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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필자 15인의 ‘2017년이 기대되는 저자’

김연수, 김서령, 정택용, 황인찬 등이 꼽은 저자, 그리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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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천이 마이크를 잡는 틈틈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은 그와 그의 독자 모두에게 치유일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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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도 어김없이 <채널예스>는 새로운 필자들을 만났습니다. 재밌게 읽은 책 이야기를, 또 즐겁게 기억되는 영화, 음악, 여행 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책’은 누가 권한다고 해도 쉽게 읽어지지 않습니다. 필요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늘 혼자 알긴 아까운 책, 그리고 저자들이 있습니다. <채널예스> 필자 15인에게 물었습니다. “2016년에 알게 되어 다행인 저자가 있습니까?” 필자들은 반색했습니다. 내심 소개하고 싶었던 저자가 있었거든요. 독자 여러분이 발견한 ‘2017년이 기대되는 저자’도 궁금합니다. 댓글로 남겨 주시면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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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황인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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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 홀』를 읽고 김현 시인의 다음 시집을 기대한다. 우리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목소리로 그것에 대해 발언하는, 그런 시편들을 쉬지 않고 쏟아내는 이 시인의 근작들을 읽으며 나는 깊은 질투를 느낀다. 동시에 그에게 큰 기대를 갖는다. 시에 대해, 문학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김현 시인의 시를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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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
임나리(<채널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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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인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그들이, 불현듯 생각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울컥울컥 넘어오는 무언가가 목울대를 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갈수록 살아가는 일이 힘에 부친다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오늘처럼 고요히』라는 책의 제목을 읊조리게 됐다. 현실이 너무나 퍼석거려서 그랬고, 그 속에 나와 당신이 있어서 그랬고, 우리와 꼭 닮은 사람들이 소설에 등장해서 그랬다. 이 고단함이 지속되는 한 김이설 작가는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나는 언제까지나 그녀의 이야기를 곱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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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동철
김남인(<회사의 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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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복판에서 직장 생활 14년째. 웬만한 자극에도 무덤덤해진 직딩이 시골학교 교사의 교단일기를 홀린 듯 읽어 내려갔다. 강원도 공수전초 탁동철 교사가 아이 한 명 한 명 귀하게 여겨 삶의 주인 대접해주며 사는 이야기는 이 불통의 시대에 아주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교재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리더십 스킬들이 담뿍 담겼는데, 이 시골학교 선생님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걸 매일 실천하며 책(『달려라 탁샘』)으로 써냈다. 새해에는 이렇게 머리보단 삶에서 글을 퍼 올리는 저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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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워터스
김홍민(북스피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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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 소설에 관해 연구했던 세라 워터스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 쓴 첫 번째 소설은 『벨벳 애무하기』이다. 빅토리아 시대 레즈비언의 사랑을 다룬 이 이야기는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부유한 상속녀가 사기죄로 감옥에 갇힌 여자와 미묘한 관계에 빠지는 소설 『끌림』으로 세라는 「선데이 타임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벨벳 애무하기』와 『끌림』을 잇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올해 개봉한 영화 <아가씨>의 원작인 『핑거 스미스』이다. 영화 덕분에 『핑거 스미스』를 읽고 나서 나는 국내에 출간된 세라 워터스의 소설을 전부 다 찾아 읽었다. 하나같이 독창적이고 고지식하다 싶을 만큼 우아한 묘사가 줄을 잇지만, 그래서 자칫 지루해할 형제 자매님들도 있겠지만, ‘일단 잡으면 끝장을 봐야 한다’는 것이 그가 쓴 소설의 특징이다. 2017년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가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거의 유일한 작가로 '세라 워터스'를 꼽는 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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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전
