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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포터즈] 문학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

윤동주 문학관, 김수영 문학관에서 시인의 숨결을 느끼고 한국현대문학관에서 한국문학 100년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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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한쪽에는 관람객이 시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공간이 있었다. 직접 시를 낭독하는 ‘김수영을 노래하다’, 시인의 시어로 문장을 만들고 시를 짓는 ‘시작(詩作)’, 그리고 자신의 감상을 남기는 ‘김수영 시를 읽고서’ 코너가 준비되어 있었다. (2017.08.11)

잿빛 빌딩 숲을 지나면 문학과 역사가 흐르는 서울시의 문학관이 있다. 그곳엔 김수영 시인의 혁명과 저항의 정신이, 청년 윤동주의 순결한 시심 詩心이, 그리고 지난 한국문학의 100년이 담겨 있다.


8월의 뙤약볕 속에서도 예스24대학생서포터즈는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8월 첫 주 동안 김수영 문학관, 윤동주 문학관, 그리고 한국현대문학관을 방문해 문학관이 간직한 문학과 문인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온몸으로’ 시대에 저항한 시인, 김수영 문학관


쌍문역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십 여분 남짓, 작은 회색 빌딩이 보인다. 「눈」「풀」 등의 시로 저항을 노래한 참여시인 김수영 시인을 기리는 김수영 문학관이다. 이곳에는 초기 모더니즘 작품을 포함한 시인의 작품, 친필원고, 그리고 생애를 전시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도 문학관 안은 시인의 발자취를 보러 온 사람으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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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이 위치한 도봉구는 시인에게 중요한 장소이다. 김수영 시인의 본가와 시비 詩碑, 그리고 묘지가 시인의 생애를 보여주는 곳이다. 또한, 김수영 시인은 아내와 구수동으로 이사한 후에도 도봉구를 오가며 작품생활을 할 정도로 이곳에 애착을 가졌다.


제1전시실에는 김수영 시인이 겪은 현대사의 격변과 친필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4.19 혁명, 5.16 군사정변 등이 김수영 시인의 작품세계에 미친 영향과 그의 치열했던 시작詩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초기 작품은 도시 생활과 현대문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모더니즘이 드러난다. 그러나 4.19혁명을 계기로 그의 작품세계는 크게 변화했다. 그는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라 쓰며 새로운 시 세계를 지향했다. 소시민적 행태에 대한 비판, 민중의 힘에 대한 믿음, 그리고 독재정권 비판을 주제로 시를 써냈다. 참여시의 대표작이 바로 「<4.19>시」「풀」「눈」「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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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고친 흔적이 가득한 원고는 그의 시작 詩作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시인은 말한 ‘온몸의 시학’이 느껴진다.


전시실 한쪽에는 관람객이 시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공간이 있었다. 직접 시를 낭독하는 ‘김수영을 노래하다’, 시인의 시어로 문장을 만들고 시를 짓는 ‘시작(詩作)’, 그리고 자신의 감상을 남기는 ‘김수영 시를 읽고서’ 코너가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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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시실에는 김수영의 일상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인이 쓰던 테이블에는 실제 김수영 시인의 원고가 있었고, 같이 문학을 하는 이들과 나눈 서신,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한자 노트 등 시인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시인의 작품세계 바깥의 ‘인간 김수영’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윤동주 문학관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타고 북악산 옆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가면 희고 단아한 건물이 보인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남기고 떠난 지 올해로 100년이 된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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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학교에 다니던 시절, 문학관 근처 소설가 김송(金松)의 집에서 후배 정병욱과 하숙생활을 했다. 그 인연으로 종로구는 청운동에 버려진 물탱크와 수도가압장을 재건축하여 윤동주 문학관을 건립하였다. 이곳은 시인채(제1전시실), 열린 우물(제2전시실), 닫힌 우물(제3전시실), 별뜨락(휴식공간 겸 카페), 그리고 시인의 언덕(산책로)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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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전시실 ‘시인채’는 윤동주 시인의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이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의 다양한 판본, 그리고 시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친필원고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에서 우물을 가져와 우물을 소재로 한 대표작 「자화상」을 새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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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에는 종로구에서 선발한 열 분의 해설사가 있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설명하며 짧게는 15분, 길게는 1시간까지 해설을 진행한다. 해설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시인채 밖으로 나가면 제2전시실 ‘열린 우물’의 파란 하늘이 보인다.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하여 만든 이 공간은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에서 모티브로 만들었다.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있는 시의 한 장면이 느껴진다.

