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이세돌, 인공지능과 로봇의 의미
로봇과의 대결이 처음은 아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다고 여겨지는 분야가 하나둘씩 로봇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번 승부의 결과와 상관없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날들은 멀지 않아 보인다.
출처_imagetoday
로봇과 인간과의 대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7년 IBM이 체스 경기를 위해 제작한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와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i Kasparov)가 로봇 대 인간으로 체스판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여섯 번의 대국 중 승패를 합산해 우승을 가리는 방식이었다. 1국은 카스파로프가 이겼지만 2국은 딥 블루의 승리였다. 1승 1패 후 세 판은 잇따라 무승부였다. 마지막 대국인 여섯 번째 대국에서 19수 만에 카스파로프는 패배를 선언했다.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100년 이상의 대국 결과를 모두 입력해놓고 상황마다 가능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인간을 꺾었다.
그렇다면 체스의 경우와 달리 알파고와 이세돌의 승부가 더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딥블루의 경우 모든 경우의 수 중 최적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엄밀하게 인공지능은 아니었다. 로봇과 인간의 대결에서 중요한 건 로봇이 얼마나 인간의 사고 ‘능력’이 아닌 ‘방식’을 따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즉, 사람의 지능을 모방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체스의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의 40승이지만, 바둑은 10의 170승이나 되는 경우의 수가 있다. 반상 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아무리 뛰어난 슈퍼컴퓨터라도 계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알파고는 무작위로 다음 수를 대입하고 예상 확률을 알아낸 뒤 가장 가능성이 큰 수를 선택하는 컴퓨터 기법인 ‘몬테카를로 트리탐색’ 고급 기능과 동시에 상대방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정책망’, 놓여진 바둑돌의 가치를 계산하는 ‘가치망’, 이 두 가지 신경망을 탑재했다. 알파고는 대국의 경험을 축적하면 축적할수록 무작위 대입의 적합성을 더 용이하게 판단할 수 있다. 암기된 바둑이 아니라, 배우면서 달라지는 바둑을 두게 된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 전에도 유럽 챔피언 판 후이 2단과 대결하면서 어느 쪽이 인간인지 알 수 없다는 심판의 평을 받았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최초로 튜링 테스트(인간처럼 보이는 요소를 시험해 기계가 지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을 통과한 순간이었다.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은 막강한 계산 능력에 인공 지능까지 탑재한 알파고가 이길 것이라고 보는 반면, 이세돌의 승리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은 이제까지 알파고가 수많은 대국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이세돌 급의 초고수와 대국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람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고 점치고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인공 지능의 발전이 눈 앞에 나타나는 순간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다고 여겨지는 분야가 하나둘씩 로봇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번 승부의 결과와 상관없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날들은 멀지 않아 보인다.
<인공지능과 로봇, 교양과 인문>
로봇시대 : 인간의 일
구본권 저 | 어크로스
IT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기술과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방도를 모색해온 디지털 인문학자가 내놓은 우리 시대의 질문들. <채널예스>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만나기도 했다. (강연 보러가기) 저자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라는 문명사적 전환에 대해 거대한 물음을 던지기보다 내일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을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무인자동차의 등장과 자동 번역 시대에 외국어 학습의 필요성, 직업의 존속 여부, 로봇과의 연애 가능 여부 등 떠오르는 이슈에 대한 파편적 접근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거시적 안목과 실질적 교양을 제공한다.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 로봇 시대를 항해할 지표.
인공 지능은 뇌를 닮아 가는가
유신 저 | 컬처룩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컴퓨터 과학과 교수이며 소프트웨어 공학 문제에 인공 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하는 저자가 컴퓨터 이전의 인공지능과 현재 인공 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해왔는지를 차근차근 파헤친다. 컴퓨터 이전에도 인간은 자신과 닮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본능이 있었다. 예술작품으로 만든 동상 이후에 컴퓨터가 발명되고 인간은 계속 인간과 유사하면서도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다. 튜링, 바이첸바움, 로드니 브룩스 등 인공 지능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인들의 업적도 소개한다.
