가 걷거나 기어 다니면, 고양이는 대부분 도망 다녀요. 중요한 건 방에서 고양이가 도망갈 수 있도록 세이프가드를 설치하셔야 합니다. 고양이가 공격하기 전 단계는 도망가기거든요. 도망갈 수 없을 때 공격을 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미리 준비하신다면, 아기와 고양이를 함께 잘 기르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데, 한 마리가 분리 불안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화장실을 잘 가리는데 제가 야근하는 날은 좀 더 집을 오래 비우거든요. 그런 날에는 꼭 배뇨 실수를 해요. 그런 점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요. 사냥놀이를 할 때 한 마리가 다른 애랑 노는 거에 질투하는 것 같아요. 원룸에서 키우기 때문에 놀아주는 게 힘든데 둘이 잘 지내는 방법이 없을까요?


김명철 수의사 아이가 배뇨 실수를 하는 걸 분리 불안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분리 불안은 보호자와 반려묘의 애착 관계가 남달리 형성된 경우가 많아요. 보통의 애착 관계에서 심한 분리 불안은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패턴화에서 벗어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걸 수 있어요. 엄마가 집에 왔을 때 화장실을 치워주니까 깨끗해질 거잖아요. 그런데 늦게 오면 그게 늦어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죠. 늘 깨끗하게 유지되는 화장실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고, 먹이 퍼즐 같은 걸 활용해서 엄마가 없을 때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또 사냥놀이는 질투라기보다는 전부 자기 장난감으로 인식하는 것일 수 있어요. 양쪽으로 흔들어도 두 개 전부 다 자기 사냥감으로 인식하거든요. 사실은 이런 경우가 원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핸디캡이 생기는 거예요. 사실은 두 사람이 거리를 두고 사냥놀이를 각각 하도록 해주는 게 그나마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3년 된 고양이가 있는데 밥을 먹을 때 보면 손으로 막 퍼먹어요. 유독 사료만 손으로 퍼서 먹어서 이 행동을 교정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고요. 또 숨숨집을 사줬는데 잘 안 써서요.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요?


김명철 수의사 손이요? (일동 웃음) 아이가 사료를 퍼먹는 행동이요. 이게 문제 행동일까요, 아닐까요? 이런 경우는 밥그릇 아래에 받침이나 쟁반을 대줘서 사료를 퍼내도 맨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해주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교정할 만한 행동은 아닌 것 같아요. 숨숨집을 안 쓰는 이유는 위치가 마음에 안 들 수가 있어요. 저희 아이도 두 개를 안 써서 위치를 계속 바꿔줬는데, 쓰더라고요. 만약 계속 위치를 바꿨는데도 안 쓰면 간식으로 좋은 기억을 인식해주거나, 그래도 안 쓰면 취향이 아니라서 안 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고, 거의 1년 좀 안 된 것 같아요. 걱정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고양이가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막 깨우거든요. 저는 무시하는 편인데, 어머니는 안 그러시는 것 같아요. 혹시 고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또 음수 하는 곳이 두세 곳 있는데 꼭 세면대에 손을 받혀서 떠주는 걸 좋아해요. 이게 안 좋은 행동이면 중지시켜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명철 수의사 고양이가 그 시간에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유가 고양이한테 있나요? (웃음) 굉장히 규칙적인데. 음. 패턴을 바꾸고 싶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사실 그때 일어나는 이유는 배가 고픈 경우도 꽤 많죠. 먹을 걸 달라고 울거나 보채거나 했을 때 만약 그 행동을 고치고 싶다면 계속해서 무시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럼 고양이가 일찍 일어나면 배고프다는 걸 인식하기 때문에 바뀔 수 있어요. 그리고 물을 떠주는 건 하지 말아야 해요. 왜냐면 고양이가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물을 떠서 줄 수 없어요. 불가능하잖아요. 만약 고양이가 물 마시는 습관을 그걸로 고착화해버리면, 사람이 올 때까지 물을 안 마시고 계속 참아요. 그렇게 패턴화가 되면 음수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런 습관은 완벽히 없애는 게 좋아요. 결국은 평생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 편한 방법을 택해야 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족 모두 같은 뜻으로, 일치된 행동을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사람마다 다른 행동을 보이면 패턴 조절을 할 수 없어요.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김명철 저 | 비타북스(VITABOOKS)
고양이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문제행동을 어떻게 해야 교정할 수 있는지 찾아보자. 고양이와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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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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