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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직장인이 자기를 지키려면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독서의 계절이 비로소 왔습니다! 10월에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책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과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입니다. (2017.09.22)
의정 : 안녕하세요~
지혜 : 여전히 바쁜 금요일이네요. 요즘 컨디션은 어떠신가요? ^^
의정 : 이번 주만 끝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저번에도 이렇게 말했다는 기시감이 드는데) 마감 주간의 숙명! ㅠ
지혜 : 전 방금 빡 치는 일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편한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소하지만 예의 없음이랄까요? 음.. 의정 님은 일하면서 가장 빡 치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의정 : 배고프고 졸린데 야근하고 나서도 일이 쌓여있을 때?
지혜 : 책상 서랍에 항상 비상식량을 마련해놓아야겠어요.
의정 : 누군지 무슨 일인지 몰라도 지혜 님을 화나게 했다니, 그쪽이 잘못했네요 때찌때찌.
지혜 : 위로해주셔서 감사감사! 그래도 좋은 책을 소개할 시간이니까요. 오늘 제가 추천할 책은 강상중 전 도쿄대 교수의 신작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입니다. 저를 좀 지켜주고 싶어서 골라보았습니다. ㅋㅋ
의정 : 안 그래도 어제 소중히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지혜 : 역시 예리 의정~ 제가 어제 인스타그램에 이 책 사진을 올렸거든요? 그랬더니 한 인친께서 "책 제목이 너무 읽고 싶게 만든다"고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제목 그대로인데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명사들을 초청해 일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는 일본 NHK TV 프로그램 <직업 특강>에서 강상중 전 교수가 ‘인생 철학으로서의 직업론’이란 제목으로 이야기했던 내용을 보완한 책이에요. 원제는 "역경으로부터의 시고토학"입니다.
의정 : 시고토학이 뭔지 맞추고 싶은 제목이네요. 음.... 시고토.... 고통학? 소통학? (일본어 알못 죄송합니다)
지혜 : ㅋㅋ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시고토학'이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시고토仕事' 즉 일에 대한 철학을 조명하는 TV 프로그램 <시고토학을 권함>을 계기로 쓰이게 된 신조어라고 합니다. ‘알쓸신잡’ 생각도 나네요? 이것도 거의 신조어처럼 되지 않았습니까?
의정 : 프로그램이 유명해지면 프로그램 제목이 자연스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니까요. 일에 대한 철학이라, 번뇌하는 직장인들에게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지혜 : 의정 님이 선택한 책도 궁금합니다! 소설입니까? 에세이입니까? 인문서입니까?
의정 : 비슷한 맥락에서 골랐는데요. 지난주 제가 너무 지쳐 있었거든요. 비단 회사일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면에서요. 왜, 엄청 지치면 그런 기분 들지 않나요? 괜히 몸에 나쁜 거 먹고 싶고 책도 어렵고 지식을 쌓는 책 말고 그냥 보고 웃거나 재밌는 책 보고 싶다는 기분이요.
지혜 : 그렇죠. ㅠ.ㅜ 예전에 제가 아는 한 선배는 잡지 마감 때 1.5l 콜라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마시면서 글을 쓰셨어요. 제가 엄청 잔소리했죠. "선배. 선배 몸 좀 생각하세요!"라고.
의정 : ㅋㅋㅋ 제 지인 중에도 에너지 드링크를 물처럼 마시는 사람이 있어서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더니만 퇴사하더니 싹 끊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제 책은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입니다. 무려 예스24 e-연재 공모전 대상을 받았죠. 그렇다고 몸에 나쁜 책이냐, 그건 아니지만서도....
지혜 : 오오! 봉명아파트! 꽃미남까지! 스토리가 완전 궁금합니다~ 작가 분은 누구신가요?
의정 : 『더블』과 『악의-죽은 자의 일기』를 냈던 정해연 작가입니다. 찾아보니 전작에서 형사가 등장하는 스릴러 장르로 '페이지터너'임을 검증받은 분이시더라고요. 페이지터너라는 말, 그렇게 입에 붙진 않지만 어쩐히 솔깃하지 않습니까. 페이지를 막 넘겨볼 만한 작품.