정택용(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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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을 즐겨 쓰진 않지만 ‘정치(精緻)하다’란 표현을 좋아한다. ‘정교하고 치밀하다’는 뜻이지만 빠르지 않은 호흡으로 조곤조곤, 또박또박, 현학적이지 않고 뜻이 분명하게 읽히는 글에 이런 표현을 하고 싶다. 몇 명의 작가가 떠오르는데 노들장애인야학 스무 해 역사를 다룬 『노란 들판의 꿈』을 쓴 홍은전 작가의 글도 그렇다. “수백 명의 삶이 딸려 올라오는 거대한 작업”을 정치한 글로 엮어냈다. 노들야학 교사임을 십수 년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야 글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 책과 『금요일엔 돌아오렴』, 현재 연재 중인 신문 칼럼 등 뒤늦게 활발히 글을 쓰고 있으니 2017년엔 어떤 글을 책으로 엮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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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윌헬름
신연선(<채널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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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때로 사람을 살린다. 내게는 케이트 윌헬름. 깊은 겨울, 해질 무렵에 썼을 법한 소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는 읽을 때도, 읽은 후에도 변함없이 서럽고 아름답다. 서러움과 아름다움이 함께 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삶이어서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더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큰 위험을 감수하고 지켜내는 작은 약속, 이별의 순간 내어주는 따뜻한 미소, 가진 것을 포기할 용의가 있는 사람의 확고한 고백. 이것들은 분명 살아감의 아름다움. 단연 2016년 최고의 소설이었다. 언제나 이 작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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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균
하지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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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중에서는 유독 정신과 의사 중에 저자가 많다. 멀리는 이시형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김혜남, 오은영, 정혜신 등 베스트셀러 작가도 부지기수다. 지난 몇 년간 새로운 눈에 띄는 저자 유입이 없었는데, 2016년 첫 타석에 홈런을 친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 자존감 수업』의 윤홍균이다. 첫 책으로 10만권을 팔아 치웠다. 솔직히 나는 이런 분이 있는 줄도, 글을 잘 쓰는지도 몰랐다. 학회에서 만나 인사도 이번에야 겨우 했다. (나는 좌장, 그는 학술 간사였다) 두 번째로 솔직하게 말해서 10여 권의 책을 낸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한 번에 가버린 그가 부러웠고, 또 재능이란 저런 것인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 그의 새책이 기다려진다.자존감 수업』이 거품이나 로또였는지, 아니면 진짜 대형 저자의 출현인지 검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후자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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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백종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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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집요했던가? 『내 서재 속 고전』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의 문장 하나 하나가 뜨겁게 다가와 가만히 앉아 다음 책을 기다릴 수 없었다. ‘한국의 젊은 독자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하는 고전’이라 하기에 ‘자신의 서재에 꽂힌 책 몇 권을 이야기 해주겠지’ 하며 첫 장을 펼쳤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어떤 어른이 이토록 젊은 세대를 사랑했던가. 서경식 교수는 지식의 파편화, 인간의 단편화를 경계하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충고가 아닌 진심 어린 말을 건네 온다. 전화를 걸었던 출판사로부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새 책을 준비 중"이라고 대답을 들었다. 2017년은 그의 저작著作을 따라 다니는 집요한 해가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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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밴
정의정(<채널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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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을 처음 봤을 때 무명의 외국 소설가가 길게 늘어놓은 그저 그런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는 평이 어색하지 않게, 데이비드 밴은 거대한 도시에서 스스로 고립시키는 엄마와 딸을 내세워 인간의 고독과 상처, 관계를 세밀하게 조명한다. 전작에서도 극한의 자연을 모티프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비극을 그려왔다면, 작품을 거듭할수록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작품 세계가 넓어지는 걸 느낀다. 2017년에 신작이 나올 가능성은 적겠지만(그리고 번역될 가능성도 더 적겠지만),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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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김서령(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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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사랑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습관처럼 반성을 시작한다. 더 너그럽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더 치명적이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더 아름답지 못했음도 반성한다. 그러다 또 어느 순간 아무 것이나 무턱대고 반성하고 있는 스스로가 우스워 그 모습을 또 반성한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사랑에 빠졌던 일을 반성하고 사랑하지 않아도 되었을 사람을 사랑한 것을 반성하고 또 아무 거나, 아무 것이나 마구 반성하며 지나간 사랑을 모욕한다. 그래 봤자 결국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이라고 시인 이제니(『아마도 아프리카』)가 말했는데. 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라서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세 번도 넘게 한 시인 이제니가 그렇게 말했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반성하는 방법을 시인 이제니가 다시 한 번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그건 정말 매일 매일 배워도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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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