 

‘열린 우물’의 길을 따라 걸으면 물탱크의 원형을 보존하여 만든 제3전시실 ‘닫힌 우물’이 나온다. 천장의 좁은 구멍에서 희미한 빛이 내려오는 어두운 공간으로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이 매 15분 간격으로 재생된다. 「자화상」의 “그 사나이”를 만나 사색에 잠기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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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을 나와 청운공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탁 트인 하늘이 펼쳐진다. ‘시인이 언덕’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 제목이 새겨진 산책길과 시비 時碑, 그리고 야트막한 언덕이 있다. 윤동주 문학관을 나와 시인의 시를 조용히 되새기며 시인의 언덕을 걷는 건 어떨까.

 

한국문학 100년을 돌아보다, 한국현대문학관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현대문학관은 수필가 전숙희(1916~2010)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근ㆍ현대문학관이다. 한국문학의 1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작가의 친필원고와 초판본부터 번역소설과 잡지, 딱지본까지 방대한 양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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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입구역을 나와 태극당 건물 옆 골목길을 오르면 하얀색 단층 건물이 보인다. 익숙한 도시 풍경 속에 한국현대문학관이 조금 낯설어 보일지도 모른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문학관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종합전시관, 중앙전시관, 주요시인전시관으로 나뉘어 있고 순서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출입구 바로 우측에는 한국현대문학관 설립자인 수필가 전숙희의 전시관이 작게 마련되어 있다. 방문객들은 그곳에서 전숙희의 사진이나 작품, 친필원고 등을 접할 수 있다. 전숙희 전시관을 나오면 중앙홀이 나온다. 그곳의 우측 벽면에는 한국문학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끔 근현대문학사 연표와 한국현대문학 지도가 걸려있다. 종합전시관은 말 그대로 수많은 소설가와 시인의 사진 그리고 작품들을 위패 모시듯 모아둔 곳이다. 당대 작가들의 사진, 그리고 그 시대에 출간되었던 시집 혹은 소설의 표지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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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전시관에서는 이광수, 최남선, 홍명희 등 수업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문인들이 등장한다. 작가마다 간단한 약력과 여러 장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현대문학관에서는 상설 전시 이외에 기획 전시를 진행한다. 현재 주요시인전시관에서 ‘문학, 시대를 증언하다’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일제하 한국시 100인 전」, 「50, 60년대 북한문학서 전시회」, 「김윤식 저서 특별전 - 읽다 그리고 쓰다」에 이어 전숙희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대문학의 태동기인 1910년대부터 1950년대 전후문학까지 50년간의 한국문학을 정리하였다.

 

문학은 일제강점기, 광복, 미 군정기, 6ㆍ25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근ㆍ현대사를 증언하였다. 식민지배 하의 수난과 설움, 광복의 희망과 분단의 좌절을 그려냈다. 절망적인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문학적 치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격변의 50년, 각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을 살펴보며 과거를 되새기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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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문학관에서는 특별한 책을 판매한다. 주요 전시물의 원본사진을 원판으로 하여 그대로 복제한 영인본이다.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김동인 소실집 『감자』, 이광수 장편소설 『무정』 등을 영인본으로 제작해 시집 8000원, 소설집 12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한국현대문학관에 방문해 100년간의 문학사를 살펴보고 영인본을 기념으로 소장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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