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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동시도 카툰과 만날 수 있다”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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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단순하게 하나의 의미로 귀결되는 것을 시인은 경계해야 합니다. 예술가들이 관습과 제도에 저항하는 것은 획일화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죠.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시인 최승호가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를 펴냈다. 최 시인은 이 책에서 여러 모습의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동시를 썼고, 퍼포먼스를 전공한 백로라가 말풍선 글을, 만화가이자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인 윤정주가 그림을 그렸다.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는 32편의 짧은 동시와 연극적 요소가 들어 있는 카툰을 나란히 보여 주며 독자의 상상을 뜻밖의 차원으로 이끈다. 동시는 어떻게 카툰과 만났을까. 최승호 시인을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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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가 아니었다면 동시와 카툰과 말풍선의 조합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 같아요. 세 분이 캐미를 맞춰가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이번 카툰 동시집은 비유하자면, 세 사람의 요리사가 요리한 별난 음식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동시를 썼고 백로라 교수가 말풍선을 달았고 윤정주 화가가 그림을 그렸죠.
 
제가 맡은 것은 동시였습니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동시를 썼습니다. 예를 들자면 비행기를 조종하는 펭귄이나 영화를 찍는 거미, 짜장면을 배달하는 치타 등등. 그 직업에 어울릴 듯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시를 썼는데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단조로움을 깨는 재미가 카툰에 있지 않았나 싶어요. 카툰의 화자들은 여럿인데, 각자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말풍선을 통해 표현합니다. 하나의 장면,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여러 동물들이 나름대로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말하는 형식인데, 백로라 선생이 연극적 상상력과 재미있는 말투로 표현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윤정주 화가는 동물들의 표정을 정말 재미있게 그립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죠. 웃음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려는 천진스런 마음씨가 화가의 물감과 붓에 배어 있는 듯합니다.

 

작업은 동시에서 카툰의 말풍선으로, 그리고 그림의 순서로 진행되었지요. 아이들에게 처음 보는 맛깔스런 음식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으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의 동시에는 동물들이 주요 화자로 등장하는데요. 무언가 바보스럽고,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어요. 이번 동시집에서 특별히 애정하는 동물이 있다면요?

 

이번 카툰 동시집에서 가장 사랑스런 동물은 나무늘보와 코알라, 그리고 멍게입니다. 약삭빠르지 못하고 어눌하고 느리고 멍청해 보이는 동물에 왜 마음이 먼저 가는지는 모르겠어요.

 

시를 쓸 때와 동시를 쓸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은 무엇이며, 같은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동시를 쓸 때는 늘 아이들을 의식합니다. 아이들의 마음과 아이들의 언어, 그리고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동시를 쓰죠. 그러나 시를 쓸 때는 독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래 전 일이긴 한데, 최승호 시인께서는 수능모의고사에 본인의 시가 나와서 풀어봤는데 모두 틀렸다며 한국의 문학교육에 쓴소리를 내신적이 있는데요. 당시에 시 교육의 목표가 "웃는 것, 안목을 높여 주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카툰 동시나 말놀이 동시집 출간도 시인의 그런 교육관을 반영하는 작업의 연장선에서 펴낸 거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시가 단순하게 하나의 의미로 귀결되는 것을 시인은 경계해야 합니다. 예술가들이 관습과 제도에 저항하는 것은 획일화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죠. 우리나라 시 교육의 문제점은 시를 자유롭게 주관적으로 음미하게 하기보다는 정답을 요구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제가 말놀이 동시나 카툰 동시를 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들을 의미 중심의 교육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고정된 동시의 형식을 해체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동시에서는 말놀이, 리듬, 해학이 중요시됩니다.

 

최승호 시인의 동시를 보면 동시는 어렵지 않고 '즐거운 놀이'처럼 느껴지는데요. 학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책 읽기를 놀이처럼 가르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글은 소리글자입니다. 언어에는 뜻도 있고 소리도 있지만, 우리 모국어는 소리가 맛깔스럽습니다. 특히 의성어와 의태어가 재미있죠. 모국어의 맛을 어린 미식가에게 알려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의 시들은 여러 동물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서 더 다채롭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자신을 동물에 비유한다면, 책 속 어떤 동물일까요?

 

저는 나무늘보나 멍게를 닮은 것 같습니다.

 

동시와 카툰의 조합이 동시의 영역을 확장시키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엔 또 어떤 재미난 형식의 동시를 쓰고 싶으신가요?

 

저는 남들이 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 신이 납니다. 말놀이 동시나 카툰 동시집은 남들이 미처 하지 않은 작업이었죠. 다음에 또 어떤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될지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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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최승호,백로라 글/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는 짧은 동시와 연극적 요소가 들어 있는 카툰을 나란히 보여 주며 독자의 상상을 뜻밖의 차원으로 이끕니다. 시인 최승호가 여러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동시를 썼고, 백로라가 쓴 말풍선 글에 만화가이자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독보적인 색깔을 지닌 윤정주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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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최승호>,<백로라> 글/<윤정주> 그림11,520원(10% + 5%)

동시와 카툰의 신선한 결합,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문학동네는 지난 봄, 동시와 내러티브가 있는 그림의 결합으로 시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책 『달에서 온 아이 엄동수』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조합은 동시와 카툰입니다.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는 32편의 짧은 동시와 연극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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