뚜루(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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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스치고 간 작가 중 단언컨대 TOP5 안에 드는 작가라면 엘레나 페란테. 필명이며 인터뷰도 메일로 하는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은 은둔형 작가에 작품은 무려 베스트셀러다. 자전적 소설이라 작가에 대한 궁금증은 깊어 가는데...어라? 『나의 눈부신 친구』를 읽는 동안 얼굴 없는 작가의 얼굴이 궁금하기는커녕 책 속의 레누와 릴라의 눈부신 이야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나의 눈부신 친구와 나의 이야기가 촘촘하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가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 와중에 출간 소식 스토킹을 하다가 얼굴 없는 작가의 얼굴을 기어이 캐냈다는(굳이 읽진 않았다. 제목만 봄) 기사를 보고 뜨악! 제발 작가를 그냥 놔두길. 신작으로 돌아오길. 그나저나 한길사 님아~ 나폴리 3,4부는 언제 나오나요? 나, 심심하다 진짜 !(feat.또 오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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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사프란 포어
김연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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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 하도 오랜만의 신작(11년이라고 한다)이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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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엄지혜(<채널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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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세월호’ 노란 리본 빛깔을 띤 한 권의 책을 만났고, 숨이 턱턱 막히는 하루 속에서 잠깐이나마 숨을 돌렸다. 『99%를 위한 경제학』은 ‘낮은 곳을 향하는 주류 경제학 이야기’다. 낮은 곳을 향하는 주류가 있다고? 이게 말이 돼?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책을 읽었고, 서너 장을 넘기기가 무섭게 밑줄을 그었다. 몸으로 겪은 이야기를 단정한 문장으로 써내려 가는 저자들이, 나는 좋다. 경제학자 김재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공부해서 남 줄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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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강병철(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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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저자를 꼽을 것 같아 나는 역자를 밀기로 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번역가의 노고를 평가하거나, 출판 전반에 걸쳐 번역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번역서의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한국적 특수성인 셈이다. 올 초 독서계를 강타했던 『사피엔스』 열풍은 물론 일차적으로 깊은 사유와 해박한 지식, 놀라운 글 솜씨를 지닌 저자의 덕이지만, 길고 방대한 텍스트를 정확한 번역어와 정연하고 유려한 문체로 풀어낸 역자의 숨은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인문과 과학을 아우르는 역자의 폭넓은 지식과 번역에 들이는 정성을 어렴풋이나마 알기에 새해 그가 내놓을 역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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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천
윤용인(노매드 대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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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뽑으라고 한다면, 『밤이 선생이다』의 황현산, 『불편해도 괜찮아』의 김두식을 우선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2016을 지나면서 한 명을 더 추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정의를 부탁해』의 권석천이다. 권석천의 글을 접한 것은, <채널예스> 영화 칼럼이 먼저 였다. 공교롭게도 그와 나는 같은 공간, 같은 날짜에 칼럼을 쓰게 되었는데 나는 내 글의 마감보다 그의 새로운 글을 읽는 것에 더 관심이 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우리는 같은 소재의 글을 에디터에 보내고는 했는데, 어쩌면 그런 교감적인 증거들로 인해 일면식조차 없음에도 그를 향한 나의 친근함은 더 커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된 것은, 글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적 자세다. 이것은 황현산, 김두식, 권석천 모두에게 공통되는 부분인 바, 나는 잠시 그 세 명의 성찰적 자세의 다름을 제멋대로 추리한다. 황현산의 성찰은 향기가 있다. 그것은 대가의 향기일 수도 있고 문체의 향기일 수도 있다. 김두식의 성찰은 촌스럽고 수수하다. 치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되돌아본다. 권석천의 성찰은 슈퍼 A형의 그것처럼 소심하고 부끄럽다. 그래서 권석천의 글을 읽으면 저항감이 없고 안전하다. 몇 달 전 권석천은 JTBC 보도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많은 이가 손석희와 투 톱을 이루는 최고의 궁합이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들에게 이 사회의 정의를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며, 또한 권석천이 마이크를 잡는 틈틈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은 그와 그의 독자 모두에게 치유일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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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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