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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경 “미각 교육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해요”

『50년 요리 명가의 아이 반찬&간식』 1세대 하숙정, 2세대 이종임, 3세대 박보경 대를 이은 요리 명가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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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만찬회에 어머니가 노르웨이로부터 초청을 받으신 적이 있어요.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음식이란 매일 먹는 것이고 실생활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잖아요.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국내 최초의 요리학원인 수도요리학원을 설립한 할머니 하숙정 선생,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만찬장에서 한국음식 소개한 대표 요리 연구가 어머니 이종임,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의 대를 이어 요리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박보경. 할머니 하숙정 선생의 언니가 요리 연구가 故 하선정 선생임을 짚어본다면 과연 ‘요리 명가’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다.


이화여대 겸임교수이자 대한식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인 박보경은 『50년 요리 명가의 아이 반찬&간식』를 통해 “간단하지만 흔하지 않은 메뉴”를 선보인다. 치아씨드컵요구르트, 귀리유부초밥 등 새로운 식재료를 사용한 재미있는 간식을 소개한다. 만능 양념 레시피와 푸드브릿지 등 아이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비법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이로써 아이의 건강과 흥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재차 강조한다. 결국 정답은 기본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 요리 명가의 비법 아닌 비법이었다.

 

“역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야 하고요. 제철 음식이 가장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철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죠. 재료가 신선하고 영양적으로 충분히 보충이 되어야지 양념 같은 부분은 부수적인 거예요. 또 어디서 그 재료가 왔는지도 중요해요. ‘푸드마일리지(food mileage,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자의 섭취에 이르기까지 소요된 거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가까운 곳에서 온 재료가 신선할 테니까 그 점도 중요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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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흔하지 않은 메뉴


전체적인 메뉴 느낌이 새로워요. 트렌드에 신경 썼다고도 하셨죠. 방울 양배추나 치아씨드처럼 새로운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가 확실히 재미를 주는데요. 책을 만들기 전에 어떤 모습을 구상했었나요?


제가 속한 대한식문화연구원이라는 사단법인에서 하는 사업 중 하나가 생애 주기별 식생활 교육이에요. 2007년 이대 목동병원에서 아이들 대상으로 웰빙 먹거리 상차림을 준비했었는데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아이들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죠. 이후로 초등학생 대상으로 식생활 교육 연구를 계속 해왔고요. 책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나와 있는 책도 많이 참고하고 연구를 했는데요.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아이 반찬이나 간식책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 반찬은 더 어렵고 신경 쓸 게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주변에 있는 아이를 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항상 고민하는 게 아이들 반찬 메뉴였어요. 어른 반찬에서 조금만 응용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굉장히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더라고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음식이어야 하고 너무 성인 반찬으로 가면 안 되니까요. 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재료를 활용하되 기존의 것과 차별화한 요소를 가미하려고 노력했어요. 새로운 식재료나 익숙한 재료의 신선한 조합 등을 많이 고민했죠. 간단하지만 흔하지 않은 메뉴를 소개하려고 노력했어요. 

 

삼겹살구이양배추샐러드, 미역새우전 같은 메뉴는 정말 새롭게 느껴졌어요.


식재료도 그렇지만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구현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집에서 만들어야 하니까 손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하잖아요. 때문에 만능 양념 만드는 법을 함께 넣었어요. 양념을 미리 만들어두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거죠.

 

마요네즈 대신 두부 페이스트, 설탕 대신 매실청 같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건강한 방법을 제시하셨죠.


두부 페이스트도 정말 구하기 쉬운, 집에 항상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거든요. 두부는 사실 아이들이 그리 선호하는 식재료는 아닐 수 있는데 거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더한 거죠. 견과류를 갈아서 고소하면서도 담백하고 건강에 좋은 소스로 활용하시면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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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방법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충분히 좋을 것 같아요.


작년에 슬로우푸드 국제대회 때 아이들 대상으로 샌드위치 메뉴를 만들었었어요. 그때 두부 페이스트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도 맛을 보시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마요네즈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 식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좋은 반응을 주셨어요.

