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흔드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매일 갑니다』
문학에 대한 사랑 못지 않게 문학에 대한 절망이 오히려 문학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게도 됩니다. (2018. 10. 08)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저 | 문학과지성사
이 책은 단편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디어 랄프 로렌』 장편소설 을 쓴 손보미 작가의 신작이면서 두 번째 단편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에게 린디합을』 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단편집도 큰 기대를 가지고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린디합을』 에서는 끝까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을 흔드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인상 깊었죠. 예를 들면 <6인용 식탁>같은 이야기였죠. 사건이 아닌 사건의 조짐, 기운들을 생생하게 그려내서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손보미 작가의 산뜻하면서도 불순물이 들어오지 않게 단단한 문장들도 좋았었죠. 어쨌건 문학은 언제나 말할 수 없는 것들, 혹은 말하지 않은 것들을 통해서 말하는 매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문학에 대한 사랑 못지 않게 문학에 대한 절망이 오히려 문학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게도 됩니다. 말하자면 이런 역설이 문학을 신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이죠. 이번에 나온 이 책 속 작가의 말에도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설은 소설을 직접 써나가는 시간의 총합이아니라 쓰지 않는 시간까지의 합이다. 라는 생각인 것이죠. 이번 소설집에는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한 <산책>, 젊은 작가상을 받았던 <임시 교사>라는 단편도 함께 담겨 있는데요. 삶에 불쑥불쑥 끼어드는 것들에 대한 이 책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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