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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건 정치가 아닌 록앤롤 - 연극 <록앤롤>

록 음악을 자유롭게 듣는 것, 그게 자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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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투쟁하고 대항하며 자유를 외치는 이 반항아들이 반가울 수 밖에. (201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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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멈출 수 없는 이유


연극 <록앤롤> 은 1968년 프라하의 봄부터 1989년 벨벳혁명까지 약 20년의 시간을 주인공 얀의 인생과 함께 엮어낸 작품이다. 체코 민주화 운동의 주변부에 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부당한 정부의 탄압을 목격 한 후 민주화 운동의 중심부로 뛰어드는 과정을 느리지만 섬세한 호흡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얀은 체코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유학을 한, 소위 엘리트 청년이다. 자유롭고 열정적인 영혼의 소유자답게 얀은 거침 없는 표현으로 가득한 록앤롤에 깊게 빠져든다. 체코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설 무렵, 얀은 영국에서의 공부를 끝내고 고국으로 귀국한다. 그가 귀국을 하게 되는 과정에 딱히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록앤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심문을 받을 때에도 얀의 궁금증은 압수된 자신의 레코드판은 언제 받을 수 있는지 였으며, 친구이자 반체제 운동가인 페르디난드가 요청한 정부 대항 운동 서명에도 관심이 없다.

 

이처럼 극의 초반부에서 얀은 거룩한 신념을 가진 반정부 인사가 아닌,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록앤롤을 들으며 작은 행복을 느끼는 평범한 시민으로 나온다. 허나 얀도 체코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저 “록앤롤”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 하나의 음악 장르를 체코 정부가 탄압하고, 그들의 신봉자들을 감시하기 시작하면서 얀의 삶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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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앤롤> 은 2006년 영국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초연 당시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록앤롤>의 극작가 톰 스토파드는 체코 출신 영국 극작가로 토니상을 4회 이상 수상하고 영국 여왕으로 부터 기사작위까지 수여받은,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극작가 중 한 사람이다. 스토파드는 주로 인간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 다루는 작품을 창작해오며 철학과 냉소, 블랙유머를 적절히 섞어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록앤롤> 은 얀 뿐만 아니라, 스승이자 얀과 대비되는 인물로 그려지는 막스의 이야기 또한 중심부에서 이어가며 두 사람으로 대변되는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두 사회 체제의 대립과 단면을 낯낯히 드러낸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게 바로 인간입니다”라고 말하던 얀의 대사나, 엘레나와의 논쟁을 통해 이성이 아닌 인간의 감정에 대해 깨닫게 되는 막스의 모습은 이 작품의 주제를 관통한다.

 

연극은 무려 3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으로 진행되지만 회전무대를 통해 영국과 체코 등 다양한 배경을 속도감 있게 보여주며 20여년의 시간을 매끄럽게 이어나간다. 그리스 고대 여시인인 사포를 비롯, 다소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요소가 등장하여 이야기가 방대해지는 점이 조금 부담되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말 부분에서 모두 이어진다. 결국 <록앤롤> 에 나오는 모든 이들은 모습은 조금 다르더라도, 뿌리 깊게 내리 박힌, 모순적이고 비합리적인 거대담론에 대항하는 ‘반항아’들이다. 그리고 그 반항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쳐왔기에,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올 수 있었다. 때문에 투쟁하고 대항하며 자유를 외치는 이 반항아들이 반가울 수 밖에.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연극  <록앤롤> 은 오는 12월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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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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