 

또 하나 ‘푸드브릿지’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음식 거부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워낙 많잖아요.


저희 연구원에서 하는 사업 중 또 하나가 소외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있어요. 이 아이들은 아무래도 식습관 역시 좋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들에게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주고, 먹는 행위를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도록 목표를 삼고 교육 사업을 했는데요. 하다보니까 단순히 재료를 조합하고, 조리하는 과정을 교육하는 것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정확하게 인지하게 하는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아비만 등 식습관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있었는데 기본적인 음식의 맛을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하더라고요.

 

예를 들면요?


단맛보다 짠맛을 더 강하게 느낀다거나 하는 거죠. 때문에 식재료 본연의 맛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관련해서 자료도 많이 보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그때 프랑스의 미각 교육을 알게 된 거죠.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 교육 방식에 많이 관심을 갖고 이것을 한국 초등학생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연구를 했어요. 박사 학위 논문(「초등학생 미각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 및 치료 효과」, 2013)도 그쪽으로 썼고요. 메뉴 구상에 있어서도 그런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두었죠.

 

편식 개선 프로젝트: 푸드브릿지(Food Bridge)
1단계: 친해지기 - 시각적 경험과 노출을 통하여 경계심을 완화시킵니다.
2단계: 간접적으로 노출하기 - 아이들이 싫어하는 식재료를 곱게 갈거나 잘게 다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합니다.
3단계: 소극적으로 노출하기 - 아이들이 싫어하는 다양한 채소를 잘게 썰고 섞어서 아이들이 선호하는 조리법(튀김, 볶음류 등)의 속 재료로 사용합니다.
4단계: 적극적으로 노출하기 - 앞의 3단계 과정을 거쳐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과 노출을 통해 식재료에 대한 친숙도가 증가하였으므로, 음식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과 식감, 향 등을 느끼게 합니다.
(14-15쪽)

 

특히 아이들이 먹는 음식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말씀하신 그런 부분이 될 수 있겠네요.

 

음식 본연의 맛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너무 많은 양념을 가미하면 본연의 맛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본연의 맛은 잘 살리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조금씩 가미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음식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조금 범위를 넓힌다면 어떨까요? 반드시 아이들을 위한 요리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요리에 왕도는 없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요리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역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야 하고요. 제철 음식이 가장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철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죠. 재료가 신선하고 영양적으로 충분히 보충이 되어야지 양념 같은 부분은 부수적인 거예요. 또 어디서 그 재료가 왔는지도 중요해요. ‘푸드마일리지(food mileage,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자의 섭취에 이르기까지 소요된 거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가까운 곳에서 온 재료가 신선할 테니까 그 점도 중요할 거예요.

 

겨울인데요. 저자가 겨울에 꼭 챙겨 먹는 제철 식재료는 뭐가 있나요?


뿌리채소 많이 활용하고요. 김장을 담그니까 김치 메뉴도 많이 활용을 해요. 또 유자 같은 게 나오니까 유자가 나올 때는 꼭 유기농 유자를 구입해서 유자청을 담가요. 유자청은 물론 겨울철에 감기 예방에 있어 굉장히 좋죠.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니까요. 그뿐 아니라 유자청을 양념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드레싱으로 활용해요. 매실청은 여름철에 담가 두면 내내 잘 사용할 수 있죠. 육류의 누린내 제거에 굉장히 효과적이거든요. 제철에 나오는 재료들로 그렇게 만들어두면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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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길


‘요리 명가’라는 제목으로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할머니(하숙정)와 어머니(이종임)와 더불어 3대가 요리에 몸을 던지셨어요. 집안 어른들이 하는 일에 반드시 흥미를 느끼는 건 아닐 텐데 저자가 이 분야에 특별히 운명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굉장히 바쁘셨어요. 제가 태어나던 해에 TV 출연을 하셨거든요.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바쁜 게 너무 싫었어요. 나는 절대 요리는 안 하겠다고 생각했죠. 아버지가 병원에서 흰 가운 입고 있는 모습도 멋있어 보이고(웃음) 화학에도 흥미가 있어서 그쪽으로 공부를 쭉 했어요. 영국에서 화학과로 진학을 했는데요. 막상 가니 이런저런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때 주변에서 요리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를 해주셨어요. 요리 자격증을 운 좋게 한 번에 취득했고, 어머니를 보고 자란 게 있어선지 재미도 있었어요. 그렇게 미국 요리학교도 다녀오고 자연스럽게 제가 어머니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궤적이네요.


