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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투고할 때, 알아둬야 할 것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저자 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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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를 준비하는 예비 저자가 이 책 중 단 한 문단, 단 한 문장에라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밑줄을 그었다면, 그래서 투고할 때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듯합니다. 그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니까요. (2018.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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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누구나 편리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글 쓰는 사람,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 글을 책으로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자비 출판, 전자책 등 책 내는 법은 다양하지만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것만큼 불특정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이는 여전히 여러 출판사에 수많은 투고 메일이 도착하는 이유일 것이다.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은 투고를 준비하는 예비 저자가 참고하면 좋을 사항들을 정리한 안내서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10여 년간 편집자로 책을 만들어 왔고, 지금도 좋은 콘텐츠를 발굴해 책을 만드는 베테랑 편집자 정상태가 직접 알려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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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경험을 꾸준히 그리고 폭넓게 유지하는 것

 

오랜 기간 편집자로 책을 만들어 왔고, 지금도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주로 어떤 책을 만들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그중 투고 원고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출판사가 경제경영, 에세이, 자기계발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분야를 한정하는 것도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와 시장성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만든 책들을 보면 유명 영화배우의 자서전, 중국 당시(唐詩)의 거장들이 나눈 우정을 다룬 에세이, 2015년 프랑스 파리 테러로 아내를 잃은 남자의 절규가 담긴 일기, 인류가 멸종한 뒤의 세상을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변화들을 토대로 증명해가는 생명과학 논픽션, 세계의 경이로운 장소들을 탐험하도록 안내하는 여행 지도책 등이 얼른 떠오릅니다. 요즘은 서양 고전을 재해석하는 인문서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투고 원고의 비중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제 경우에는 1년에 평균 6-7종을 만들었을 때 그중 1종(에서 1종 미만) 정도가 투고 원고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1종이나!"라고 놀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에도 썼듯이 제가 일하는 곳 같은 경우, 한 달 평균(1년이 아닙니다) 투고되는 원고가 110여 편 정도 됩니다. 관점이 바뀌면 "1종밖에?"가 될 수도 있어요. 어찌되었든 투고 원고가 책이 되기란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물론 중요한 건 몇 편, 몇 종이냐가 아니라 어떤 내용을 어떤 형식에 담아냈느냐겠지만요.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깁고 다듬어 책으로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다가 저자로서 글을 써서 책으로 내보니 어떠셨나요?


우선 부끄러웠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저자 선생님들께 원고에 대해서 이런저런 수정이나 보완 의견을 드렸을 때, 교정교열을 하면서 문장을 고쳤을 때, 독자들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느낌으로 써야 시장에서 팔린다며 자신 있는 어조로 주저리주저리 말했을 때 등등의 일이 자주 떠올랐어요. 이런 생각이 나면 방에 혼자 있는데도 어딘가로 숨고 싶을 정도였어요. 편집자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자의식에 갇혀서 관성적으로 일해왔던 건 아닌지 지나간 부끄러웠던 기억을 자주 떠올렸습니다. 물론 제가 책 한 권의 저자가 되었다고 해서 저자 선생님들의 노고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된다거나 이전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일하게 된다거나 하는 일은 가능하지도, 일어나지도 않을 거예요. 다만, 아마도 앞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글을 읽고 깁고 다듬어 책으로 만들려 할 때 조금이라도 더 신중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습니다.


