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침입하는 소수자들
10월 3주 신간
특정 공간은 특정한 신체만이 점유할 권리를 가진다 『공간 침입자』, 모든 동물이 거미줄에 걸린날 『배고픈 거미』, 인간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 『협력하는 괴짜』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7.10.18)
공간 침입자
너멀 퓨어 저/김미덕 역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다양한 법과 제도가 차별을 금지하지만, 현실은 늘 공식적 주장이나 이상적 논의와는 다르다. 2016년 총선으로 국회의원이 된 여성은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인 17%에 이르렀지만 이조차도 UN이 권고하는 여성의원의 비율인 3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소수의 여성, 소수자, 사회적 약자가 운 좋게도 진입한 제도의 고위층과 공적 영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소수자들이 어떻게 그 지위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질문하는 책이다. 다양한 사회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공적 공간, 의회, 작업장 등의 공간에 침입한 '공간 침입자'의 신체는 중립적이지 않고 어떤 신체만이 자연적으로 특정 공간을 점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배고픈 거미
강경수 글그림 | 그림책공작소
거미줄에 걸리는 건 뭐든지 먹어치우는 거미의 이야기. 어느 날 파리가 날아가다 그 거미줄에 걸리고, 앵앵거리는 파리를 먹으려던 개구리, 개구리를 먹으려던 구렁이, 구렁이를 먹으려던 올빼미, 심지어 올빼미를 먹으려던 호랑이마저 거미줄에 걸린다. 독특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의 신작으로, 동물들이 계속 거미줄에 걸리면서 긴장이 고조되다가 마지막 반전으로 웃음을 준다.
협력하는 괴짜
이민화 저 | 시그니처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없다고 말하는 학자들부터 10년 안에 근본적인 삶의 모습이 바뀐다는 예측까지 전 세계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온다. 많은 사람은 과연 인간이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벤처라 불리는 메디슨 창업자이자 카이스트 K-School 겸임교수인 저자는 로봇과 경쟁하지 말고 인간 본연의 가치와 강점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에게 쉬운 일은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은 인간에게 어렵다."는 말처럼 로봇은 반복 노동을, 인간은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공생할 것을 주장한다.
눈 먼 암살자
마거릿 애트우드 저 | 민음사
2017년 노벨상의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던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 부커 상과 해미트 상을 받고 "새로운 세기에 나온 첫 번째 위대한 소설"로 불렸다. 20세기 초 캐나다의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아버지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정략결혼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한다. 페미니즘, 계급과 빈부격차, 전쟁과 폭력에 관한 문제의식으로 날카로운 상징, 인물 묘사, 삼중 액자 구조로 흥미를 더한다.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최고요 저 | 휴머니스트
평범한 직장인 시절, 저자는 이사할 때마다 자신이 사는 원룸을 직접 고치면서 블로그에 집이 변해가는 과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올렸다. 많은 분이 공감하고 상담을 의뢰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간 일을 시작했다. 카페 '어나더선데이' '테이크잇이지' '서촌김씨 뜨라또리아' 등의 핫한 공간을 연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넘겨 보며 예쁘다고 끝나는 인테리어 책보다 독자가 정말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자 했다. 큰 공사 하지 않고, 최대한 그대로 두고, 바꿀 것은 바꾸어서, 지금 사는 집을 좋아하는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공개한다.
사형집행중 탈옥진행중
아라키 히로히코 글그림/김동욱 역 | 애니북스
초장편 연재작이자 큰 인기를 얻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작가의 단편집. 1987년 첫 단편집 이후 12년 만에 냈던 책이다. 아이디어를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모두 써버리기 때문에 다른 작품을 잘 그릴 수 없다는 저자의 설명에도 '죠죠러'라면 다른 작품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주인공은 다르지만 '죠죠'를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친숙한 느낌이 든다.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저/엄일녀 역 | 루페 |
섬에 있는 작은 서점을 배경으로 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그린 소설. 잔잔한 이야기와 감동이 있는 작품으로 제목에 걸맞게 미국 독립서점 연합 베스트 1위, 미국 도서관 사서 추천 1위 등을 기록했다. 책과 담을 쌓은 사람을 포함해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생생한 이웃과 절로 웃음이 나는 해프닝, 스릴러급 반전과 비밀을 읽는 동안 작은 서점 하나가 세상의 보물이 될 수도 있음을 느낀다. 독자들과 취향을 공유하는 특색 있는 동네서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공동체의 문화를 재생시키고 있는 요즘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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