특별한 계기도 있었어요.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만찬회에 어머니가 노르웨이로부터 초청을 받으신 적이 있어요.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행사를 가게 되셨는데요. 제가 통역 차원에서 동행하게 되었어요. 그때 저는 요리를 잘 모를 때였는데요. 그곳에서 노르웨이 셰프들과 어머니가 한국 음식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곁에서 보고 도왔어요. 그때 굉장히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죠.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고요. 음식이란 매일 먹는 것이고 실생활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잖아요.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요리라는 게 분명히 재능도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저는 사실 요리를 매개로 가르치는 쪽으로 많은 관심이 있어요. 아이들 대상으로 식생활 교육도 계속 해왔고요. 대학에서도 음식과 문화를 다루는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물론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요리를 만드는 것도 정말 재미있지만 음식으로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게다가 할머니 때부터 요리 학원을 설립해 교육을 해오셨잖아요. 그런 분위기에서 성장한 덕분인지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아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할머니께서 1세대로 한국 전통 음식을 연구하셨고, 2세대인 어머니는 대표적인 한식 연구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는 전통을 고스란히 유지하되 새로운 부분을 가미한 쪽에 관심이 많고요. 특히 제 전공을 잘 살려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미각 교육, 식생활 교육, 바른 먹거리 교육을 해보고 싶어요. 이런 식생활 교육이 정부 지원을 받아 하는 곳은 있는데요.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려고 해요.

 

할머니, 어머니께서 하셨던 그리고 저자가 하려고 하는 것들이 딱 그 시대에 맞는, 사회적 요구를 담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네, 할머니 세대나 어머니 세대에서 아직 개척하지 않았던 부분을 제가 다루고 싶은 거니까요. 워낙 먹거리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정말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자라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면 좋겠죠. 미각 교육은 단순히 건강 면에서만 아니라 인성이나 사회성 발달에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하고 싶은 분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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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배움의 연속


저자도 요리가 어려운가요?


요즘 한식에 푹 빠져있어요. 저는 한식 조리사 기능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로 미국으로 가서 서양 요리부터 배웠는데요. 한국 음식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정성과 손맛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음식이라는 게 기본적인 조리법은 동일하지만 새로운 재료도 나오고 계속 트렌드가 바뀌니까 꾸준히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죠. 그래서 저도 아직까지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같은 요리도 선생님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배움의 연속인 것 같아요.

 

정성이나 손맛은 정말 어렵네요.(웃음) 요리법은 같은데 그에 따라 맛에 차이가 있다는 게 참 어려운 점인 것 같아요.


비교할 수 있는 게 패스트푸드와 가정식이에요. 물론 패스트푸드에 입맛이 길들여진 아이들은 그게 더 맛있다고 생각하겠지만요. 집에서 만들면 양념부터 다 만들어서 정성과 손길이 담기는 거잖아요. 건강한 재료만 쓰고요. 때문에 정성을 들인 음식은 단순히 입에서 느끼는 ‘맛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더 풍성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제 경우 서양에서 오래 유학했어도 패스트푸드 같은 걸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그렇더라고요. 꼭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신선한 재료 사용하려고 하죠. 어려운 게 없거든요. 집에 만들어놓은 기본양념만 있으면 얼마든지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즉각적으로 맛있다고 느끼는 것들은 간이 셀 수밖에 없잖아요. 확실히 담백함이나 식재료 본연의 맛을 고민할 틈이 없어요. 미각 교육에 대한 저자의 말씀이 재차 중요하게 들리네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각 교육을 할 때는 기본 4원미를 느낄 수 있는 재료를 먼저 맛보게 하는 거예요. 단맛도 아이들마다 단맛을 감지하는 정도가 다르거든요. 또 자신이 어떤 맛을 가장 선호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고요. 아이들 스스로가 자기 식습관에 대해 모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미각 교육 과정을 통해서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보완할 수 있는 것이죠. 기본적인 네 가지 맛을 먼저 인식시킨 후에 그때부터 여러 식재료로 음식을 완성해보는 거예요. 그 과정을 통해 거부하던 식재료를 먹기도 하거든요. 이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듣고 싶어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렇게 해요. 짠맛 내는 재료 소금, 단맛 내는 재료 설탕 등 이런 재료를 주고 맛을 보게 해요. 이미 만들어진 양념으로도 하고요. 짠맛이라면 간장, 단맛이면 매실청 같은 것을 맛보게 하는 거죠. 또 단순히 미각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오감을 활용하도록 해요. 재료를 맛보기 전에 재료의 색과 모양새를 보고, 만지고 하는 과정을 통해 편식이 굉장히 많이 개선이 돼요. 오감을 활용한 기본적인 교육부터 하면 돼요.

