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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 "연애에 정답은 없지만…"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박현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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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는 정답이 없어요. 사람들은 정답이 없는 일을 결정할 때 자신이 직접 책임지는 걸 두려워해요. 그러니 누구든 그 책임을 전가할 대상이 필요한 거죠. 늘 똑같은 주제들이 술자리에서 연애고민으로 등장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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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만난다(사귄다)/헤어진다의 연속이다. 연애는 사귄다/헤어진다 사이에 가장 많은 수식어와 짙은 감정의 교환이 일어나는 일이자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연애를 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어떻게 하면 기쁘고, 어떻게 하면 상처받는지를 경험하고 꺠닫는다. 연애는 각자에게 주어지는 고난도의 관계 수업이다.


남중과 남고를 다녀서 여자를 1도 몰랐던 남자가 있다. 여자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문화적 충격이었던 대학시절, 멋들어진 연애를 꿈꿨지만 어긋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10여년을 몰두하다 <빅이슈>, 네이버 캐스트, 월간 <맥심>에 연애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박현민 <OSEN> 기자의 조언은 우선 솔직하다. 우리 시대 사랑의 풍경을 거울에 비춰보듯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쓸데없이 폼 잡는 미사여구 없이 현실연애의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조곤조곤 늘어놓고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런저런 선택지를 내밀어주고는 결정을 물을 뿐이다.

 

연애 칼럼니스트이자 연예부 기자이기도 합니다. 둘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어렵죠. 하나만 제대로 하기에도, 벅차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연예와 연애가 그렇게 아주 동떨어진 분야가 아니라서, 어떤 식으로든 연결될 때가 많아요. 예컨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그 안에 나오는 인물들의 연애를 살핀다든지, 연예인들 인터뷰를 할 때 연애를 주제로 인간적인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또, 역시나 '연예인'의 '연애'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영역이지 않나요?

 

작가님의 실제 경험도 칼럼을 쓰는 데 영향을 주나요?


물론이죠. 직접 경험해본 것만큼 좋은 게 없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수 없으니, 이런 칼럼 같은 걸 찾아보는 거죠. 다만, 경험만을 앞세워 글을 쓰진 않아요. 연애 칼럼을 연재할 때 개인 경험을 지나치게 표면에 드러내고 내세우다보면, 언젠가 쉬이 한계에 부딪히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최대한, 아껴둡니다.

 

연애 상태가 아닌 사람이 새벽에 보내는 메시지 ‘자니?’ 는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행위지만, 여전히 빈번히 일어납니다. 무시하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


진심으로 상대방과의 관계 개선과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라고 한다면, '자니'라고 묻지 않아도 될 시간에, 두 사람 다 멀쩡한 상태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해요. 한밤중이나 새벽에 이런 문자는 예의에서 벗어난 경우죠. 특히 취중에 보내는 '자니'는 가끔 성적인 욕구가 녹아 든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행동은 결국 과거 두 사람의 행복했던 추억이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볼모로 순간의 욕망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문제에 관한 답을 내리기보다 상황별로 어떤 입장이 있는지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연애 칼럼을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알다시피 백명이 있으면 백가지의 연애가 있어요. '이건 이거다'라고 정의하는 일은 굉장한 오만이라고 생각해요. 대신에 어떤 상황에 대해서, 1번이나 2번 같은 경우의 수가 있고, 그걸 선택했을 때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을 건네주면, 고민을 아주 조금은 덜어줄 수 있다는 마음입니다.

 

케이스마다 답이 나와있지 않지만 사람들이 연애 칼럼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연애에는 정답이 없어요. 사람들은 정답이 없는 일을 결정할 때 자신이 직접 책임지는 걸 두려워해요. 그러니 누구든 그 책임을 전가할 대상이 필요한 거죠. 늘 똑같은 주제들이 술자리에서 연애고민으로 등장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 아닐까요? 진짜 누군가에게 해답을 듣고 싶다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마음으로 결정한 그 답안의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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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빅이슈코리아와 공동 기획한 책입니다. 작가님이 <빅이슈>에 가지는 애정이 있나요?


빅이슈에서 연재했던 분량이 상당부분 책에 포함됐어요. 언젠가 '나눔의 집' 봉사활동에서 만난 빅이슈 안병훈 편집장(현 빅이슈코리아 대표)에게서 빅이슈의 취지를 듣고, 곧바로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재능기부'라는 형식으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죠. 이렇게 빅판(홈리스 판매원들)분들이 빅이슈 잡지가 아닌 '책'을 판매하는 게 국내에서는 처음이지만, 영국이나 호주에서는 이미 행해지고 있는 일이라 들었어요. 국내도 이번을 시작으로, 재능기부 연재물들을 담아낸 책 판매가 그분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누가 읽었으면 좋겠나요?


대한민국에서 연애를 하는 모두요. 적어도 이 책을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연애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을 하는 분이라고 생각되니 오히려 그런 독자들은 걱정되지 않아요. 문제는 이런 책을 전혀 안 읽을 것 같은 사람들, 연애에는 1도 관심이 없다거나, 아니면 꿋꿋하게 마이웨이 연애를 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이 어떤 계기로라도 이 책을 접해봤으면 좋겠어요. 연애는, 이를테면 화초와도 같아서, 신경을 쓰면 쓸수록 건강하게 잘 자라나거든요. 조금 더 신경쓰면 상대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는데, 그걸 귀찮아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세요.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박현민 저 | 나무발전소
관계는 만난다(사귄다)/헤어진다의 연속이다. 사귄다/헤어진다 사이에 가장 많은 수식어와 짙은 감정의 교환이 일어나는 일이자 성인 남녀의 최대 관심사는 ‘연애’다. 가장 가까이에서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함께 많은 것들을 나누며 추억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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