지혜 : 오홋!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가 페이지터너의 작품이라면,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은 3장 넘기기 무섭게 밑줄을 긋게 되는 책이에요, 사실 저는 '일'에 관한 신념? 주관? 이 나름 뚜렷한 편인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내 생각이 맞았어! 뭐 이런~ 직장 2, 3년차 이직을 고민, 취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읽으면 특히 좋을 책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법’ 으로 끝나는 제목의 책을 썩 좋아하지 않고, 제목만 읽었으면 '또 똑같은 소리 하겠구나' 하고 안 봤을 텐데, 강상중의 책이라서 봤어요. 실은. 또 신뢰하는 출판사에서 나오기도 했고.
의정 : '밑줄을 긋게 하는 지혜의 책' 이런 제목이 설핏 떠오르는데….흠흠, 줄 그은 부분 좀 소개해주세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나니”라는 말은 유유자적한 듯 보여도 최종적으로는 몹시 냉정하고 침착한 예지인 것입니다. (96쪽)
'자연스럽게' 사는 삶이란 내게 맞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따라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삶입니다. (214쪽)
지혜 : 문맥을 보면서 읽으시면 더 깊이 다가올 텐데요. 이 책이 굉장히 가볍습니다. 230쪽 정도 책인데, 출퇴근 시간에 챕터 하나씩 읽으면, 월요병이 해결될지도 몰라요.
의정 : 다음주 월요일은 지혜 님 책을 들고 출근하고 싶네요. 기왕이면 앉을 자리도 났으면…. 제 책은 심오한 문장, 멋들어진 문장은 없습니다. 그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소재로 상상력을 펼친 소설입니다. 다른 아파트도 이러나 싶을 만큼 황당한 일이 벌어지죠. 이를 테면 부산으로 출장 간 남편이 관리소에 전화해서 아내가 집에 써 놓고 나간 편지를 읽어 달라고 한다든지요. 정말 이래? 싶지만 또 어쩐지 일어날 것만 같은 사건이 나타나요.
지혜 : ㅋㅋ 봉평은 언제 읽으면 딱 좋을 책인가요? 시공간을 추천하신다면요? 아 봉평 말고 봉명 ㅜ.ㅜ 자꾸 봉평 막국수가 생각나서…
의정 : ㅋㅋㅋㅋ제 책은 퇴근 지하철에서 후루룩 읽거나(내릴 역 놓치지 않게 주의!),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출근하기 싫어서 밤에 잠이 안 올 때 추천합니다. 등장인물 소개를 좀 해드릴게요. 주인공은 전직 형사 정차웅, 신고 있는 슬리퍼마저 명품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꽃미남이자 현재 봉평 임대아파트에서 관리인으로 일합니다.
지혜 : ㅋㅋㅋ 그런데요! 의정 님! '봉평'이라니요!
의정 : 헉! 저도 막국수의 마법에 홀려서ㅠㅜㅠ 봉명입니다 봉명. 봉명아파트ㅠㅜ 서브 주인공으로는 같이 일했던 형사 강주영이 있죠. 처음에 둘이 등장했을 때는 '뭐야 설마 이러다가 둘이 사귀는 걸로 끝내는 거 아니겠지' 했는데 마지막에 어떻게 되냐면! (눈치채셨겠지만) 비밀입니다.
지혜 : 그냥 패스하려고 했는데, 물어볼 수밖에 없어요. 봉명은 왜 봉명이죠?
의정 : 왜냐하면 (주)봉명에서 1990년대 만든 임대아파트기 때문이죠. 오래 전 지은 아파트다 보니 CCTV가 없고, 그러다 보니 또 사건이 미궁 속에 빠지고, 그러면 꽃미남 주인공이 등장해서 사건을 뙇 해결! 제일 좋았던 부분은 주인공이 쓰레빠를 끌고(슬리퍼라고 쓰셨지만 쓰레빠가 더 입에 붙습니다) 착착착착착착 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범인을 쫓는 장면입니다.
