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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들고 너에게 사뿐히

『그림책 탱고』 저자 제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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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에세이스트 제님씨의 세 번째 에세이. 낯선 이와 처음 추는 탱고의 설렘처럼 그림책을 선물하면서 마음 한 자락을 전하는 짜릿한 느낌을 ‘어른을 위한 그림책 안내서’ 『그림책 탱고』에 담았다. (2018.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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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그림책만으로 아이를 교육했던 제님씨는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아이가 중학생이 된 지금도 그림책을 읽고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최근 나오는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른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고 수준 높은 예술적 성취가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 탱고』는 제님씨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거나 친구에게 직접 선물했던 매력적인 그림책 33권의 사연을 담고 있다. 마음을 나누고 싶은 누군가와 티타임을 나누는 정도의 가벼운 기분으로 그림책을 선물한다면, 예기치 않았던 따뜻하고 깊은 시간을 맛볼 수 있다. 처음 만나는 탱고의 선율처럼 매혹적이고, 탱고 상대와의 친밀한 호흡처럼 다정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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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북큐레이션을 해보고 싶다

 

신간 『그림책 탱고』가 나왔네요. 올해 초 『포근하게 그림책처럼』에 이어 1년이 채 안되었는데요. 그림책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많나 봐요. 그림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어떻게 그림책과 만나왔는지 먼저 말씀해 주셔요.

 

1999년 일산 신도시에 있는 <동화나라>라는 어린이 전문서점에서 예쁜 그림책을 처음 만나고는 무작정 결심했습니다. 엄마가 된다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책방을 드나들며 신나게 놀겠다고요. 그 결심대로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방이 모두 사라지는 바람에 도서관에 드나들며 놀았습니다.

 

10년 동안 아이와 그림책을 읽었다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육아 또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아이의 현재 모습이 궁금하네요.

 

아이와 놀아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쉽게 지치고 힘듭니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가 되어 함께 논다면 즐겁습니다. 바로 그림책 읽기가 그러했습니다. 엄마인 제가 스스로 그림책을 즐겼기에 10년 동안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지요. 그림책에는 장점이 너무도 많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 소통입니다. 놀이처럼 즐기는 가운데 사랑을 나누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림책으로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책 추억이 많은 아이는 엄마에 대한 신뢰가 단단합니다. 그래서 사춘기라도 만약 갈등이 생긴다면 문제해결을 위해 기꺼이 대화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흐뭇합니다.

 

다정한그림책큐레이터_제님씨라는 닉네임을 쓰시는데,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기 이후의 본인의 삶과 그림책을 연결하신 것으로 보여져요. 어떻게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 그림책큐레이터라는 명칭에서 대략 느낌은 오는데, 그래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은 하고 싶으신 건지 말씀해 주셔요. 참, 제님은 본명인가요?

 

그림책 육아와 관련된 두 권의 책 (『그림책이 좋아서』 와  『포근하게 그림책처럼』)을 낸 이후, 그것이 계기가 되어 공공도서관에서 그림책 강의와 북스타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은 저에게 일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입니다. 그만큼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욕심을 내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서가에 꽂혀 있는 수많은 그림책들, 그리고 매일 밤 자고 일어나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그림책들, 이런 책들이 마냥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식으로든 맞춤되어 책이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북큐레이션을 해보려고 합니다. 누구든 큐레이션된 서가를 보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며 자석에 이끌리듯 저절로 책에 손이 가는 그런 매력적인 서가를 구성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북큐레이션이 일본에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밤새 두근거리는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닉네임을 그림책큐레이터라 붙였지요. 그때가 2016년 후반 즈음의 일입니다. 내맘대로 이렇게 저렇게 매력적인 서가를 꾸며보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두근거리고 설레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참, 제님은 성(류)만 뺀 본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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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콘셉트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선물이라고 하셨는데, 직접 그림책을 선물하신 내용을 책으로 쓰신 거죠? 그림책을 선물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른과 그림책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까요?

 

그림책을 일상으로 살다보니 우선 제 삶이 풍요롭고 또한 그림책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도 그 좋은 그림책을 함께 나누고픈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좋은 그림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누군가가 떠올라 혼자 읽어도 함께 읽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읽을 때 떠오른 그 누군가에게, 혹은 그 그림책에 딱 맞을 듯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시작했지요. (물론 여건상 사놓기만 하고 전해주지 못한 경우도 있죠.) 그림책을 선물한다는 건 사실 선물이라기보다는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함께 먹는 달콤한 티라미슈 케이크 같은 것입니다. 부담가지 않게 가벼운, 가벼운 듯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은밀한 뭔가가 따뜻하게 얹힌 끈끈한 그 무엇인 거죠.

 

어른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선물하고 하신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건가요? 책에 나와 있는 것도 좋고, 아닌 것도 좋고요.

 

친정어머니가 큰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옆 침대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85세의 많은 나이에 큰 수술을 하시고도 항상 밝게 웃으시는 할머니를 보고 갑작스레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라는 그림책이 떠올라 읽어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웬 그림책이냐며 경계의 눈빛이더니 스르르 빠져들며 둘이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병실의 다른 분들이 부러워할 정도로요. 괜히 수술해서 고생시킨다며 짜증만 내시던 친정어머니는 살짝 삐치신 것 같았어요. 아참, 그 할머니는 브라질로 이민 가서 살고 계시다 잠깐 들어오신 김에 수술하신 건데 아마 브라질에서 가끔씩 그 그림책 읽으시면서 저를 떠올리겠지요.


말하자면 그분과 그림책으로 탱고를 추신 거네요.ㅎㅎ 그림책 탱고라는 제목도 그래서 지어진 건가 봐요. 책이 나왔으니 또 이 책을 들고 누군가와 탱고를 추러 가실 것 같은데, 다음 번 탱고 상대는 누구인가요?

 

그림책을 읽다가 문득 떠올라서 그림책을 사 놓긴 했는데 아직 전해주지 못한 분이 있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는, 서촌을 그리는 김미경 화가입니다. 언제쯤 기회가 찾아 올는지? 우선은 봄꽃들이 발밑에서 정신없이 피어나는 봄을 기대해봅니다. 봄꽃들이 주인공인 그림책이니까요.

 

부디 많은 분들과 멋진 탱고를 함께 추시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책이나 아니면 인생계획 같은 게 있다면요?

 

매일 매일 내 맘대로, 끌리는 대로 매력적인 서가 구성, 북큐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책으로 담겨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모든 도서관에서 매달 한 가지씩 도서관 이용자를 설레게 하는 매력적인 서가를 구성하는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림책 탱고제님 저 | 헤르츠나인
마음을 나누고 싶은 누군가와 티타임을 나누는 정도의 가벼운 기분으로 그림책을 선물한다면, 예기치 않았던 따뜻하고 깊은 시간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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