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머라이어 캐리,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문법

머라이어 캐리 『Caution』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혹자는 그가 한물간 팝스타라 했지만, 팝의 여왕은 이렇게나 건재하다. (2019. 01. 02)

2.jpg

 

 

머라이어 캐리라는 이름을 들으면 고음과 기교, 폭발적인 성량이 바로 떠오른다. 매년 겨울을 알리는 캐리의 시그니처 캐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와 3집 <Music Box>의 「Hero」 등 초창기 발라드 히트곡이 우리가 아는 머라이어 캐리의 이미지다. 하지만 그는 1997년 앨범 <Butterfly>를 기점으로 발라드를 점차 줄이고 힙합과 알앤비로 나아갔다. 음악 외적으로 비난을 받았던 <Rainbow>부터 전작 <Me. I Am Mariah... The Elusive Chanteuse>까지 그는 약 20여 년 간 힙합 비트를 고수해온 셈이다.

 

정규 15집 <Caution>은 머라이어 캐리의 작품이면서 가장 그답지 않은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 제목과 동명의 트랙 「Caution」과 <Negro Swan>앨범으로 호평을 받은 알앤비 아티스트 블러드 오렌지와의 협업작 「Giving me life「는 1990년대의 네오 소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빌보드 싱글 차트 연속 16주 1위를 차지한 「One sweet day」를 비롯해 「Fantasy」 「Long ago」의 힘찬 스네어 사운드가 힙합 느낌을 물씬 풍기던 다섯 번 째 정규앨범 <Daydream>, 바로 이어지는 장르 탐구작 <Butterfly>, <Charmbracelet>의 연장선인 셈이다. 11집 <E=MC?>의 히트곡 「Bye bye」와 비슷한 구조를 지닌 「With you」도 귀에 익숙하다.

 

낯선 지점은 오히려 머라이어 캐리의 창법에 있다. 당장 앨범에서 가장 먼저 발매된 프로모션 싱글 「GTFO」에서부터 그는 화려한 기교 없이 그저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본연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오히려 특유의 돌고래 음파가 없어 포터 로빈슨의 「Goodbye to a world」 도입부 멜로디에 목소리가 한두 겹씩 쌓이는 보컬 라인의 전개가 부담스럽지 않다. 온전히 그에 의해 기승전결이 완성되는 「GTFO」와 릴 킴의 「Crush on you」를 가져온 또 다른 샘플링 곡 「A no no」는 보컬의 완급조절이 정점을 이룬 곡이다.

 

창법의 다변화와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문법은 <Caution>을 단순히 과거를 좇는 범작으로 만들지 않는다. 「GTFO」를 필두로 스크릴렉스와 푸베어가 프로듀싱한 「The Distance」, 시저(SZA) 스타일의 알앤비 「One mo’ gen」은 일본 출신 아티스트 하루카 나카무라의 앰비언트 음악과 “Chill Hip Hop Mix” 플레이리스트에 있을법한 언더 그라운드 힙합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 「Stay long love you」는 보아, 샤이니, 엑소 등의 곡을 작업한 프로덕션 팀 스테레오타입스가 참여해 사운드가 낯설지 않다. 통통거리는 전자음과 하이햇 소리는 혼네(Honne)와도 사운드 스펙트럼을 공유하는 듯하다.

 

머라이어 캐리는 어덜트 컨템포러리와 발라드를 통해 입지를 굳혔던 과거로부터 가차 없이 돌아섰고, 흑인 혈통임을 인정하듯 검은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진 그의 행보는 마침내 <Caution>에서 만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EDM과 힙합 신을 이끌어가는 젊은 프로듀서들을 영입함으로써 자신의 곡에 현재의 지표를 새겼다. 혹자는 그가 ‘한물간 팝스타’라 했지만, 팝의 여왕은 이렇게나 건재하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Mariah Carey (머라이어 캐리) - Caution

<Mariah Carey>18,700원(19% + 1%)

이 시대의 최고의 디바로 불리우는 팝의 여왕 Mariah Carey(머라이어 캐리)의 4년 만의 새 앨범 [Caution] 전 세계적으로 2억 장의 앨범 세일즈를 자랑하는 최고의 디바가 선보이는 이번 앨범에는, 9월에 공개되어 20개국 iTunes 1위를 기록한 싱글 'GTFO'를 비롯하여 두 번째 싱글인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우리 중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이하우스 신작. 어느 날 한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녀의 엄마에게 사적 제재를 제공하는 한 단체가 접근한다. 강렬한 서사와 반전 속에 난민, 소셜미디어 등 현대 사회 문제를 녹아낸 노련미가 돋보인다. 그 끝에는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곱씹게 될 것이다.

시간을 사고파는 세상이 온다면?

시간 유전자를 이동하는 기술이 발견되어 돈만 있으면 누구나 시간을 살 수 있게 된 미래. 타임 스토어를 중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자들의 흉악한 음모와 그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이들의 아슬아슬한 추격, 그리고 삶의 빛나는 가치를 이야기한다. 『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작가의 신작.

경제의 중심에는 금리가 있다.

국제금융 최전선에서 활약한 조원경 저자의 신간. 금리가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자산 가치 증대와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금리 이해를 돕기 위해 예금, 대출, 장단기 금리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여 금리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주는 책.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 신작. 화려하고 영롱한 자개 문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모의 맞벌이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가 신비로운 자개장 할머니와 함께 자개 나라를 모험하며 희망과 용기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정한 보물은 가족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이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