지혜 : 오....슬금슬금 서서히 저도 낚이는군요. 역시 쓰레빠는 중요합니다. 아파트에 관한 책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인문서도 많지만 소설 소재로도 많이 쓰이죠. 예예 그러니까 의식주 시대 아닙니까? 패션의 시대가 갔고 맛집의 시대가 곧 지나갈 것이며, 이제 주거공간의 시대가 올 것 같아요.
의정 : 아파트야말로 한국인의 중심 아니겠어요. 이제는 아파트를 넘어서 오피스텔과 고시원과 기타 온갖 공간이 주가 되지만.... 여튼 외국인 탐정이 나오는 추리 소설을 벗어나 오랜만에 '한국적인' 추리 소설을 읽어서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지혜 : 한국적인 추리소설 중요합니다. 웹진 <채널예스> '7문7답'을 보니, 작가님 서면 인터뷰가 있네요? 인상이 선하십니다. (^^) 저는 지금까지 아파트에서만 살았어요. 5층, 13층, 18층, 지금은 1층_ 전 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다는 쓸데없는 이야기로 지면을 낭비하면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의 표4 문구를 꼭 소개하고 싶어요! 총 4개 문구가 있는데요! 1. 좌절과 역경 속에서 천직을 찾기까지 2. 강상중이 제안하는 탄력적인 독서법 3. 비지니스 퍼슨에게 추천하는 다섯 권의 책(책 제목도 친절히 나와 있음) 4. 강상중의 롤모델, 5인의 역사 속 리더(인물도 친절히 나와있음) 책 속 엑기스를 잘 설명한 것 같아요. 편집자님! 짝짝짝!
의정 : 덩달아 짝짝짝!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와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는 '엘리베이터 오물 테러 사건' 에피소드가 제일 좋았어요. 살인 사건이나 실종 사건보다 소소하지만 유쾌하게 읽을 만한 내용이 더 끌리더라고요. 엘리베이터에 누가 자꾸 똥을 싸고 간다…. 너무 끔찍한 사건이에요 으으.
지혜 :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참 많은 일이 일어나죠. 박진영의 노래 가사대로 사랑을 나누고, 또 서세원의 아내 폭력도 이뤄지고....--;;; (아,, 분위기 흐려 죄송합니다) 다시 분위기를 전환하며,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을 꼭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탄력적인 독서법'이 나와 있기 때문이에요.
의정 : 탄력적인 독서법? 그게 뭔가요?
지혜 : 강상중의 말에 따르면, 전문서나 고전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어라, 일과 관련 있는 책은 어느 정도 집중력을 갖고 읽어라, 신서나 소설, 잡지는 짧은 시간에 대략적으로 훑어 읽어라, 그러니까 <월간 채널예스>는 훑어 읽을만한 책인데, 은근 꼼꼼히 봐도 좋을 것 같아요.ㅋㅋ
의정 : 네 훑어 읽든 꼼꼼히 읽든, 읽어주세요 ㅋㅋㅋ 덩달아 '왜 너는 이 책을'에서 소개한 책도 읽어주시면 더욱 더더욱 그뤠잇!
지혜 : ㅎㅎ 저는 책을 험하게 보는 편이거든요. 밑줄 팍팍 치고 막 접고 난리 쳐요. 그런데 강상중 교수님께서 이런 독서법, 좋다고 하셔서. 아 역시 독서도 나를 지키면서 해야 해! 생각했어요.. ㅎㅎ
의정 : 맞습니다. 그나저나 나를 지키는 법은 알겠는데 마감을 지키는 법도 누가 알려주셨으면 ㅠㅜ 슬슬 저희는 물러날까요?
지혜 : 제가 하나 알려 드려요? 마감을 지키는 법 = 내가 안 지키면 누군가가 피곤해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막 등에서 식은땀이 나면서. 막 타자가 절로...ㅎㅎ) 네, 물러가도록 해요!
의정 : 오늘도 나를 지키느라 수고하신 독자 분들 감사합니다. 저희는 다음 달에 또 만나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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