예비 저자도 편집자도 끊임없이 '신경증적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주관적인 입장과 객관적인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계시는지요. 또 어떻게 해야 중심을 잘 잡으면서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요?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독서의 경험을 꾸준히 그리고 폭넓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거나 비슷한 각양각색의 텍스트들이 오랫동안 축적되면 현재 눈앞에 놓여 있는 텍스트에 매몰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아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놓인 텍스트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읽고 해석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햄버거를 한입 물어 삼킬 때마다 토성의 모양을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두 번째는 다른 사람과 좀 더 많이 의견을 나누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제가 편집자로서 일하는 방식이기도 해요. 한 권의 책을 만들 때 동료 편집자들의 의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그들은 제가 두 가지 정도의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제3의 방향도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주변 사람이 반드시 편집자일 필요는 없어요. 독서 모임에서는 같은 책 한 권을 읽고 나서도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고 하죠. 거기서 얻는 깨달음과 즐거움이 어쩌면 균형점으로 다가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어찌어찌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지만... 솔직히 매일 허우적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어렵네요.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독립출판물 시장이 부흥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을 할지 출판사에 투고할지 고민하는 예비 저자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독립출판물이 출판사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어 다시 출판된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이제는 독립출판물의 콘텐츠를 찾아 읽고 잠재력 있는 저자를 찾는 것이 편집자의 주요한 기획 경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편 텀블벅과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는 독립출판물 관련 프로젝트가 주기적으로 올라옵니다. 독자들은 창작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기존 '도서'의 개념에서 탈피하려는 실험을 반깁니다. 이 두 가지 현상을 보더라도 저는 독립출판이 상업출판의 반대쪽에 있다는 구분법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출판물은 단지 ISBN을 부여받지 않은 '비非도서'로서가 아니라 '운동’movement의 성격이 더 강하며, 때로는 상업출판물보다 훨씬 더 전문적이기도 합니다. 즉 독립출판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있는 것이지 상업출판과 저울질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예비 저자가 독립출판이냐 투고냐를 고민한다면 자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글을 썼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에서 예비 저자가 알아야 하거나 유의해야 할 사항을 세세하게 알려 주셨는데요. 반대로 이 책의 확산 독자이자 수많은 투고 원고를 검토하고 (예비) 저자와 활발하게 소통하게 될 편집자가 알아야 하거나 유의해야 할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은 분명 예비 저자들을 위한 책이지만, 사실은 글을 쓰는 내내 편집자를 꿈꾸는 학생들, 이제 막 편집자로서 첫발을 뗀 친구들도 동시에 떠올렸습니다. 그들도 일을 배우면서 기획서를 쓰고 고치고를 무한 반복하게 될 텐데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몇몇 내용들이 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었어요. 저도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한 터라 다른 편집자에게 조언이란 걸 해준다는 게 얼마나 허락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미 한 번 나온 이야기이므로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합니다. 균형을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저자와 독자, 원고와 책,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글들 속에서뿐 아니라 자신의 삶과 일 사이에서도요.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자신의 지식, 경험, 감상 등을 글로 써서 책으로 출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어렴풋하게나마 해 봤거나 이를 실현에 옮기기 위해 이제 막 원고를 쓰기 시작한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자신만의 문장, 자신만의 이야기 쓰기에 진입하려면 어떤 준비 혹은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요.

 

첫째, 충분히 준비된 사람은 아마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세요. 둘째,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인상 깊었던 책의 한두 구절을 노트에 옮겨 적어본다거나, 앞으로 읽고 싶은 (그러나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책들의 주제를 나열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셋째, 도서관으로 가세요.


"독자의 마음에 어떤 점 하나를 남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책 속에서 인용한 윌리엄 진서의 문장입니다. 앞으로 저자로서 혹은 편집자로서 독자의 마음에 남기고 싶은 "점 하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투고를 준비하는 예비 저자가 이 책 중 단 한 문단, 단 한 문장에라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밑줄을 그었다면, 그래서 투고할 때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듯합니다. 그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니까요. 이렇듯 저자로서 남기고 싶은 '점 하나'는 단순하고 명확하지만, 편집자로서는 솔직히 좀 복잡하네요. 그럼에도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제가 만드는(만들) 책들이 수천 갈래의 독자들에게 읽혀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가령 불평등과 차별이 사라진다거나, 북극곰이 디딜 수 있는 얼음이 더 이상 녹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바꾸는 데 힘을 보태기를 바랍니다. 그 점이 아주 먼 곳에 희미하게 보이는 소실점일지라도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정상태 저 | 유유
거절 메일을 받았거나 아무런 답장조차 받지 못한 분이라면, 그럼에도 또다시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기로 마음먹은 분이라면 주저 말고 이 믿음직한 안내서를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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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정상태> 저9,000원(10% + 5%)

편집자는 십여 년간 크고 작은 출판사에서 일해 온, 지금도 한 종합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고 있는 베테랑 편집자입니다. ‘한 달 평균 110건’씩 들어오는 투고 원고를 살펴보다가 예비 저자가 참고하면 좋을 만한 사항들을 정리한 짤막한 안내서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을 썼다. 모든 원고의 첫 번째 독자이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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