커뮤니케이션
입케 박스무트 저/장병탁,최윤영 공역 | 서울대학교출판부
인공지능의 권위자 입케 박스무트가 대중을 위해 쓴 첫 교양서. 이 책에서 박스무트는 인간, 동물, 인공지능 로봇 막스를 통해 로봇과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여러 중요한 문제들을 다룬다. 표정과 감정, 협업, 몸짓 언어 등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따라가려는 노력과 함께 진화의 긴 과거 역사를 짚어내 다가올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조명한다. 최신 연구결과와 전문가적인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인공지능, 로보틱스의 경계분야에서 일어나는 최신의 연구결과를 즐거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게 만드는 책.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
지승도 저 | 운주사
인공지능은 미래산업의 총아로 각광받지만, 다른 한편으로 초지능을 갖춘 로봇은 항상 인류의 생존과 정체성을 위협할 위험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렇다면 인류와 상생의 동반자가 되거나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인공지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던 저자는 붓다의 사상과 과학을 접하고, 그 안에서 뚜렷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저자에게 붓다는 종교인이라기보다 유별난 탐구자이자 철저한 관찰자로서 마음의 과학, 지혜의 과학을 완성한 뛰어난 과학자였다. 저자는 붓다의 "이타적 마음"을 인공지능에 불어넣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향한 공포를 벗어나자고 주장한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공지능을 다룬 소설>
아이, 로봇
아이작 아시모프 저/김옥수 역/오동 그림 | 우리교육
아시모프가 10여 년 동안 써 온 아홉 종류의 로봇에 대한 각각의 단편을 하나로 엮은 일종의 연작소설집으로, 첫 출간 이후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가장 유명한 로봇소설 모음집으로서 변함없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가보다 유명해진 '로봇공학의 3원칙'의 실마리가 되는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하기도 한다. 2004년 동일한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 <아이, 로봇> 및 수많은 작품의 영감이 된 소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테드 창 저/김상훈 역 | 북스피어
전직 동물원 조련사인 애나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사교 게임인 〈데이터어스〉에 가상 애완동물(virtual pet)인 디지언트를 교육시켜, 인간 사회의 언어와 지식, 사회성을 익히도록 훈련하는 업무를 맡는다. 디지언트를 '팔릴 만한 상품'으로 만드는 역할이었다. 디지언트는 오너의 애정을 갈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애나는 디지언트를 가르치며 마치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생태계에서 디지언트는 끊임없이 존속의 위협을 받는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과학 기술이 아닌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서 인공지능이 부딪치게 될 문제들과 가상 생명체와 관계를 맺는 인간의 갈등에 대해 치밀하게 그려냈다. 2011년 휴고 상과 로커스 상의 중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필립 K. 딕 저/박중서 역 | 폴라북스
핵전쟁 이후 지구가 황폐해지자 식민 행성이 개척되고, 인간과 유사한 로봇(안드로이드)을 제작하는 수준으로 발전된 과학 문명이 배경이다. 대부분 사람은 화성으로 이주하여 안드로이드를 노예로 부리며 살아가며, 지구에는 소수만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들이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혹은 '꿈'을 찾아 지구로 탈주하는 일이 벌어지자, 지구에서는 경찰서에 현상금 사냥꾼을 배치하여 도주한 안드로이드들을 잡아 파괴한다. 세계를 창조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저자의 장점이 잘 나타난 소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현실을 과연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가? 자유의지와 생명을 지녔으나 인간이 아니라는, 혹은 인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다른 존재의 생명을 앗아도 되는가? 등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뉴로맨서
윌리엄 깁슨 저/김창규 역 | 황금가지
마약, 섹스, 컴퓨터가 지배하는 미래가 배경이다. 주인공 케이스는 사이버스페이스로 접속해 기업 비밀을 훔치다 능력을 잃고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진다. 매트릭스와 사이버스페이스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던 중 케이스에게 전자 AI 침투 의뢰가 들어온다. 그러나 그 의뢰인조차 다른 AI가 내세운 꼭두각시였다. 케이스는 그 AI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독자적인 조사를 계속하고, 그것이 한 가문 내에서만 권력이 이양되는 초거대 다국적 족벌 기업인 태시어 애시풀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이버펑크라는 새로운 문화코드의 기원이기도 한 이 소설은 <론머맨>, <코드명 J>, <매트릭스> 등 최신 SF 영화들의 원형이 되었다.
<이세돌 9단의 저서>
판을 엎어라
이세돌 저 | 살림출판사
'역전의 승부사' 이세돌은 12세의 나이에 혜성같이 등장해 조훈현, 이창호, 서봉수 등 기라성 같은 당대 선배 고수들을 이기고 세계를 호령했다. 초반 포석이 매끄럽지 못해 상대가 방심하면 이 때부터 상대의 혼을 뺄 듯 정신없이 흔들어 결국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는 그의 바둑 스타일은 전세계 바둑팬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반상 이야기와 더불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곳곳에 포진한다. 험난한 바둑계를 호령할 수 있는 자신감과 희망, 소신과 뚝심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성공 비결을 만날 수 있다. 바둑 팬들이 꼭 듣고 싶은 그의 인생이야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찾아오는 불청객에 대한 웃지 못 할 에피소드, 승리에 심취해 자만심에 빠졌을 때의 아쉬움,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의 고뇌와 슬럼프 극복 과정,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아내와 딸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영원한 라이벌인 구리와의 10번기에 대한 단상 등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세돌의 어린이 바둑 교과서 시리즈
이세돌 저/성기창 기획 | 키즈조선(전집)
바둑의 원리를 동화와 게임으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바둑 왕초보를 위한 책. 바둑의 기본 규칙부터 시작해 바둑의 묘수를 암기하는 기술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동화를 통해 그 원리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바둑을 즐기게 됨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책과 부록 CD에 수록된 문제들을 통해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연습문제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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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jungchung@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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