 

가정에서 간단하게 미각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본 네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하세요. 그것을 무엇이라고 알려주지 않고 아이들에게 하나씩 맛을 보게 하세요. 그것이 네 가지 맛 중 무엇인지 맞춰보게 하는 거죠. 만일 짠맛이라면 종이에 1점부터 5점까지 적어두고 짠맛이 몇 점 정도에 해당하는지도 기록하게 하고요. 사탕 모양 스티커를 붙이도록 해도 좋고요. 미각뿐 아니에요. 가령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파프리카 같은 것은 속이 보이지 않는 박스 같은 곳에 넣어서 아이들에게 손만 넣어서 만져보게 하는 거예요. 느낌이 미끈미끈한지 단단한지 말해보도록 하고요. 이런 놀이 활동으로 아이들이 싫어하는 재료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요. 후각이 예민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는 향이 풍부한 제철재료를 한지 같은 것으로 싸서 보지는 않고 냄새만 맡아보게 해도 좋아요. 딸기와 딸기시럽을 함께 놓고 비교하도록 할 수도 있고요.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좋은 팁이 있을까요?


식재료의 맛, 식감에 먼저 익숙해져야 해요. 책을 준비하면서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먹고 싶도록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색감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단순히 색감만 맞춰 사용한 게 아니라 먹었을 때 재료가 어울리는지도 봐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 이해가 있어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레시피를 응용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제 해준 아이 간식은 뭔가요?


아직 이유식 초기 단계라서 많이 못해줘요.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려서요. 아이에게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아이가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웃음) 잘 먹어서 다행이지만요. 어제 막 닭고기 이유식을 시작했고요. 저는 재료는 꼭 유기농 매장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하려고 해요.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는 안전한 재료를 많이 쓰고 있어요. 

 

그렇다면 저자의 이유식도 책으로 만날 기회가 있을까요?


생각 중이에요.(웃음) 앞으로 책도 계속 쓰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이 반찬이나 간식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게 간단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집에 항상 있는 재료들이 있잖아요. 그것도 그 식재료 본연의 맛을 알아야만 재료를 조합해서 활용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 부분이 중요하고요. 책에 소개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기본양념이 있으니까요. 그것을 준비해두면 정말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실 거예요. 소개한 만능간장도 조청이라든가 간장, 깊은 맛을 내는 육수 베이스가 다 들어가 있어서 그것 하나만 만들면 조림 같은 건 다 해결되거든요. 정말 간단해요. 불고기 양념 만들려면 이것저것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데 만능간장 하나면 되니까요. 그런 소스들을 미리 준비해두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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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요리 명가의 아이 반찬&간식박보경 저 | 다봄
한국 식문화의 큰 줄기인 수도요리학원 하숙정 설립자와 이종임 교수의 뒤를 이어 가업을 잇고 있는 요리 연구가 박보경이 쓴 책, 『50년 요리 명가의 아이 반찬&간식』에는 어떤 손맛의 비밀이 숨어 있을까? 50년 요리 명가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떤 반찬을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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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50년 요리 명가의 아이 반찬&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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